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곤 실레의 글(시)이 국내에 출간된 것은 이 책이 처음이다. 에곤 실레는 1918년 임신한 아내 에디트가 독감으로 사망하고, 그 또한 사흘 만에 같은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안타까운 죽음만큼 그의 그림은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사랑받고 있다. 그는 인물을 그릴 때 작품의 배경을 백지상태로 두어 그의 고독과 단절감을 드러낸다든지, 인간의 불안과 의심을 반영하듯 육체를 뒤틀린 형태로 묘사하곤 했다.
그의 그림은 인간의 실존을 둘러싼 모든 것이자 자신을 찾아가는 결과물이었다. 이 책은 이러한 에곤 실레의 삶을 관통했던 내밀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단서가 되어줄 것이다. 또한 옮긴이가 시에 대해 쓴 짧은 단상이라든지, 시에 맞추어 선택한 그림은 입체적으로 에곤 실레의 내면을 이해하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스스로를 아무것도 제대로 완성하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대학교를 두 군데(한밭대학교 영어과 중퇴, 프랑스 투르쿠앵 국립미술학교 중퇴)나 다녔으나 졸업은 어디서도 하지 못했다. 어릴 때는 음악을 좋아했고, 성인이 되어서는 헤르만 헤세나 톰 요크 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