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추리소설의 명가로 일컬어지는 카파 노블스의 창립 50주년을 기념하여 발간된 책이다. 이를 위해 뭉친 작가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일본 미스터리 소설의 여왕이라 불리며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미야베 미유키를 비롯하여 신본격 미스터리의 대부인 시마다 소지, 추리소설의 고전인 모리무라 세이이치, 일본을 대표하는 공상과학 소설가 다나카 요시키 등 어느 한 명 빠질 것 없이 독자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거장들이다.
창립 50주년이라는 주제 의식에 걸맞게 모든 작품들은 '50'이라는 숫자를 키워드로 삼고 있다. 아홉 편의 소설에서 '50'이라는 숫자가 각자 어떤 의미로 존재하고, 이를 어떻게 풀어나가는지 그 방식을 살펴보는 일도 소소한 즐거움을 준다. 작가들은 이 책에서 고유의 작풍에 따라 다양한 빛깔의 단편들을 선보인다.
기본적인 틀은 '추리소설'이지만 장르적 특성상 그 결은 제각기 다르다. 고전적인 추리소설, 즉 절묘한 트릭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추리 과정을 중요시하는 신본격 미스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고민하는 사회파 미스터리, 범죄 또는 폭력 등을 냉정하고 무미건조한 묘사로 담아내는 하드보일드 소설, 여기에 섬뜩하고도 아름다운 기담 풍의 이야기까지. 일본 미스터리를 사랑하는 독자들에게는 그야말로 종합선물세트와도 같은 구성이다.
다나카 요시키 | 오래된 우물
모리무라 세이이치 | 하늘에서 보내준 고양이
미야베 미유키 | 도박 눈
미치오 슈스케 | 여름의 빛
시마다 소지 | 신신당 세계일주?영국 셰필드
아리스가와 아리스 | 눈과 금혼식
아야쓰지 유키토 | 미도로 언덕 기담?절단
오사와 아리마사 | 50층에서 기다려라
요코야마 히데오 | 미래의 꽃
옮긴이의 말
최근작 :<창룡전 15> ,<창룡전 14> ,<창룡전 13> … 총 507종 (모두보기) 소개 :1952년 쿠마모토 현 태생. 가쿠슈인 대학 대학원 수료. 77년 제3회 환영성 신인상, 88년 제19회 성운상 수상. 장대한 스케일과 치밀한 구성으로 SF 로망부터 중국 역사 소설까지 폭넓게 집필한다. 저서로는 ‘창룡전’ 시리즈, ‘야쿠시지 료코의 괴기사건부’ 시리즈, ‘여름의 마술’ 시리즈, ‘은하영웅전설’ 시리즈, ‘서풍의 전기’, ‘악비전’, ‘‘영국병’의 권유’(공저), ‘중유럽 괴기 기행’(공저) 등 다수. 2005년 ‘라인의 죄수’(강담사 미스터리 랜드)로 제22회 우츠노미야 어린이상을 수상했다.
최근작 :<기묘한 신혼여행> ,<오래된 우물> ,<혈안> … 총 500종 (모두보기) 소개 :마쓰모토 세이초와 더불어 일본 사회파 미스터리의 양대 산맥이라 불린다. 1933년 일본 사이타마 현에서 태어나 아오야마가쿠인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한 후, 9년 간 호텔에서 일했다. 당시 ‘하야카와 미스터리’와 엘러리 퀸, 가지야마 도시유키 등의 작품을 읽고 소설을 쓰고 싶다는 마음을 키웠다. 이후 경제?실용 분야에서 연재를 하다 1967년 호텔을 퇴사하고 ‘스쿨 오브 비즈니스’의 강사로 전직한다. 1969년 미스터리 소설을 써보라는 세이주샤 편집장의 권유로 《고층의 사각지대》를 발표했고, 이 작품이 제15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하면서 본격적으로 미스터리 작가의 길을 걷게 된다. 1973년에는 《부식의 구조》로 제26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받았으며, 1976년과 1977년에 출간된 ‘증명 3부작’ 《인간의 증명》 《청춘의 증명》 《야성의 증명》으로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로서 지위를 확고히 한다.
‘증명 3부작’은 가도카와쇼텐의 가도카와 하루키 사장이 “작가로서 증명이 되는 작품을 써보자.”라는 취지로 잡지 《야성시대》에 집필을 의뢰하며 탄생되었다. 《인간의 증명》은 제3회 가도카와 소설상을 받았고,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되어 전국적인 증명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2011년에는 한국 드라마 <로열 패밀리>의 원작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야성의 증명》 역시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되어 큰 인기를 끌었으며, 증명 시리즈의 연이은 성공으로 모리무라 세이이치는 1978년 국세청 발표 고액 소득자 작가 부문 최고에 오르기도 했다. ‘증명 3부작’은 《인간의 증명》만 770만 부 이상이 판매되었고, 총 누적 판매 부수 1천만 부가 넘는 기록을 달성했다.
모리무라 세이이치는 미스터리 분야에 그치지 않고 역사?시대 소설, 논픽션에도 손을 뻗었다. 1981년에는 일본 731부대의 만행을 폭로한 논픽션 《악마의 포식》을 출간하여 일본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으며, 민간 합창단을 직접 조직하여 2009년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2004년 모리무라 세이이치는 작가 생활 40주년을 맞아 제7회 일본 미스터리 문학 대상을 수상하였다. 2010년 기준으로 작품은 360권이 넘고, 총 판본 1,374권, 총 누적 발행 부수 1억 4,650만 부에 달하는 왕성한 활동을 자랑한다. 최근에도 ‘사진 하이쿠’라는 장르를 창시해 보급과 창작에 힘쓰고 있으며, 2011년에는 《악의 길》로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여전한 필력을 과시하고 있다.
수상 :2013년 일본 서점대상, 2007년 일본 서점대상, 2007년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상, 2002년 시바료타로상, 1998년 나오키상, 1997년 일본 SF대상, 1993년 야마모토 슈고로상, 1992년 일본 추리작가 협회상, 1991년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상 최근작 :<구름에 달 가리운 방금 전까지 인간이었다> ,<삼가 이와 같이 아뢰옵니다> ,<가모 저택 사건> … 총 528종 (모두보기) 소개 :1960년 일본 도쿄, 후카가와에서 태어났다. 스물세 살 때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해, 이 년 동안 고단샤 페이머스 스쿨 엔터테인먼트 소설 교실에서 수학했다. 1987년에 올 요미모노 추리소설 신인상을 받은 단편《우리 이웃의 범죄》로 데뷔했다. 그 후《마술은 속삭인다》(1989)로 일본추리서스펜스대상, 《용은 잠들다》(1991)로 일본추리작가협회상,《화차》(1993)로 제6회 야마모토슈고로상, 《가모우 저택 사건》(1997)으로 일본 SF대상을, 《이유》(1999)로 나오키상, 《모방범》(2001)으로 마이니치 출판대상 특별상, 《이름 없는 독》(2006)으로 요시카와에이지문학상을 수상하며, 명실 공히 일본을 대표하는 최고의 미스터리 작가로 군림한다.
어렸을 때부터 시대 소설과 대하드라마를 좋아했던 아버지 덕에 많은 작품을 접하고, 시대물에 대한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에도에 사는 사람들의 인정을 그려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신인상을 수상한《혼조 후카가와의 기이한 이야기》(1991)를 시작으로, 초능력자가 등장하거나 괴담과 미스터리를 접목한 작품들, 또는 하급 관리 주인공이 괴이한 사건을 수사하는 시대 미스터리를 썼다. 저자 자신의 고향이기도 한 후카가와를 배경으로 한 작품과 더불어 봉건 사회를 사는 서민의 고통에 주목한 사회파 시대 미스터리《외딴집》(2005)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를 미스터리와 접목한 작품을 속속 발표해 기존 시대 소설 독자뿐 아니라 시대 소설을 읽기 어려워하는 독자들까지 동시에 사로잡았다.
그 밖의 작품으로 《벚꽃 다시 벚꽃》《세상의 봄》 《안주》 《낙원》 《희망장》 등이 있고, 2012년 국내에서 영화화된 《화차》 외에도 《대답은 필요 없어》 《스나크 사냥》 《모방범》 《이유》《고구레 사진관》 《솔로몬의 위증》 등 다수 작품이 영화화되거나 드라마화되었다.
현재 하드보일드 작가 오사와 아리마사(大澤在昌), 미스터리 작가 교고쿠 나쓰히코(京極夏彦), 미야베 미유키(宮部みゆき), 이렇게 세 사람의 성을 딴 사무실 '다이쿄쿠구大極宮'를 만들어 함께 활동하고 있다.
Photo ⓒ Satoshi Toge
최근작 :<점성술 살인사건> ,<오래된 우물> ,<러시아 유령 군함 사건> … 총 205종 (모두보기) 소개 :1948년 히로시마 출생, 현재 LA에 거주 중이다. 무사시노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덤프트럭 운전기사로 일하며 일러스트와 잡문을 썼다. 1976년에는 작사, 작곡, 노래에 재킷디자인까지 직접 한 음반을 발표하기도 하였는데, 이러한 다채로운 경험이 점성술사 탐정 미타라이 기요시를 탄생시켰다. 1980년 《점성술의 매직》으로 26회 에도가와 란포 상 최종심까지 올랐으나 낙선, 이듬해 《점성술 살인사건》으로 제목을 바꾼 후 출간해 본격 미스터리 팬들의 폭발적인 성원을 얻었다. 이후 《이방의 기사》 《기울어진 저택의 범죄》 등 일본에서만 532만 부 이상 판매된(2015년 기준) 명탐정 미타라이 기요시 시리즈와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 《이즈모 특급 살인》 등 16권의 단행본으로 출간된 열혈 형사 요시키 다케시 시리즈를 꾸준히 발표했다. 대표적인 두 시리즈를 포함해 총 100여 권이 훌쩍 넘는 단행본을 출간, 다양한 스타일을 선보이며 명실상부한 일본 미스터리의 거장으로 인정받아 2008년 일본 미스터리 문학 대상을 수상했다. 데뷔작이자 대표작인 《점성술 살인사건》은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대만,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해외에도 출간되어 진가를 입증한 바 있다.
추리소설 이론가로서도 이름이 높은 그는 《점성술 살인사건》을 시작으로 일본 미스터리계에 ‘신본격’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흐름을 이끌어냈으며, 노리즈키 린타로, 아야쓰지 유키토, 우타노 쇼고 등 ‘신본격파’ 후배 양성에도 지대한 공헌을 했다. 최근에는 아시아 각국의 유력 출판사들이 주최하는 ‘시마다 소지 미스터리 상’의 심사위원으로, ‘시마다 소지 선정 아시아 본격 리그’ 시리즈의 선정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양질의 아시아 추리소설을 알리는 메신저로서도 활약하고 있다.
수상 :2008년 일본 본격미스터리대상, 2003년 일본 추리작가 협회상 최근작 :<이리하여 아무도 없었다>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밀실 대도감> ,<작가 소설> … 총 204종 (모두보기) 소개 :1959년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났다. 도시샤 대학을 졸업하고 1989년 『월광 게임』으로 데뷔했다. 2003년 『말레이 철도의 비밀』로 제56회 일본 추리작가협회상, 2008년 『여왕국의 성』으로 제8회 본격 미스터리 대상, 2017년 『유령 언덕』으로 제5회 오사카 혼마 책대상, 2018년 「히무라 히데오 시리즈」로 제3회 요시카와 에이지 문고상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외딴 섬 퍼즐』 『46번째 밀실』 『행각승 지장 스님의 방랑』 『쌍두의 악마』 『자물쇠 잠긴 남자』 등 다수가 있다.
수상 :1992년 일본 추리작가 협회상 최근작 :<살인귀 2> ,<살인귀 1> ,<오래된 우물> … 총 189종 (모두보기) 소개 :1960년 일본 교토에서 태어났다. 교토 대학교 교육학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 박사후기과정을 수료했다. 교토 대학교 미스터리 연구회에서 활동하던 1987년 《십각관의 살인(十角館の殺人)》으로 추리 문단에 데뷔하여 신본격 미스터리의 기수로 주목받았다. 《시계관의 살인(時計館の殺人)》으로 제45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받았다.
그 밖에 《안구기담(眼球綺譚)》, 《프릭스(フリークス)》, 《키리고에 저택 살인사건(霧越邸殺人事件)》 등을 썼고, 시리즈물로는 《어나더(Another)》, 《어나더 에피소드 S(Another エピソード S)》, 《어나더 2001》의 ‘어나더’ 시리즈, 《수차관의 살인(水車館の殺人)》, 《미로관의 살인(迷路館の殺人)》, 《기면관의 살인(奇面館の殺人)》 등 ‘관’ 시리즈, 《진홍색 속삭임(緋色の囁き)》, 《어둠의 속삭임(暗闇の囁き)》의 ‘속삭임’ 시리즈 등을 썼다.
최근작 :<웃는 꽃> ,<일본의 고대 국가 형성과 만요슈> ,<생의 인사말> … 총 156종 (모두보기) 소개 :1955년 전북 정읍 출생. 세종대학교 일문과 졸업 및 동 대학원 국제지역학과에서 일본학 전공. 1986년 ‘시와 의식 신인상’으로 등단. 한국어 시집 『실험실의 미인』, 『웃는 꽃』, 일본어 시집 『감색치마폭의 하늘은』, 『빛의 드라마』, 네덜란드어 시집 『길 위의 시(Gedichten voor onderweg)』, 인문서 『일본의 고대 국가 형성과 만요슈』 등의 저서가 있고, 1994년 ‘허난설헌 문학상’, 2008년 일본에서 ‘시토소조 문학상’, 2022년 ‘포에트리 슬램 번역문학상’을 수상했다. 번역서로는 소설 『구멍』, 『달에 울다』, 에세이 『세계가 만일 100명의 마을이라면』, 동화 『은하철도의 밤』, 인문서 『시오노 나나미의 리더 이야기』 등, 한국과 일본에서 시, 소설, 동화, 에세이, 인문서, 비평서 등 200여 권을 번역했고, 4권의 ‘한일대표시인 앤솔로지’를 기획, 번역했다. 그 중에서도 많은 시집을 번역하였으며, 김영랑, 정호승, 김기택, 안도현 등 한국시인의 시를 일본어로, 고이케 마사요, 이토 히로미, 티엔 위안 등 일본시인의 시를 한국어로 번역했다. 또한 여러 번역서가 한국 중고등학교의 국어, 사회 문화, 도덕, 윤리 등 40여 종의 교과서와 지도서에 글이 수록되었다. 1990년대 초부터 일본의 여러 문학지에 매 호마다 한국시를 번역, 소개하고 있다. 현재 세종사이버대학교 겸임교수.
미야베 미유키, 아야쓰지 유키토, 시마다 소지……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작가들이 다 모였다!
일본 미스터리를 사랑하는 당신에게 드리는 종합선물세트
이름만으로도 신뢰감을 주는 작가들이 있다. 그들은 문단에 진출한 이후, 꾸준히 인상적인 작품들을 선보이며 자국을 넘어 한국에까지 일본 미스터리 붐을 일으켰다. 이제 그들을 한 권의 책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오래된 우물』은 일본 추리소설의 명가로 일컬어지는 카파 노블스의 창립 50주년을 기념하여 발간된 책이다. 이를 위해 뭉친 작가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일본 미스터리 소설의 여왕이라 불리며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미야베 미유키를 비롯하여 신본격 미스터리의 대부인 시마다 소지, 추리소설의 고전인 모리무라 세이이치, 일본을 대표하는 공상과학 소설가 다나카 요시키 등 어느 한 명 빠질 것 없이 독자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거장들이다.
“당신 가문의 50대째 자손에게 저주를 내릴 거야. 반드시 죽이겠어.” (오래된 우물)
‘ISO 50, F 11, 15’ (여름의 빛)
“잘 들으시오. 개리의 IQ는 50이오. 그렇지 않소?” (신신당 세계일주-영국 셰필드)
“시체를 50조각으로 토막 냈다고 하던데요.” (미도로 언덕 기담-절단)
창립 50주년이라는 주제 의식에 걸맞게 모든 작품들은 ‘50’이라는 숫자를 키워드로 삼고 있다. 아홉 편의 소설에서 ‘50’이라는 숫자가 각자 어떤 의미로 존재하고, 이를 어떻게 풀어나가는지 그 방식을 살펴보는 일도 소소한 즐거움을 준다. 작가들은 이 책에서 고유의 작풍에 따라 다양한 빛깔의 단편들을 선보인다. 기본적인 틀은 ‘추리소설’이지만 장르적 특성상 그 결은 제각기 다르다. 고전적인 추리소설, 즉 절묘한 트릭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추리 과정을 중요시하는 신본격 미스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고민하는 사회파 미스터리, 범죄 또는 폭력 등을 냉정하고 무미건조한 묘사로 담아내는 하드보일드 소설, 여기에 섬뜩하고도 아름다운 기담 풍의 이야기까지. 일본 미스터리를 사랑하는 독자들에게는 그야말로 종합선물세트와도 같은 구성이다.
좋아하는 작가의 이름을 보고 책을 고른 이들을 위해 반가운 인물들도 등장한다. 명탐정 ‘미타라이’, 범죄학자 ‘히무라’와 작가의 분신 ‘아리스가와’ 콤비, 신주쿠 상어 ‘사메지마’ 형사, 종신 검시관 ‘구라이시’ 등은 아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깜짝 선물 같은 존재이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 그러나
그 침묵에서 진실을 읽어내는 사람은 반드시 있다
추리소설, 미스터리 소설이라고 했을 때 흔히 떠올리기 쉬운 것은 ‘사건 해결’에 대한 긴장감과 통쾌함이다. 그러나 이 책에 담긴 작품들은 그 이상의 메시지와 감정을 전달한다. 사회적 문제에 대한 인식과 고발, 동서고금을 막론한 인간의 추악한 욕망,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버리지 못한 희망이 다각도로 비춰지면서 독자들로 하여금 많은 것을 곱씹게 한다.
─ 한 여자가 살해당했다. 경찰이 주목한 용의자는 그녀의 집에 초대받은 초면의 남자, 그녀의 속옷을 호시탐탐 노려왔던 속옷 도둑, 그녀가 잃어버린 고양이를 찾아 데려온 노숙자. 하지만 그들은 모두 자신이 범인이 아니라며 호소하는데…… 누군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인가? 수사망의 빈틈 사이로 숨은 진범, 얼기설기 얽혀 있는 사건과 사건들, 그 결말은?
─ 크리스마스를 앞둔 어느 날, 결혼 50주년을 맞이한 노부부는 집에서 오붓한 시간을 보낸다. 그날 밤, 노부부의 집 별채에 살고 있던 인척 다스쿠가 살해당한다. 그에게 원한을 가진 용의자 두 사람에게는 뚜렷한 알리바이가 있지만, 노부부 중 남편 유지는 둘 중 누가 범인인지 알아차린 모양이다. 범죄 현장을 목격하지 않은 그가 어떻게 범인을 가려낼 수 있었던 것일까?
─ 암 병동에서 투병 중인 검시관 구라이시에게 조언을 받고자 이웃 관할 경찰서의 이마무라가 찾아온다. 자택에서 칼을 맞고 죽은 채 발견된 남자. 이마무라는 부인의 소행이라 생각하고 그 근거를 들이밀지만 구라이시는 자살이라 단언한다. 같은 정보를 두고 다른 해석이 나온 연유는 무엇일까? 사건 이상의 진실을 꿰뚫어 보는 구라이시의 ‘눈’은 무엇을 더 발견했을까?
아직 일본 미스터리를 맛보지 못한 당신이라면, 검증된 작가들부터 시작하라!
친절한 일본 미스터리 입문서
일본 미스터리에 입문하고 싶은 독자들에게도 『오래된 우물』은 유용한 지침서가 되어줄 것이다. 아홉 편의 소설을 찬찬히 읽어보면서 마음을 끄는 작품이 생기면 그것을 집필한 작가의 책부터 독파해나가자. 예를 들어 「도박 눈」의 기이한 사건 속에서도 인간을 향한 따뜻한 시선이 인상적이었다면 미야베 미유키의 에도 시대 연작을 읽어볼 수 있을 것이고, 「미도로 언덕 기담?절단」의 음울하면서도 기괴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면 아야쓰지 유키토의 호러적 풍취가 가득한 작품들을 접해보는 것이 또 다른 재미를 줄 것이다. 이런 식으로 자신만의 취향을 발견한 후 다시 한 번 『오래된 우물』을 읽어보면 작가의 스타일이 더욱 확실하게 느껴져서 이전과는 색다른 감상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