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밀번 : 이 명민한 책은 우리가 유리를 통해 보도록 이끌고, 그럼으로써 이 일상적인 사물을 완전히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 준다. 존 개리슨은 문화 속에서 유리가 어떻게 다른 세계를 바라보는 창문을 거듭 열어젖혔는지를 눈부시게 설명하고 있다. 현미경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깊이부터 멀리 떨어진 우주까지, SF가 열어 준 상상적 미래부터 우리 욕실 거울에 담긴 기이한 세계들까지.
김현호 (사진비평가, 『VOSTOK 매거진』 편집 동인) : 이 책의 미덕은 한둘이 아니다. 첫째, 담담하고 명료하다는 것, 둘째, 놀라울 정도로 해박하다는 것, 셋째, 역사와 문학, 테크놀로지의 영역을 넘나들며 그 이음매를 정교하게 펼쳐 보여 준다는 것 등등.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큰 장점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유리’라는 대상을 낯설게 보게 한다는 점이다. 그것은 거울이며, 렌즈이며, 장신구이며, 문학의 오래된 소재이며, 정보를 입출력하는 미래의 인터페이스다. 유리는 하나의 매혹적인 사물이자 다른 대상을 보여 주는 매개체이기도 하다. 이 낡고 오래된, 그러나 변덕스럽고 새로운 소재가 없었다면 우리의 일상은 전혀 다른 모습이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