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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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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문화축제 24년 역사의 산증인이자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비온뒤무지개재단 등의 성소수자 인권단체를 설립하며 성소수자 인권운동에 앞장서온 한채윤의 첫 에세이. 1998년 최초의 성소수자 잡지 《버디》를 창간한 이래 성소수자 인권활동가로서 글을 쓰고 강연을 해오며 저자가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를 담아낸 한 권이다. 또 성소수자의 존재를 부정하는 혐오에 맞서 ‘춤추면서 싸워온’ 이들이 남긴 무지갯빛 발자취이자 ‘여성을 사랑하는 여성’으로서 살아온 솔직한 삶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한채윤은 성소수자 인권운동이란 성소수자에게 ‘괜찮아요, 당신이 당신이어도’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일이며, 세상에 ‘다른 이의 사랑을 존중할 용기를 가져달라’고 외치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는 누군가 동성애자든 양성애자든 무성애자든, 트랜스젠더든 논바이너리든, 무엇을 자신의 정체성으로 삼든 자신의 삶을 긍정하며 자유롭게 사랑할 수 있는 세상을, 그들의 행복을 존중할 수 있는 세상을 꿈꿔온 시간들을 소회한다. ![]() : 여러 색이 한 자루에 든 색연필을 들고 한채윤의 글을 읽었다. 입을 다물지 못했다가 키득키득 웃었다가 눈물이 핑 돌아 천장을 바라보길 반복했다. 몰랐던 게 너무 많아 밑줄을 그어댔더니 책이 온통 무지개가 되었다. 그중 기억하고 싶은 단 하나의 문장을 고르라면 이것이다. “나는 무책임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다.” 그러니까 이것은 진심을 다한 사랑 이야기.
온통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었기에 자기다움을 치열하게 탐구할 수밖에 없었던 한채윤은 세상의 규범에 맞지 않았기에 세상의 질서를 끝없이 의심하고 사유했다. 그리고 자신처럼 사랑을 숨기고 존재를 유폐시켜야 했던 이들을 기어이 만나고 연결해 ‘커다란 햇빛 울타리’를 만들고 그 힘으로 마침내 광장을 열어냈다. 이 책은 무지개를 만나려면 비를 견뎌야 하고, 함께 맞는 비만큼 아름다운 축제는 없다는 걸 보여주는 뜨거운 사랑과 연대의 기록이다. : 최근에 ‘아직도 이러고 있느냐’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지난 30년 동안, 한채윤은 그 말을 몇 번이나 들었을까? 말 같지도 않은 그런 질문을 평생 들어왔을 그 마음을, 우리가 짐작이나 할 수 있을까? 혐오가 전략이 되고 신념이 폭력이 되는 현실에서, 어떻게 그는 여전한 사랑으로 오늘을 지키며 사는 걸까? 여기 이 책 속에, 그의 답이 있다. 그의 문장들을 곱씹으며 읽고 나니, 언젠가 한채윤이 춤추러 오라고 신명나게 외치는 때가 오리라 예감한다. 그러면 나도 가야지, 가서 함께 춤춰야지. 당신이 어떤 몸을 가졌든 누구와 사랑하든, 한채윤은 당신도 역시 환대할 것이다. 그러니 같이 가자, 같이 춤추자.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한겨레 신문 2023년 7월 14일자 출판 새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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