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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야탑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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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무리의 시민들이 공원을 지켜낸 과정의 기록이다. 기본적으로는 황두진이라는 한 건축가 개인의 기록이지만 공사모(공원을 사랑하는 시민 모임)의 기록이고 나아가 한국 사회의 기록이기도 하다. 2020년이 되면 공원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은 훨씬 더 거세질 것이다.
도시공원일몰제의 종료 시간이 다가오기 전에 공원을 둘러싼 제도적.사회적 인식의 허점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 이제라도 문제의 공론화와 사회적 합의의 과정이 필요하다. 이 책에 나오는 ‘통의동 마을마당 사수 대작전’이 중요한 참조점이 되어줄 것이다.
: 이 책을 끝까지 읽어내리고 나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서촌의 작은 공원을 깊이 사랑하게 되었다. 이 책 속엔 그 공원을 지키기 위해 뜨겁게 싸운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쉽게 망쳐지는 작고 귀한 것들을 지키려는 마음이 모여 세상은 모래알만큼씩 더 살 만한 곳이 된다. 소중한 것들이 부디 사라지지 말고, 곁에 오래도록 머물러줬으면. : 황두진 소장님이 동네 공원을 구하기 위해 ‘책 듣는 밤’ 행사를 하자고 제안하셨을 때 흔쾌히 응했지만, 하기 전까지는 ‘지키면 좋겠지’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그날의 경험으로 그 공원은 ‘내 공원’이 되었다. 겨우 한 뼘의 공간. 그곳에 얽힌 깊고 내밀한 역사를 들으며, 차근차근 파고들고 행동한 이에게 그 공원의 의미는 얼마나 각별할까 생각한다. 공부하는 사람의 싸움은 이런 것이구나, 각별하게 배운다. : ‘진정성’이라는 말을 좋아하지도 믿지도 않는 나는, 정치적 목적이 없는 사람만이 진영을 아우르며 상대방을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통의동 마을마당 구하기는 주민이자 건축가인 한 개인의 열성으로 시작되었으나, 결국은 다양한 시민으로부터 물심양면의 참여를 이끌어낸 덕분에 ‘지속가능한 운동’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이 책이 많이 읽혀서, 공공재인 공원이 없어질 뻔한 위기가 다시는 생기지 않기를, 행여 생긴다 해도 개인들의 희생을 통한 것이 아닌 시스템 자체 내의 자정적 힘에 의해 바로잡힐 수 있기를 바란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동아일보 2019년 11월 2일자 '150자 맛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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