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단 십 년 이내 작가들의, 아직 집중적으로 조명되지 않은 개성에 깊이 간직되어 있는 한국문학의 미래와 함께하고자 기획된 '젊은작가상' 2011년 제2회 수상작품집. 제2회 수상자는 김애란, 김사과, 김성중, 김유진, 김이환, 이장욱, 정용준이다. 이로써 이장욱, 김성중 두 작가는 2회 연속 수상을 하게 되었다.
일곱 명의 젊은 평론가들로 이루어진 선고위원들은 2010년 한 해 동안 발표된 단편소설 가운데 2001년 이후 등단한 작가들의 작품을 검토했다. 계간지와 월간지는 물론 각종 웹진, 문예지 발표 없이 바로 단행본으로 묶인 작품들까지 포함, 총 178편의 단편들이 심사 대상이 되었다. 본심에는 박완서, 김화영, 성석제, 이혜경, 서영채, 차미령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대상을 수상한 김애란의 '물속 골리앗'은 "대표적인, 동시에 근원적인 재난소설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장마가 졌다'라는 서술상의 첫 문장은 이 거대한 붕괴의 시작을 예고한다. 가장 덧없이 붕괴되는 것에 가장 견고한 형태를 부여하는 기량으로 보아 이 작품은 과연 오늘의 '젊은 작가'를 표상하기에 충분하다.(문학평론가 김화영)"는 평을 받았다.
우수상으로는 김사과의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이상한 일이 벌어지는 오늘은', 김성중의 '허공의 아이들', 김유진의 '여름', 김이환의 '너의 변신', 이장욱의 '이반 멘슈코프의 춤추는 방', 정용준의 '떠떠떠, 떠'가 선정되었다.
: 김애란, 「물속 골리앗」 대표적인, 동시에 근원적인 재난소설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장마가 졌다”라는 서술상의 첫 문장은 이 거대한 붕괴의 시작을 예고한다. 가장 덧없이 붕괴되는 것에 가장 견고한 형태를 부여하는 기량으로 보아 이 작품은 과연 오늘의 ‘젊은 작가’를 표상하기에 충분하다. 어머니마저 여읜 소년은 혼자 견뎌야 할 암담함 속에서 ‘누군가, 올 것이다’라는 가느다란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 김사과,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이상한 일이 벌어지는 오늘은」 이 소설의 기이한 포스는 인물이 분출하는 폭력의 열도에서 오는 것이 아닌 듯하다. 작가의 육성과 인물의 발성이 혼재되어 있다기보다는 작가가 그 순간 그 인물을 살고 있는 듯한 느낌. 소설의 상당 부분이 연극적이기도 하거니와, 이 소설의 작가는 흡사 메소드 연기를 펼치며 열연하는 배우를 연상케 한다.
: 김유진, 「여름」 절제된 문장과 묘사의 미덕이 두드러지는 작품이다. 대사가 절제된 흑백영화를 보는 듯 담백하면서도 깊이가 있다. 욕실과 주방과 작업장으로 제한된 공간, 체리주를 담그는 여자와 테이블을 만드는 남자, 상처마저도 슬쩍 기미만 보여주는 절제의 아름다움이 무심한 듯 탄탄한 짜임새와 일상의 섬세한 묘사를 통해 조용히, 그러나 저물녘 햇살의 화사함으로 빛난다.
: 이장욱, 「이반 멘슈코프의 춤추는 방」 풍경을 “이야기”의 차원으로 내면화한 작품. 주인이 떠난 방안의 사물은 조용히 움직여 자리를 바꾸고, 근거 없는 소음이 방을 흔들고, 가스불이 켜지고 수도에서는 뜨거운 물이 쏟아진다. 백야의 백일몽이라기엔 구체적인 그 공포들. 사회주의가 무너진 지 13년 만에 간 그곳, 한때 “지나치게 진지하고 추상적인 문장들”을 쏟아내던 신학생은 스시 바의 지배인이 되어 추리소설을 쓰고 있다. 방안의 사물처럼 모든 것은 조금씩 자리를 바꾸어가고, 그건 어떤 이에겐 악몽일 수도 있다는 것을 담담하게 일깨운다.
: 정용준, 「떠떠떠, 떠」 결함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 제한된 두 목숨의 교류가 눈물겹다. 각각 동물의 탈 속에 갇힌 채, 연기인 듯 몸으로 전하는 감정. 어쩌면, 각자 지닌 상처를 그저 지켜보아주는 것만으로도 사람은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전언이 곱다.
2023년 최인호청년문화상, 2022년 오영수문학상, 2017년 동인문학상, 2016년 구상문학상 젊은작가상, 2013년 이상문학상, 2013년 한무숙문학상, 2011년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2010년 김유정문학상, 2009년 신동엽문학상, 2008년 이효석문학상, 2005년 한국일보문학상
2004년 문학동네 신인상에 단편소설 〈늑대의 문장〉이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2015년 아이오와 국제 창작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주요 작품으로 소설집 《늑대의 문장》, 《여름》, 《보이지 않는 정원》, 장편소설 《숨은 밤》, 산문집 《받아쓰기》 등이 있다.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황순원신진문학상, 김용익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옮긴 책으로 《음악 혐오》, 《나의 이브 생 로랑에게》, 《나를 잊지 말아줘》 등이 있다.
2009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가나』 『우리는 혈육이 아니냐』 『선릉 산책』, 중편소설 『유령』 『세계의 호수』, 장편소설 『바벨』 『프롬 토니오』 『내가 말하고 있잖아』, 산문집 『소설 만세』, 동화 『아빠 는 일곱 살 때 안 힘들었어요?』 등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