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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동성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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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미피케이션 전문가 김상균 교수의 소설. 현대 자본주의에서는 공기나 물 같은 것마저 상업화가 가능하다. 작가는 이른바 무한한 상업화가 가능한 지금, 인간은 무엇까지 사고 팔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먼저 던져보았다. 그런 생각은, 인간이 뇌 속의 기억(일종의 뉴런 신경)을 조작하거나 삭제 혹은 재생할 수 있다는 데에 미치게 된다. 기억을 조작하거나 삭제 혹은 재생하는 기술이 가능하다면, 그 기술을 상용화할 수 있지 않을까?
소설 <기억 거래소>는 바로 '기억의 기술'을 거래하는 회사를 둘러싼 갈등과 음모, 그리고 묵시록적 전망을 담고 있다. 덧붙이자면, 그동안 문학을 통해 어디까지가 실재이며 실재의 가치는 무엇일까를 묻는 질문을 해왔다면,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이 고도화되어 가는 현대 과학기술에서 그 고민의 영역을 확장하게 된 것이다. 과학기술은 문학적 상상력에 영향을 주었고, 그 상상력으로 어디까지 실재화가 가능한지를 보여준다. SF는 현재의 기술에서 한 발자국 앞서서 우리의 소망을 문학으로 구현하는 것이라 한다. 김상균은 <기억 거래소>에서 기술과 인간에 관한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펼친다. '기억 때문에', '기억을 소재로 하여' 벌어지는 인간사를 실감나게 그리면서, 기억 상품을 만들어내고 그 상품을 거래하는 방식은 마치 최근의 과학 전문 저널에서 읽은 논문처럼 생생하다. <기억 거래소>는 우리가 특정한 꿈을 만들어내고 또 사람의 뇌에 영화를 틀듯 틀어주는 일이 가능할 때 벌어질 수 있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그리고 그에 얽힌 사람들의 고민의 편린을 보여준다. 작가의 말
: 특별히 기억력이 좋은 것도 아닌데 하필 지우고 싶은 기억은 유난히 지워지지 않는다. 그 기억을 지울 수 있다면 웬만큼 돈을 지불할 용의가 있다. 그런데 기억을 지우는 기술이 있다면 지운 기억을 재생시키는 기술도 생길 것 같다. 마치 망가진 하드디스크를 복구하고 삭제한 파일을 살려내는 것처럼 말이다. 기껏 들인 노력이 헛수고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덮어쓰기를 해야 하는가? 그렇다. 내가 경험하지 못한 사건을, 아니면 내가 원했던 사건을 파일로 만들어 내 뇌 특정 영역에 깔아 놓고 싶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 뇌를 잘 모르는 게 현실이다.
SF란 모름지기 현재의 기술에서 한 발자국 앞서서 우리의 소망을 문학으로 구현하는 것이다. 김상균은 『기억거래소』에서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펼친다. 우리 삶 속에서 기억 때문에 벌어지는 인간사를 실감나게 그리면서 기억을 거래하는 기술은 마치 최근 저널에서 읽은 논문처럼 생생하다. 혹시 김상균은 SF를 알리바이 삼아 실제로 ‘기억 거래소’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 김상균의 『기억 거래소』는 인간의 뇌와 기억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된다. 전문 작가가 아닌 관련 전공 교수의 저작이라 최근 뇌과학의 발전의 방향과 고민들을 그 바탕에 깔고 있는 소설이란 점이 특징이자 장점이다. 꿈은 왜 꾸는 것이고 어떤 과정을 통해서 꿈이 만들어지고 또 그 꿈을 꾼다는 게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 것인지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게 많다. 하지만, 우리는 특정한 꿈을 만들어내고 또 사람의 뇌에 영화를 틀듯 틀어줄 수 있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지 매우 궁금하다. 『기억 거래소』는 그런 일이 가능할 때 벌어질 수 있는 몇 가지 에피소드와 그에 얽힌 사람들의 고민의 편린을 보여준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연합뉴스 2018년 8월 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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