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주 (MBC 아나운서, 《다시 내일을 기대하는 법》 저자) : 아침 6시에 시작하는 뉴스를 진행하려 새벽 2시 반에 일어나던 때가 있었다. 동이 트지 않은 새벽, 방송국에선 수많은 스태프들이 움직이며 함께 뉴스를 준비했다. 그때 실감했다. 이른 아침 카페에서 만나던 뜨끈한 빵을 위해 누군가는 잠을 잊고 분주했겠구나, 새벽 배송 되는 택배를 나르기 위해 누군가는 까만 밤 쉴 새 없이 운전했겠구나.
그림책 《우리가 잠든 사이에》는 언제나 존재하고 있었지만 잊고 있던 고마운 이들을 생각하게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잠들어 있는 시간, 활발하게 밤을 지키고 아침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컴컴한 골목을 안심하고 걷게 하는 경찰차, 사이렌을 울리며 어디론가 향하는 소방차, 언제나 환하게 불을 켜 둔 편의점. 그 존재를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큰 위안을 주었다.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손을 거쳐, 누군가의 밤을 지나 도움을 주며 함께 살아가고 있구나 하고.
그러니 아이, 어른 모두에게 추천한다. 아이들에게는 편견 없는 상상력을 선물할 것이다. 특히 직업에 남녀의 역할 구분이 없다는 것을, 우리의 시간은 낮이건 밤이건 공평하다는 것을 이해하도록 돕는다. 어른에게는 위로와 감동을 안겨 줄 것이다. 외롭다 느낄 때, 고단한 노동의 하루를 지날 때 이 책을 펼치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어딘가에서 함께 깨어 있을 누군가를 상상할 수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