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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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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 출판그룹의 만화.예술.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세미콜론'에서 새롭게 론칭하는 '띵' 시리즈는 한마디로 '음식 에세이'이다. 앞으로 각 권마다 하나의 음식이나 식재료, 혹은 여러 음식을 하나로 아우르는 데 모두가 납득할 만한 주제를 가급적 선명하게 선정해나갈 계획이다. 이때 기본 원칙은 각자의 애정을 바탕으로 할 것.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함께 좋아하고 싶은 마음"을 캐치프레이즈 삼아 이 시리즈는 꾸려질 예정이다.
시리즈의 문을 함께 여는 두 번째 책은 ‘해장 음식’을 주제로 다룬 『나라 잃은 백성처럼 마신 다음 날에는』이다. 웹툰 『술꾼도시처녀들』 연재 후 동명의 도서(총 3권)로도 출간한 바 있는, 미깡 작가가 그 주인공이다. 전작과 이번에 출간하는 책은 제목에서부터 묘한 연결고리가 느껴진다. 하지만 웹툰이 가상 인물이 등장하는 만들어낸 이야기였다면, 이번 ‘해장 음식 에세이’는 전적으로 작가의 이야기로 채워졌다는 점에서 차이는 있다. 그림 위주의 ‘웹툰’과 그림 한 장 들어가지 않은 ‘전격 에세이’라는 형식의 차이도 있음은 물론이다. 이 책은 ‘해장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해장 음식’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이것은 한국인이 사랑하는 모든 것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렇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목차만 슬쩍 봐도 알 수 있다. 콩나물 시루에 물을 붓는 마음으로 : 이 책은 평소 성실하고 철저한 과음으로 최적의 숙취 상태를 유지해온 미깡 작가의 해장 임상실험기이다. 숙취와 해장 음식이 환상의 하모니를 이루는 과정을, 각종 해장 음식과 그에 얽힌 추억들을 어찌나 맛깔나게 그렸는지, 살다 살다 안주도 아니고 단지 해장 음식이 먹고 싶어서 술 생각이 간절해진 건 또 처음이다. 안 웃고 넘긴 페이지가 없고 끝에 가선 눈물을 쏟았다. 정말 당해낼 수가 없다. 이 타고난 술꾼, 이 타고난 이야기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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