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한국어판은 2021년 7월 출간 이후 한국 독자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았으며, 누적 판매 10만 부를 넘어서며 전 세계에서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었다. 2022년 가을, 한국을 방문한 브라이언 헤어 박사는 이를 ‘놀라운 사건’이라 말하며 다정한 한국 독자들에게 특별한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출간된 지 두 해가 되어가지만 이 책에 대한 독자들의 사랑은 식지 않고 있으며,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는 한국 사회에서 희망과 긍정의 메시지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10만 부 기념 스페셜 에디션’에는 저자들의 친필 사인과 친필 메시지를 담았다. 박연미 디자이너는 엄유정 작가의 새로운 그림으로 ‘진화와 번성에 성공한 다정한 생명체’인 초록 식물의 메시지를 구현해냈다.
늑대는 멸종 위기에 처했는데, 같은 조상에서 갈라져 나온 개는 어떻게 개체 수를 늘려나갈 수 있었을까? 사나운 침팬지보다 다정한 보노보가 더 성공적으로 번식할 수 있던 이유는? 신체적으로 우월한 네안데르탈인이 아니라 호모 사피엔스가 끝까지 생존한 까닭은? ‘21세기 다윈의 계승자’인 브라이언 헤어와 버네사 우즈는 이에 대해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라는 답을 내놓는다.
이들은 ‘신체적으로 가장 강한 최적자가 살아남는다’는 ‘적자생존’의 통념에 반기를 들며 최후의 생존자는 친화력이 좋은 다정한 자였다고 말하는 한편, 친화력의 이면에 있는 외집단을 향한 혐오와 비인간화 경향도 포착한다. 이들이 제시하는 해결책 또한 교류와 협력이 기반이 된 친화력이다. 우리 종은 더 많은 적을 정복했기 때문이 아니라, 더 많은 친구를 만듦으로써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에 대한 찬사
추천의 글: 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다
한국어판 서문
들어가며: 살아남고 진화하기 위해서
1. 생각에 대한 생각
2. 다정함의 힘
3. 오랫동안 잊고 있던 우리의 사촌
4. 가축화된 마음
5. 영원히 어리게
6. 사람이라고 하기엔
7. 불쾌한 골짜기
8. 지고한 자유
9. 단짝 친구들
감사의 글
감수의 글: 우자생존
참고문헌
찾아보기
문재인 (대한민국 19대 대통령, 평산책방 책방지기) : 흥미롭고 따뜻한 과학책입니다. ‘적자생존’의 진화에서 ‘적자’는 강하고 냉혹한 것이 아니라 협력적 의사소통 능력에 의한 친화력이란 뜻밖의 사실을 많은 자료로 보여줍니다. 사회와 국가의 번성도 협력과 의사소통 능력에 달려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성공하고 있을까요?
최재천 (국립생태원 원장/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교수/ 생명다양성재단 대표) : 조간신문과 저녁 뉴스가 들려주는 사건 사고 소식에는 인간의 잔인함이 넘쳐나지만, 진화의 역사에서 살아남은 종들 중에서 가장 다정하고 협력적인 종이 바로 우리 인간이다. 정연한 논리로 이처럼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책은 참 오랜만이다.
강양구 (과학 전문 기자, 《강양구의 강한 과학》 저자) : 이 책은 증오를 부추겨 권력을 쥔 트럼프 시기에 쓰였다. 회의감이 팽배한 상황에서 저자들은 희망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개, 보노보, 인간 등을 연구하는 저자들은 21세기 다윈의 계승자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왜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지, 그런 다정함 때문에 지구를 지배하게 된 인류가 왜 폭력의 고리를 끊지 못하는지 알 수 있다. 저자들은 인류가 더 나아질 나름의 해법까지 제안해두었다. 짜릿한 지적 자극을 줄 뿐만 아니라 인류애까지 고양하는 좋은 책이다.
이원영 (KOPRI 선임 연구원) : 세종기지 인근엔 젠투펭귄과 턱끈펭귄이 같이 서식하는 번식지가 있다. 두 종은 서로 심하게 싸우는 법이 없었다. 왜 둘은 서로 싸우지 않을까? 이내 내 질문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 많은 동물은 사회적 유대를 통해 진화했다. 특히 인간은 다정함과 친화력을 더 중요한 전략으로 활용해 거대한 사회를 이뤘다. 협력과 소통은 인간이 살아남아 번성해온 이유인 것이다.
은유 (르포작가,《있지만 없는 아이들》 저자) : 좋은 글은 좋은 삶에서 나온다는데, 좋은 삶은 어떻게 가능할까? 잘 쓰인 답안지 같은 책을 만났다. 다정함이 인류가 축적해온 고도의 삶의 기예라는 사실에 안심이 된다. 저 살려고 하는 일이 남을 해치도록 설계된 시대에 ‘다정함’이라는 노동에는 기꺼이 헌신해도 좋으리라.
정세랑 (소설가, 『보건교사 안은영』, 『시선으로부터,』) : 어떤 책은 그 책이 가장 간절한 순간을 골라 찾아온다.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는 우리의 무르게 열린 부분들이 약점이 아니었음을 일러주고, 그것을 앎으로써 한결 단단히 내일을 마주하는 일이 가능해진다.
하미나 (작가, 《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 저자) : ‘객관’의 탈을 쓰고 자신이 가진 편견과 이기심을 무책임하게 정당화하던 사람들로부터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는 진화론을 구출해낸다. 지식인으로서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이 책이 교과서였으면 좋겠다. 과학책이 낯선 독자에게 특히 추천한다.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김겨울 (유튜버·MBC 표준 FM 「라디오 북클럽 김겨울입니다」 진행자) : 명쾌하고 잔인한 개념은 유혹적이다. ‘적자생존’ ‘각자도생’ 같은 단어는 큰 설득 없이도 사람들의 머릿속에 순식간에 자리 잡는다. 하지만 자연도 인간도 꼭 그렇지만은 않다. 이 책은 우리가 서로의 손을 잡을 수 있어서 여기까지 발전해왔고, 또한 서로의 손을 잡을 수 있어서 다른 누군가를 미워해왔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우리의 사랑과 다정이 우리를 지켜주었고, 그 사랑과 다정이 또한 한없이 잔인해질 수 있다면, 그것이 인간에게 주어진 자연의 섭리라면, 우리는 어떤 삶과 사회를 선택해야 할 것인가. 깊이 생각해볼 문제를 제기하는 책이다.
서미란 (PD, MBC 라디오 〈푸른밤, 옥상달빛입니다〉 연출) : 다정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는 오랜 바람이 있지만 쉽게 밖으로 내뱉어지지 않았다. 지루하지 않겠느냐, 그런 건 이미 많지 않냐, 많이 듣겠냐… 이미 내 안에서부터 수많은 반박 질문이 떠오른다. 나뿐이 아닐 것이다, 다정함이라는 가치를 끈질기게 검열하고 구박해온 이들이. 왜 우리는 생존의 정반대편에 다정함을 놓고, 친구가 되고 곁을 내어주는 것이 곧 약자가 되는 것이라 쉽게 정의 내렸을까. 이 책을 읽고 이제는 소리 내 말해본다. 아, 다정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
엄지혜 (채널예스 기자, 『태도의 말들』 저자) : 생존이라는 단어 앞에 ‘다정’을 보탰는데, 이것이 팩트라니, 과학이라니. 생존 본능 때문에 독해졌다고 말하는 이들에게 살포시 건네고 싶은 책. 낙관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과 함께 읽고 싶은 책이다.
위다혜 (교보문고 과학 MD) : 다양한 연구 결과들로 탄탄히 쌓아 올린 과학적 위로를 주는 책이다. 혐오와 차별이 넘실대는 차가운 시대가 버거울 때, 나는 우정의 필요를 논리적으로 전하는 이 책에 마음을 의지한다. 때로는 감성적인 응원의 말보다 이성적인 사실들이 더 큰 위로가 된다. 다정한 미래를 그려보게 하는 이 책이 많은 사람들의 책장에서 따뜻하게 빛나고 있길 바란다.
김경영 (알라딘 인문 MD) : 위기의 상황에서 인류는 전투를 선택할까, 협력을 선택할까. 생존에 도움이 되는 방향을 무엇으로 믿느냐에 따라 우리는 다른 패를 꺼내들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인간의 근원이 다정함에 있다는 믿음을 과학과 논리에 기반해 착실하게 끌어낸다. 우리는 다정함으로써 살아남을 수 있다. 이토록 따뜻하고 이로운 과학책이라니!
캐스 R. 선스타인 (하버드 대학 로스쿨 교수, 《넛지》 공동저자) : 고무적이다. 새로운 시각과 영감을 준다. 헤어와 우즈는 우리 시대를 위한 완벽한 책을 써냈다.
마이클 토마셀로 (영장류 학자, 《도덕의 기원》 《생각의 기원》 저자) : 그동안 이 책에서 말하려는 바를 시도했으나 성공했던 책은 없었다. 기본적인 행동과학에서 시작해서 현대사회의 협력에 관해, 또는 협력의 부족함을 지적하며, 공공 정책에 대한 함의로 마무리하는 책. 모두가 읽어야 한다.
최근작 :<개는 천재다>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 총 17종 (모두보기) 소개 :듀크대학교에서 진화인류학, 심리학, 신경과학과 교수를 맡고 있다. 하버드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독일 막스 플랑크 진화인류학 연구소에서 ‘사람과 심리학 연구그룹(Hominoid Psychology Research Group)’을 세웠다. 듀크대학교로 돌아온 뒤 ‘듀크 개 인지능력 연구센터(Duke Canine Cognition Center)’를 설립했다. ‘인지신경과학센터(Center for Cognitive Neuroscience)’의 중요한 일원이기도 하다. 버네사 우즈와 함께 《개는 천재다》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를 출간했으며, 〈사이언스〉 〈네이처〉 〈미국국립과학원회보〉 등의 학술지에 100여 편의 과학 논문을 발표했다.
헤어는 개, 늑대, 보노보, 침팬지, 사람을 포함하여 10여 종의 동물을 연구하면서 시베리아에서 콩고분지까지 세계 곳곳을 누볐으며, 2007년 〈스미소니언매거진〉이 선정한 ‘36세 이하 세계 우수 과학자 35인’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CBS의 탐사보도 프로그램 〈60분〉, 공영방송 PBS의 과학 프로그램 〈노바(NOVA)〉, 그리고 〈네이처〉에서 헤어의 연구를 특집으로 다룬 바 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와일드 채널에서 〈당신의 개는 천재입니까?(Is Your Dog a Genius?)〉를 진행했다. 2019년에는 디스커버리 채널에서 방영한 스티븐 스필버그의 다큐멘터리 시리즈 〈우리는 왜 증오하는가?(Why We Hate?)〉에 참여했다.
최근작 :<보노보 핸드셰이크> ,<개는 천재다>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 총 31종 (모두보기) 소개 :작가, 저널리스트, 듀크대학교 진화인류학과 연구원, ‘사람과 심리학 연구 그룹’ 구성원이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태어나 우간다 등에서 자원활동가로 일하다가 침팬지를 연구하던 진화인류심리학자 브라이언 헤어와 결혼한 후 예측할 수 없는 모험의 삶이 시작되었다. 브라이언과 함께 우간다, 콩고, 케냐, 독일, 러시아, 일본, 미국 등에서 침팬지, 보노보, 늑대, 개 등을 연구하며 글을 썼다.
2004년에 오스트레일리아 과학상 저널리즘 부문을 수상했다. 2007년에 첫 책 《모든 원숭이는 제 힘으로 살아간다(It’s Every Monkey... 작가, 저널리스트, 듀크대학교 진화인류학과 연구원, ‘사람과 심리학 연구 그룹’ 구성원이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태어나 우간다 등에서 자원활동가로 일하다가 침팬지를 연구하던 진화인류심리학자 브라이언 헤어와 결혼한 후 예측할 수 없는 모험의 삶이 시작되었다. 브라이언과 함께 우간다, 콩고, 케냐, 독일, 러시아, 일본, 미국 등에서 침팬지, 보노보, 늑대, 개 등을 연구하며 글을 썼다.
2004년에 오스트레일리아 과학상 저널리즘 부문을 수상했다. 2007년에 첫 책 《모든 원숭이는 제 힘으로 살아간다(It’s Every Monkey for Themselves)》를 출간했고, 공저 《정말이에요, 우주가 당신을 스파게티로 바꿔요(It’s True, Space Turns You into Spaghetti)》가 영국 왕립학회 주니어 과학도서상 후보에 선정되었다. 《보노보 핸드셰이크》가 2010년 로웰 토머스 교양 부문을 수상했다. 브라이언 헤어와 함께 《개는 천재다》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를 출간했다. 〈디스커버리 채널〉의 탐사전문기자로 활동했으며, 〈뉴욕타임스〉 〈내셔널지오그래픽〉 〈월스트리트저널〉 〈BBC 와일드라이프(BBC Wildlife)〉 등에 글을 기고하고 있다.
최근작 : … 총 97종 (모두보기) 소개 :이화 여자 대학교에서 중문학을 공부했고, 영문책과 중문책을 번역한다. 옮긴 책으로 『웃음이 닮았다』, 『온더무브』, 『색맹의 섬』 등을 비롯해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해석에 반대한다』, 『즉흥연기』, 『맹신자들』, 『어셴든』 등 다수가 있다.
최근작 :<[큰글자책] 인간의 자리> ,<연결, 공유, 환대의 공동체> ,<휴먼 디자인> … 총 48종 (모두보기) 소개 :경희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분자생물학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호주국립대학교 인문사회대에서 석사 학위를, 서울대학교 인류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조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쓴 책으로는 《내가 우울한 건 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때문이야》, 《마음으로부터 일곱 발자국》, 《인간의 자리》 등이 있습니다.
★ 저자 친필 사인 인쇄본
★ 국내 주요 매체 선정 2021년․2022년 올해의 책
★ 책씨앗 선정 2022년 최고의 책
★ 전국도서관대회 선정 2022년 사서 베스트 도서
★ 제62회 한국출판문화상 번역 부문 최종 후보작
★ 김영하 북클럽이 선정한 최초의 과학책
★ 문재인 제19대 대한민국 대통령 추천 도서
★ 최재천, 강양구, 이원영, 은유, 정세랑, 하미나, 김겨울, 서미란, 엄지혜, 위다혜, 김경영 추천
★ 유독 작가들로부터 사랑받은, 작가들의 영감을 불러일으킨 책
‘가장 간절한 순간’에 찾아온 ‘21세기 다윈의 계승자’가 쓴 ‘완벽한 책’!
정세랑 작가가 쓴 추천의 말처럼 “어떤 책은 그 책이 가장 간절한 순간을 골라 찾아온다”.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한국어판은 2021년 7월 출간 이후 한국 독자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았으며, 누... ★ 저자 친필 사인 인쇄본
★ 국내 주요 매체 선정 2021년․2022년 올해의 책
★ 책씨앗 선정 2022년 최고의 책
★ 전국도서관대회 선정 2022년 사서 베스트 도서
★ 제62회 한국출판문화상 번역 부문 최종 후보작
★ 김영하 북클럽이 선정한 최초의 과학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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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판 오리지널 버전에서는 사람들의 다정한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이번 스페셜 에디션에서는 그 범위를 좀 더 넓혀 진화와 번성에 성공한 다정한 생명체 자연의 모습을 담았다. 엄유정 작가가 그려낸 초록의 둥근 잎과 교차하는 식물의 두 줄기가 서로 다정하게 인사를 나누는 듯하다. 그 인사에서 위로를 받는다. 같이 뻗어 나가는 식물의 가지처럼 우리도 다정하게 함께 나아가길 바라며.”_박연미, 디자이너의 말
지금까지의 적자생존은 틀렸다.
진화의 승자는 최적자가 아니라 다정한 자였다.
다정함을 무기로 삼아 번성해온 호모 사피엔스의 진화와 미래
분노와 혐오의 시대를 넘어 희망의 가능성을 모색하다!
늑대는 멸종 위기에 처했는데, 같은 조상에서 갈라져 나온 개는 어떻게 개체 수를 늘려나갈 수 있었을까? 사나운 침팬지보다 다정한 보노보가 더 성공적으로 번식할 수 있던 이유는? 신체적으로 우월한 네안데르탈인이 아니라 호모 사피엔스가 끝까지 생존한 까닭은? ‘21세기 다윈의 계승자’인 브라이언 헤어와 버네사 우즈는 이에 대해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라는 답을 내놓는다. 이들은 ‘신체적으로 가장 강한 최적자가 살아남는다’는 ‘적자생존’의 통념에 반기를 들며 최후의 생존자는 친화력이 좋은 다정한 자였다고 말하는 한편, 친화력의 이면에 있는 외집단을 향한 혐오와 비인간화 경향도 포착한다. 이들이 제시하는 해결책 또한 교류와 협력이 기반이 된 친화력이다. 우리 종은 더 많은 적을 정복했기 때문이 아니라, 더 많은 친구를 만듦으로써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마음을 읽는 자가 살아남는다
“진화라는 게임에서 승리하는 이상적 방법은 협력을 꽃피울 수 있게 친화력을 극대화하는 것.”(20쪽)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적자생존’은 사실 다윈이 고안한 표현이 아니다. 다윈은 생존투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최적자가 되어야만 하는 게 아니라고 주장한 바 있다. 오히려 다윈 이후의 생물학자들이 자연을 “피도 눈물도 없는 삭막한 곳”으로 묘사해왔던 것이다. 헤어와 우즈는 적자생존을 일컫는 ‘Survival of the Fittest’를 변형한 ‘Survival of the Friendliest’를 책의 원제로 삼고, ‘최적자’가 아니라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고 말한다. 그들이 말하는 생존의 필수 요소는 ‘친화력’으로, 이는 나와 다른 상대방과 협력하고 소통하는 능력이다. 이 능력은 특히 우리 종, 호모 사피엔스에게서 가장 잘 드러나는데, 헤어는 해마다 개체 수가 늘어가는 개에게서도 이 능력을 발견한다. 그는 먼저 자신의 반려견인 오레오와 함께 손짓 실험 놀이를 진행하는데, 실험은 간단하다. 한쪽에만 먹이를 숨긴 컵 두 개를 놓고 헤어가 손짓으로 먹이가 든 컵을 가리켰을 때, 오레오가 정말로 손짓의 의미를 이해하고 먹이를 찾아내는지 보는 것이다. 놀랍게도 오레오는 빠르게 달려가 먹이를 찾아낸다. 오레오뿐 아니라 다른 개들과도 변형된 실험을 여러 차례 시도한 뒤, 헤어는 개들이 손짓의 의미를 이해한다는 결론을 내린다. 같은 실험을 보노보와 침팬지에게 시도했을 때, 친화력이 좋은 보노보는 사람과 눈을 마주치고 시선의 의도를 파악해 먹이를 찾아내지만 친화적이지 않은 침팬지는 계속해 실험에서 실패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런 손짓과 몸짓의 뜻을 가장 잘 이해하는 종이 바로 사람이다. 사람 아기는 걸음마를 떼기 전부터 부모와 눈을 마주치고, 손짓과 몸짓의 의도를 파악한다. 사람에게는 타인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마음이론’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로써 우리 종은 “지구에서 가장 정교한 방식으로 타인과 협력하며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타인과 마음으로 소통함으로써, 우리 종은 감정반응을 조절하고 자기통제력을 갖추며 생존에 유리하게 진화한 것이다.
처음 만난 사람에게도 다정하게
“우리 종이 살아남고 진화하기 위해서 우리의 정의를 확장하지 않으면 안 된다.”(36쪽)
친화력은 모든 가축화된 종에게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특질이다. 개는 가축화되었지만 늑대는 가축화되지 않았다. 사람들은 대부분 인간이 늑대를 의도적으로 가축으로 번식시켜 개가 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개는 스스로 가축화된 종이다. 사람들을 두려워하지 않던 친화력이 좋은 개는 수렵채집인 거주지 근처에서부터 사람들의 배설물을 먹으며 살아남았고, 이렇게 친화력이 좋은 개들 사이에서만 일어난 번식으로 이들은 사람과 더 친화적인 동물로 변하게 되었다. 이를 보여주는 것이 여러 가축화징후(탈색, 펄럭이거나 작아진 귀, 작은 이, 온순함, 작은 뇌, 더 잦은 번식주기 등)다. 이런 가축화징후는 홀로 살아남은 사람 종인 호모 사피엔스에게서도 나타났는데, 이는 곧 사람도 가축화되었음을 뜻한다.
친화력이 상승한 호모 사피엔스는 사회연결망을 확장했고 기술 혁신을 이루어냈으며, 개선된 기술로 더 많은 양식을 구할 수 있었다. 이렇게 인구밀도가 높아진 집단은 또다시 기술을 한층 더 발전시켰다. 하지만 기술 혁신만으로 호모 사피엔스가 살아남을 수 있던 것은 아니다. 우리 종은 ‘집단 내 타인’이라는 새로운 사회적 범주도 만들어냈다. 우리는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같은 유니폼을 입은 사람, 같은 동호회 사람이면 우리 집단이라고 인식한다. 우리는 공통의 사회규범을 공유하는 타인도 같은 집단의 사람으로 여기며, 적극적으로 서로를 돕는다. 이런 ‘집단 내 타인’을 향한 친화력은 집단 정체성을 만들어내고 타인들을 하나의 ‘가족’으로 결속시킨다. 이렇게 “우리 종은 집단 구성원의 정의를 확장”시키는데, 이는 전반적으로 포용력이 높은 보노보뿐 아니라 그 어떤 동물에게서도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다.
친화력의 이면에 자리하는 공격성과 혐오
“우리는 지구상에서 가장 관용적인 동시에 가장 무자비한 종이다.”(32쪽)
내집단을 향한 친화력 상승은 외집단에 대한 편견을 공고히 하고 외집단 구성원을 배제하기도 한다. 마치 개가 자신의 주인이 아닌 다른 사람을 보면 짖는 현상과도 같다. 자신의 집단, 가족에 위협이 되는 외집단이 등장하면 우리 뇌에서는 ‘마음이론’ 활동을 담당하는 부위의 활동이 둔화된다. 타인의 마음을 읽는 능력이 약해지면 공감능력은 사라지고 쉽게 상대방을 비인간화할 수 있다. 친화력이 있던 자리에 공격성과 혐오만 남는 것이다.
헤어와 우즈는 ‘유인원화’와 ‘상호적대감’을 이 현상의 예시로 든다. 유인원화는 자신이 속한 집단과 다른 집단 사람을 ‘사람 이하의 유인원’으로 비유하는 것을 말한다. 크테일리의 연구에 따르면, 백인들은 흑인과 아시아인이 유인원에 더 가깝다고 보며, 헝가리인에게는 롬인(집시)이, 테러 직후 영국인에게는 무슬림이 자신들보다 유인원에 가깝다고 여긴다. 친화력의 이면에 있는 또 다른 문제는 상호적대감이다. 서로의 집단에 대해 비인간화가 진행되면, 내집단을 비인간화하는 외집단에 대한 ‘보복성 비인간화’가 발생하고, 이로써 집단 간의 갈등이 더욱 심해진다. 이는 현재 인종, 국가뿐 아니라 한 국가 내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보편적 현상이다. 특히 최근 전 세계에서는 ‘사회지배 성향’과 ‘우파 권위주의 성향’이 높은 사람들로 구성된 대안우파가 출현하고 있는데, 내집단이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사회지배 성향의 사람들과 외집단에게는 혐오로 대응하는 우파 권위주의 성향의 사람들은 이러한 상호적대감을 바탕으로 더욱 심한 비인간화를 일삼고 있다.
양극화의 대척점에 선 인류의 미래
“우리의 삶은 얼마나 많은 적을 정복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친구를 만들었느냐로 평가해야 한다.”(300쪽)
이 책은 증오를 부추겨 권력을 쥔 트럼프 시기에 쓰였다. 트럼프가 멕시코의 “국경 장벽은 저 짐승들로부터 보호해줄 동물원 담장 같은 것”이라고 말했을 때, 민주당 의원이었던 일한 오마는 “원숭이가 높이 올라갈수록 보이는 것은 엉덩이뿐이다”라며 앙갚음했다.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 연설이 있고 몇 주 뒤에는 급진 좌파 단체인 안티파 시위자들이 우파 연설가에게 항의하기 위해 집결했다. 화염병에 불을 붙이고 유리창을 깨며 이목을 집중시킨 시위는 표면적으로는 성공한 듯했다. 하지만 미국의 정치학자 에리카 체노웨스에 따르면, 상대방을 외집단으로 규정짓고 그 집단을 비인간화하거나 폭력시위를 감행하는 일은 “효과를 볼 수 없”다. 앞서 말했듯 ‘사람 자기가축화 가설’에 따르면 한 집단의 구성원들이 외집단을 비인간화할 때, 상대방에게 최악의 폭력 행위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사람을 동물에 비유하거나, 혐오감을 느끼는 언어로 묘사하는 것도 가장 위험한 형태의 ‘증오언설’이다.
‘사람 자기가축화 가설’은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기도 하다. 답은 바로 접촉과 교류다. 교류가 잦을수록 내집단의 구성원이 위협받을 때 나타나는 ‘보복성 비인간화’의 순환 고리를 ‘보답성 인간화’로 변화시킬 수 있다. 대안우파의 사람들이 동성애자, 흑인 재소자, 이민자, 노숙자 등 소수자와 접촉할수록 관용적으로 바뀌기 시작했거나, 제2차 세계대전에 유대인의 생존을 도왔던 유럽인들 대부분이 전쟁 전 유대인과의 긴밀한 관계였다는 점을 보았을 때도, 접촉과 교류는 비인간화와 배척, 그리고 혐오를 줄일 방안이라 할 수 있다.
최근 한국 사회는 ‘지옥도’를 보는 듯하다. 지지하지 않는 정당과 집단에 대한 비난과 비인간화가 심각하고, 젠더 갈등의 정도는 더 심해지고 있다. 진보정당과 보수정당은 혐오의 언어를 쏟아내며 양극화를 주도한다. 공론장에서는 거칠고 날 선 혐오의 말만 들린다. 마치 서로가 최적자가 되려는 ‘적자생존’의 일면을 보는 듯하다. 너를 제압해야만 내가 살아남을 수 있다는 자기계발과 각자도생의 메시지가 학교와 기업 사이를 유령처럼 배회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알고 있다.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낳”으며 분노로 일관하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음을.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다정함으로 대응해야 한다. 만나고, 눈을 마주치고, 서로의 이야기를 듣는 것. 나와 ‘다른’ 사람을 배제하지 않고 교류와 접촉의 기회를 열어보는 것. 과거의 인류가 그래왔듯, 다정한 것만이 살아남을 수 있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