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정신 35주년 기념 에세이. 김사과, 김엄지, 김이설, 박민정, 박솔뫼, 백민석, 손보미, 오한기, 임현, 전성태, 정소현, 정용준, 정지돈, 조경란, 천희란, 최수철, 최정나, 최진영, 하성란, 한유주, 한은형, 한정현, 함정임 등 한국 대표 소설가 23인의 에세이를 엮은 책이다.
작가정신 창립 35주년을 맞아 기획되었다. 문학을 사랑하는 독자라면 하나의 세계를 창조해내는 소설가들은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고 삶을 관통하는지, 그들의 ‘작가정신’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 책은 소설을 쓸 때의 생각과 마음부터 창작 과정 및 작가적 정체성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사랑하는 작가들의 모든 것’을 담았다.
23인 작가들의 소설 생각은 그들이 쓰는 소설만큼이나 형식이나 내용에 있어 자유롭고 다채롭다. 소설을 쓰는 데 필수적인 소설을 쓰지 않는 시간(임현), 소설을 위한 낙서와 시적 단상들(정용준), 지금과는 다른 이해의 건너편으로 이동하기 위한 소설 작법(천희란), 소설을 마무리하는 데 필요한 ‘인정’과 ‘단념’(최진영), 여성으로서의 공포와 사회적 약자로서의 불안을 형상화한 소설의 주제(하성란), 무언가에 미쳐 열중하는 사람들이 있는 소설이 잘 써지는 자리(한은형) 등 한국 문학의 어제와 오늘을 이루고 있는 작가들의 진솔하면서도 속 깊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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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 :2019년 현대문학상, 2018년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2017년 문지문학상, 2015년 김준성문학상(21세기문학상, 이수문학상) 최근작 :<천사가 날 대신해> ,<백년해로외전> ,<일러두기> … 총 55종 (모두보기) 소개 :2009년 『작가세계』 신인상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유령이 신체를 얻을 때』 『아내들의 학교』 『바비의 분위기』, 장편소설 『미스 플라이트』, 중편소설 『서독 이모』, 산문집 『잊지 않음』이 있다. 김준성문학상, 문지문학상, 젊은작가상 대상, 현대문학상을 수상했다.
수상 :2019년 김현문학패, 2014년 문지문학상, 2014년 김승옥문학상, 2009년 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 최근작 :<책을 읽다가 잠이 들면 좋은 일이 일어남> ,<여름을 열어보니 이야기가 웅크리고 있었지> ,<일러두기> … 총 75종 (모두보기) 소개 :2009년 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 『그럼 무얼 부르지』 『겨울의 눈빛』 『사랑하는 개』 『우리의 사람들』 『믿음의 개는 시간을 저버리지 않으며』 『을』 『백 행을 쓰고 싶다』 『도시의 시간』 『머리부터 천천히』 『인터내셔널의 밤』 『고요함 동물』 『미래 산책 연습』 『극동의 여자 친구들』 등을 출간했다. 문지문학상, 김승옥문학상, 김현문학패, 동리목월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수상 :2024년 이효석문학상, 2021년 이상문학상, 2017년 대산문학상, 2014년 김준성문학상(21세기문학상, 이수문학상), 2013년 한국일보문학상, 2012년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201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2011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최근작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4> ,<스무 낮 읽고 스무 밤 느끼다> ,<아무튼, 미드> … 총 90종 (모두보기) 소개 :2009년 『21세기문학』 신인상과 201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소설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소설집 『그들에게 린디합을』 『우아한 밤과 고양이들』 『사랑의 꿈』, 장편소설 『디어 랄프 로렌』 『작은 동네』 『사라진 숲의 아이들』, 중편소설 『우연의 신』, 짧은 소설집 『맨해튼의 반딧불이』, 산문집 『아무튼, 미드』가 있다. 제46회 한국일보문학상, 제21회 김준성문학상, 제25회 대산문학상, 제45회 이상문학상, 제4회·제5회·제6회 젊은작가상과 제3회 젊은작가상 대상을 수상했다.
수상 :2015년 한국일보문학상, 2012년 현대문학상, 2011년 오영수문학상, 2010년 무영문학상, 2009년 채만식문학상, 2009년 제비꽃서민소설상, 2000년 신동엽문학상 최근작 :<여기는 괜찮아요> ,<푸른색 루비콘> ,<[큰글자도서] 소설엔 마진이 얼마나 남을까> … 총 61종 (모두보기) 소개 :1969년 전남 고흥에서 태어나 중앙대 문예창작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1994년 『실천문학』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소설집 『두번의 자화상』 『늑대』 『국경을 넘는 일』 『매향(埋香)』, 장편소설 『여자 이발사』, 산문집 『세상의 큰형들』 『기타 등등의 문학』 등이 있다. 신동엽문학상, 채만식문학상, 오영수문학상, 현대문학상, 이효석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아름다운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국립순천대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수상 :2022년 현대문학상, 2019년 한국일보문학상, 2013년 김준성문학상(21세기문학상, 이수문학상), 2008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최근작 :<방황하는 소설> ,<[큰글자도서] 소설엔 마진이 얼마나 남을까> ,<[큰글자도서] 너를 닮은 사람> … 총 26종 (모두보기) 소개 :2008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소설 「양장 제본서 전기」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실수하는 인간』(개정판 『너를 닮은 사람』), 『품위 있는 삶』, 중편 소설 『가해자들』 등이 있다. 젊은작가상, 김준성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현대문학상을 수상했다.
수상 :2016년 황순원문학상 최근작 :<스무 낮 읽고 스무 밤 느끼다> ,<[큰글자도서] 겨울 간식집> ,<미래의 조각> … 총 78종 (모두보기) 소개 :2009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가나』 『우리는 혈육이 아니냐』 『선릉 산책』, 중편소설 『유령』 『세계의 호수』, 장편소설 『바벨』 『프롬 토니오』 『내가 말하고 있잖아』, 산문집 『소설 만세』, 동화 『아빠 는 일곱 살 때 안 힘들었어요?』 등을 냈다.
수상 :2024년 이상문학상, 2024년 김승옥문학상, 2008년 동인문학상, 2003년 현대문학상, 1996년 문학동네 작가상 최근작 :<소설, 한국을 말하다> ,<움직임> ,<일러두기> … 총 80종 (모두보기) 소개 :199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불란서 안경원>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식빵 굽는 시간》 《가족의 기원》 《혀》 《복어》, 소설집 《불란서 안경원》 《나의 자줏빛 소파》 《코끼리를 찾아서》 《국자 이야기》 《풍선을 샀어》 《일요일의 철학》 《언젠가 떠내려가는 집에서》 《가정 사정》, 산문집 《조경란의 악어 이야기》 《백화점-그리고 사물, 세계, 사람》 《소설가의 사물》 등이 있다. 문학동네작가상, 현대문학상, 오늘의젊은예술가상,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등을 받았다.
수상 :2019년 동인문학상, 2010년 김준성문학상(21세기문학상, 이수문학상), 2009년 김유정문학상, 1993년 이상문학상, 1981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최근작 :<[큰글자도서] 소설엔 마진이 얼마나 남을까> ,<소설엔 마진이 얼마나 남을까> ,<해남 땅끝에 가고 싶다> … 총 76종 (모두보기) 소개 :1981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소설집 『공중누각』 『화두, 기록, 화석』 『내 정신의 그믐』 『몽타주』 『갓길에서의 짧은 잠』 『포로들의 춤』 『사랑의 다섯 가지 알레고리』, 장편소설 『고래 뱃속에서』 『어느 무정부주의자의 사랑』(4부작) 『벽화 그리는 남자』 『불멸과 소멸』 『매미』 『페스트』 『침대』 『사랑은 게으름을 경멸한다』 『독의 꽃』 등이 있다. 윤동주문학상, 이상문학상, 김유정문학상, 김준성문학상, 동인문학상을 수상했다.
수상 :2023년 이상문학상, 2020년 만해문학상, 2020년 백신애문학상, 2020년 김용익소설문학상, 2014년 신동엽문학상, 2010년 한겨레문학상 최근작 :<[북토크] 최진영 <쓰게 될 것> 북토크> ,<소설, 한국을 말하다> ,<쓰게 될 것> … 총 100종 (모두보기) 인터뷰 :<이제야 언니에게> 출간, 최진영 작가 인터뷰 - 2019.10.21 소개 :2006년 단편소설 <팽이>가 《실천문학》 신인상에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 《끝나지 않는 노래》 《구의 증명》 《해가 지는 곳으로》 《이제야 언니에게》 《내가 되는 꿈》 《단 한 사람》, 소설집 《팽이》 《겨울방학》 《일주일》 등이 있다. 만해문학상, 백신애문학상, 신동엽문학상, 한겨레문학상,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
수상 :2013년 황순원문학상, 2009년 현대문학상, 2008년 오영수문학상, 2004년 김준성문학상(21세기문학상, 이수문학상), 2000년 한국일보문학상, 1999년 동인문학상 최근작 :<[큰글자도서] 소설엔 마진이 얼마나 남을까> ,<소설엔 마진이 얼마나 남을까> ,<푸른수염의 첫번째 아내 (리마스터판)> … 총 86종 (모두보기) 소개 :199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풀」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루빈의 술잔』 『옆집 여자』 『푸른 수염의 첫번째 아내』 『웨하스』 『여름의 맛』, 장편소설 『식사의 즐거움』 『삿뽀로 여인숙』 『내 영화의 주인공』 『A』, 사진산문집 『소망, 그 아름다운 힘』(최민식 공저)과 산문집 『왈왈』 『아직 설레는 일은 많다』 등이 있다. 동인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이수문학상, 오영수문학상, 현대문학상, 황순원문학상을 수상했다.
수상 :2021년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2019년 오늘의작가상 최근작 :<사랑과 연합 0장> ,<러브 누아르> ,<쿄코와 쿄지> … 총 36종 (모두보기) 소개 :201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오늘의작가상, 젊은작가상, 퀴어문학상, 부마항쟁문학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소녀 연예인 이보나》 《쿄코와 쿄지》, 중편소설 《마고》, 장편소설 《줄리아나 도쿄》 《나를 마릴린 먼로라고 하자》, 산문집 《환승 인간》 등을 썼다.
최근작 :<모든 것이 거기 있었다> ,<[큰글자도서] 소설엔 마진이 얼마나 남을까> ,<소설엔 마진이 얼마나 남을까> … 총 90종 (모두보기) 소개 :이화여대 불문과와 중앙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광장으로 가는 길」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이야기, 떨어지는 가면』, 『버스, 지나가다』, 『저녁 식사가 끝난 뒤』, 『사랑을 사랑하는 것』 등과 중편소설 『아주 사소한 중독』, 장편소설 『춘하추동』, 『내 남자의 책』 등을 펴냈고, 세계문학예술기행서 『인생의 사용』, 『나를 사로잡은 그녀, 그녀들』, 『소설가의 여행법』, 『무엇보다 소설을』, 『태양의 저쪽, 밤의 이쪽』, 번역서 『불멸의 화가 아르테미시아』,... 이화여대 불문과와 중앙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광장으로 가는 길」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이야기, 떨어지는 가면』, 『버스, 지나가다』, 『저녁 식사가 끝난 뒤』, 『사랑을 사랑하는 것』 등과 중편소설 『아주 사소한 중독』, 장편소설 『춘하추동』, 『내 남자의 책』 등을 펴냈고, 세계문학예술기행서 『인생의 사용』, 『나를 사로잡은 그녀, 그녀들』, 『소설가의 여행법』, 『무엇보다 소설을』, 『태양의 저쪽, 밤의 이쪽』, 번역서 『불멸의 화가 아르테미시아』, 『행복을 주는 그림』, 『예술가들은 이렇게 말했다』, 『작별의 의식』 등을 펴냈다. 현재 동아대 한국어문학과의 교수로 재직하며 소설 창작과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나에겐 소설이 필요합니다”
현역 작가 23인의 소설 생각
작가정신 35주년 기념 에세이 『소설엔 마진이 얼마나 남을까』가 출간되었다. 김사과, 김엄지, 김이설, 박민정, 박솔뫼, 백민석, 손보미, 오한기, 임현, 전성태, 정소현, 정용준, 정지돈, 조경란, 천희란, 최수철, 최정나, 최진영, 하성란, 한유주, 한은형, 한정현, 함정임 등 한국 대표 소설가 23인의 에세이를 엮은 책이다.
『소설엔 마진이 얼마나 남을까』는 작가정신 창립 35주년을 맞아 기획되었다. 문학을 사랑하는 독자라면 하나의 세계를 창조해내는 소설가들은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고 삶을 관통하는지, 그들의 ‘작가정신’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 책은 소설을 쓸 때의 생각과 마음부터 창작 과정 및 작가적 정체성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사랑하는 작가들의 모든 것’을 담았다.
23인 작가들의 소설 생각은 그들이 쓰... “그럼에도 여전히, 나에겐 소설이 필요합니다”
현역 작가 23인의 소설 생각
작가정신 35주년 기념 에세이 『소설엔 마진이 얼마나 남을까』가 출간되었다. 김사과, 김엄지, 김이설, 박민정, 박솔뫼, 백민석, 손보미, 오한기, 임현, 전성태, 정소현, 정용준, 정지돈, 조경란, 천희란, 최수철, 최정나, 최진영, 하성란, 한유주, 한은형, 한정현, 함정임 등 한국 대표 소설가 23인의 에세이를 엮은 책이다.
『소설엔 마진이 얼마나 남을까』는 작가정신 창립 35주년을 맞아 기획되었다. 문학을 사랑하는 독자라면 하나의 세계를 창조해내는 소설가들은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고 삶을 관통하는지, 그들의 ‘작가정신’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 책은 소설을 쓸 때의 생각과 마음부터 창작 과정 및 작가적 정체성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사랑하는 작가들의 모든 것’을 담았다.
23인 작가들의 소설 생각은 그들이 쓰는 소설만큼이나 형식이나 내용에 있어 자유롭고 다채롭다. 소설을 쓰는 데 필수적인 소설을 쓰지 않는 시간(임현), 소설을 위한 낙서와 시적 단상들(정용준), 지금과는 다른 이해의 건너편으로 이동하기 위한 소설 작법(천희란), 소설을 마무리하는 데 필요한 ‘인정’과 ‘단념’(최진영), 여성으로서의 공포와 사회적 약자로서의 불안을 형상화한 소설의 주제(하성란), 무언가에 미쳐 열중하는 사람들이 있는 소설이 잘 써지는 자리(한은형) 등 한국 문학의 어제와 오늘을 이루고 있는 작가들의 진솔하면서도 속 깊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또 하나 눈여겨볼 만한 점은 글과 함께 어우러진 사진이다. 해당 글의 작가들이 대부분 손수 찍어 제공한 사진들은 책상과 책장, 집필 도구 등이 담긴 작업실 풍경부터 소설을 쓰기 전이나 쓰는 중에 자주 찾는 곳, 글쓰기에 영감을 준 사물과 작가의 모습이 담긴 사진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이 어떤 공간에서 글을 쓰고 읽으며, 어떤 길을 걷고 생각하는지 독자와 함께 나누는 즐거움을 선사해줄 것이다.
우리는 왜 소설을 읽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가. 또한 소설은 작가 자신에게 그리고 우리들에게 어떤 마진, 즉 ‘이익’을 남기는 걸까.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소설엔 마진이 얼마나 남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꿈을 꿀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꿈’과 ‘이익’은 언뜻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유한한 존재로서 살아가는 인간으로 하여금 다른 나, 다른 삶, 다른 세상을 꿈꿀 수 있게 한다는 것만큼 가치로운 이윤이 또 있을까. 최진영 작가의 말대로 우리는 “소설을 통해 꿈꿀 수 있다, 계속하여 꿈꿀 수 있다”. 우리와 함께 꿈을 꾸고, 그 꿈을 이야기로 들려주는 소설가들이 우리 곁에 있는 한.
매일 여섯 시간의 작업 루틴,
사주팔자와 번아웃,
암살자처럼 글쓰기,
소설이 잘 써지는 자리……
우리가 사랑하는 작가들의 ‘모든 것’!
김이설 작가는 매일 여섯 시간의 작업 루틴을 만들기까지 15년의 시간이 필요했다고 고백한다. 성실과 근면으로 임해온 지난 시간들은 인스타그램에 올린 500여 개의 작업 일지에 차곡차곡 담겨 있다. 이 과정에서 남은 것은 스스로에 대한 대견함만이 아니다. 피드를 본 동료나 후배 작가들의 응원과 감사의 메시지가 함께했다. ‘오래 같이 쓰기 위하여’ 김이설 작가는 오늘도 작업 일지 쓰는 걸 멈출 수가 없다.(김이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여섯 시간」)
손보미 작가는 데뷔 이후 처음으로 펑크를 낸 경험을 풀어놓는다. 작가가 되기 전 본 사주에서 ‘결혼해서 돈이나 쓰고 살 팔자’라는 말을 들었지만, 사주와 달리 작가가 되었고 그 뒤 왕성하게 활동을 이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3000자짜리 원고의 마감을 앞두고 난생처음 펑크를 내게 된다. 작가는 번아웃이 왔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고 술회하면서, 삐걱대고 불안할지언정 글을 쓰고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음에 감사해한다.(손보미, 「사십 편 이상의 장편소설과 수많은 단편소설, 시, 희곡」)
집 안에서 아이를 돌보며 글쓰기를 병행하는 오한기 작가는 암살자 같은 태도로 글을 써야 했다고 말한다. 암살자가 타깃에 접근하듯 언제 어디서든 빠르게 글을 쓸 수 있도록 ‘워밍업’을 해둬야 한다면서. 하지만 아이의 “최종 컨펌이 떨어진” 빡빡한 육아 일정 속에서도 그는 소설 쓰는 삶을 포기할 수 없다. 생활인이자 작가로서 소설 쓰기를 계속 이어나가는 일의 지난함이 고스란히 드러난 이 글에서 작가는 소설 쓰기를 통해 얻는 순수 이익, 즉 ‘소설의 마진’에 관해 논한다.(오한기, 「소설엔 마진이 얼마나 남을까」)
오늘을 고민하고, 살아가는 소설가들이
다시 ‘작가의 말’을 쓰는 시간
우리가 사랑하는 작가들이 사랑하는 작가는 누굴까. 박솔뫼 작가는 로베르토 볼라뇨를 좋아하는 사람들에 관해 말한다. 그들 중 한 명이 바로 박솔뫼 작가 자신인데, 소설에도 종종 등장하는 볼라뇨는 그에게‘용기와 대범함’이라는 값의 최대치를 설정해주곤 하는 존재다.(박솔뫼, 「쓰고 읽고 말하고 읽고 쓰고」) “무엇을 하든 나의 감정과 의지는 책이 있는 쪽으로 기울었다”는 조경란 작가는 ‘작가의 말’을 쓰는 시간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전해주고(조경란, 「‘작가의 말’과 신발」), 정지돈 작가는 “궁상맞고 지질하고 위악적이고 냉소적이며 불행한” 트윗 이미지를 가져와 글 쓰는 마음이 무엇인지 유머러스하게 풀어나간다.(정지돈, 「포기의 글쓰기」) 소설가들의 시작점도 뭉클한 감동을 준다. 전성태 작가는 “운명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작가의 길을 선택하던 열아홉 살 저편의 일을 회고하며 그동안 잊고 지내온 존 윌리엄스의 ‘스토너’와 같은 젊은 초상을 떠올리고,(전성태, 「떠나온 자로서」) 정소현 작가는 “제가 아는 게 다인 줄” 착각한 소통 불능의 여학생이었던 자신을 끌어안으며 작가의 길로 이끈, 1994년 여름의 기록적인 폭염에 대해 쓰고 있다.(정소현, 「쉽게 배운 글은 쉽게 글을 쓰지 못하게 한다」)
“어떤 일이 있어도 문학을 좋아할 것.
무엇이 와도 그 마음을 훼손당하지 말 것.”
‘소설이 있는 쪽’으로 삶을 선택한
작가들의 진솔한 이야기
최진영 작가는 소설가가 된 뒤 가장 많이 받은 질문으로 ‘소설을 쓰게 된 계기’를 꼽는다. 처음에 그 답은 간단했다. “좋아하니까, 쓰고 싶으니까.” 그러나 이후로도 그 질문을 받았고, 현재는 조금 다른 답에 도달했다. 소설은 “나를 변화시키고, 삶의 방향으로 끌어당기며, 다른 삶을 꿈”꾸게 한다는 것.(최진영, 「입구도 문도 자물쇠도 비밀번호도 없는 시작」) 김사과 작가도 ‘꿈’에 대해 말한다. 작가와 독자를 잇는 강력한 끈이 “현실 도피적 환상”이라고 믿는 그는, 오늘도 노트북 앞에 앉아 “무미건조한 글자”들을 이어 붙이며 “짧고도 강렬한, 한여름 밤의 달콤한 꿈”을 꿀 사람들의 꿈을 상상해본다. 최수철 작가가 “우리에겐 우리의 모든 꿈을 기억할 권리”가 있다고 말한 것처럼, 우리를 대신해 꿈을 꾸고, 기억해내고, 그것을 하나의 공고한 세계로 이어 붙여 한 편의 이야기로 짓는 소설가들이 있기에, 우리는 또 한번 꿈꿀 수 있고 계속하여 또 다른 꿈을 기대할 수 있는 게 아닐까.
그리고 여기, 지리멸렬한 일상을 보듬고 다듬어 우리의 꿈을 위무해주는 작가들의 이야기가 있다. 그들의 소설처럼 때론 온기 어린 시선으로, 때론 냉철하고 날카로운 분석으로, 때론 웅숭깊은 사유로 삶 너머까지를 바라보게 하는 이야기가. 23인의 소설가들이 저마다의 진실된 마음으로 또박또박 써 내려간 ‘작가의 말’이 우리들 가슴속에도 깊이 가닿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