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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동성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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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이 참 좋아 37권.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 처음 보는 꽃이 아이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하얀 수술 한 쌍이 삐죽 나와 있는 주홍 나팔 같은 꽃이다. 기다란 수술이 꼭 코끼리 상아를 닮았다 싶은데… 진짜로 자그마한 코끼리 한 마리가 사뿐사뿐 걸어 나온다. 아이가 손바닥을 내밀자 코끼리는 그 위로 톡 떨어진다. 눈을 깜빡깜빡, 귀를 팔랑팔랑, 코를 살랑살랑 흔드는 걸 보니 살아 있는 진짜 코끼리다.
아이는 밤톨만 한 코끼리를 바위 위에 살며시 내려놓고 가만히 바라본다. 가슴은 쿵쾅쿵쾅 뛰지만 애써 태연한 척한다. 코끼리도 작고 까만 눈으로 아이를 마주 본다. 두 어린 생명이 어떤 경계심도 어떤 셈속도 없이 서로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순간이다. 아이가 코끼리에게 홀딱 반해 버린 것도 바로 이 순간인데…. 목차 없는 상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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