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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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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불가능하며 낯설고 아름다운 세계를 선보이는 소설가 배수아의 장편소설 《속삭임 우묵한 정원》이 은행나무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배수아를 수식하는 단어들 중 가장 즐겨 사용되었던 단어는 ‘낯섦’ 혹은 ‘이국적인’일 것이다. 두 단어의 이면에 구축하고 있는 의미는 아마도 ‘새로움’일 텐데, 이를테면 ‘누구도 말하지 않고 말해지지 않은’ 이야기 혹은 목소리. 문학의 오래된 질서 같은 ‘새로움’을, 문학의 그 미지(未知)를 배수아는 기록해왔다.

추상화된 언어. 강제되지 않은 서사. 명확하지 않은 화자. 산문과 시의 경계에 서서 미묘하게 어긋나 있는 서사의 물결에 저항하기도, 물살의 리듬에 순간을 맡기기도 한 작가 배수아. 한국문학 안에서 자신의 이름을 하나의 장르로써, 하나의 질서로 만들어온 배수아가 5년 만에 신작을 들고 우리에게 돌아왔다. 스스로를 영원히 읽지 않은 책과 같이 느끼는-완독되지 않고자-자신을 한 번도 펼쳐보지 않을 것만 같은 어느 한 사람이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풍경들 속 ‘배수아’라는 글의 영토에 자리를 잡는다.

아주 멀고도 우묵한 곳에서 올라오는 속삭임들이 홑씨처럼 퍼져나가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새로운 영토에 내려앉아 발아된다. 인생의 어떤 사건이라고 부를 만한 최초의 여행, 한 사람의 탄생과 여정을 뒤쫓아 회귀하며 발견하게 되는 생의 웅얼거림과 속삭임들. 배수아가 못박아둔 활자들의 뭉치와 낯선 목소리들이 때론 정박으로 혹은 불협화음으로 공존하는 이상하고도 아름다운 세계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속삭임 우묵한 정원 --- 007

작가의 말 --- 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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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 :2024년 김유정문학상, 2018년 오늘의작가상, 2004년 동서문학상, 2003년 한국일보문학상
최근작 :<[큰글자도서] 속삭임 우묵한 정원>,<바우키스의 말>,<[북토크] 배수아 <속삭임 우묵한 정원> 북토크> … 총 160종 (모두보기)
소개 :

배수아 (지은이)의 말
친애하는,
당신이 대문에 걸어둔 꽃을 여행에서 돌아온 어제서야 발견했습니다. 내 여행이 얼마나 길었는지는 기억할 수 없지만 그 사이 시간이 많이 흘러 노란 들꽃은 갈색으로 바싹 마르고 시들어 있었습니다. 여행지에서 나는 한 편의 책을 썼습니다. 거기에는 아마도 내 이름과 함께 당신의 이름이 등장하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우리의 이름은 서로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닮아 있겠지만, 그리고 물론 당연히 당신은 내 책을 읽을 수 없겠지만, 그래도 알려드리고 싶군요. 그런데 내 글에는 항상 당신의 이름이 있었던 것 같아요. 모습을 감추며 멀리 화면 뒤편에서 사다리를 들고 지나가는 정원사의 뒷모습으로 말이죠. 혹은 미술관에 걸려 있는 그림의 형태로, 혹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상관없이―일생 동안―매주 두 번씩 만나 기나긴 숲을 가로지르는 산책에 함께하는 동행자의 모습으로. 혹은 옆방에서 들려오는 라디오 소리, 바로 그런 속삭임의 형태로.
친애하는,
우리가 단 한 번도 실제로는 얼굴을 마주친 적이 없다는 사실을 제외한다면, 오늘 숲은 우리가 마지막으로 만났던 그날만큼이나 아름다웠습니다. 어느 순간. 며칠 전 폭풍이 친 이후 바람에 절반 이상이나 꺾여 기울어진 커다란 나무줄기가, 내가 그 아래를 지나온 직후에 엄청난 굉음과 함께 통째로 부러지며 땅으로 쓰러졌습니다. 그 다음에 찾아온 경악스러운 정적을 당신도 들었는지요. 내가, 그리고 당신이 어디에 있는지 조금도 알지 못하는 채로, 머리 위로 오늘과 영원이 한꺼번에 흘러갈 것입니다.

당신의 BS

은행나무   
최근작 :<태고의 시간들>,<자존감도둑>,<생물과 무생물 사이>등 총 677종
대표분야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6위 (브랜드 지수 1,095,254점), 일본소설 6위 (브랜드 지수 492,206점), 에세이 26위 (브랜드 지수 293,597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