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대표적 문장가로 '3당시인' 중 한 사람인 최경창의 멋진 작품들은 그와 사랑을 나눈 홍랑이 없었더라면 지금 우리가 볼 수도 없을 것이다. 당대의 대표적 시인이었던 유희경과 이매창의 사랑은 우리에게 각별한 멋과 감동을 선사하는 수많은 절창을 낳게 했다. 배전과 강담운의 사랑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의 지식인들 중에도 길이 회자되고 있는 사랑 이야기를 남긴 주인공들이 많다. 널리 알려진 대학자 서경덕과 기생 황진이의 사연을 비롯해 잘 알려지지 않은 이이와 유지, 이황과 두향, 최경창과 홍랑, 유희경과 이매창, 정철과 진옥, 임제와 한우, 최치원과 쌍녀분 이야기 등 다채로운 선비들 사랑 이야기가 역사와 야사 속에 전하고 있다. 그 이야기가 이 책에 들어있다.
최근작 :<수류화개> ,<청백리 곽안방과 현풍 곽씨 12정려> ,<절집의 미학 : 오르고 거닐며 느리게 보는> … 총 17종 (모두보기) 소개 :지금은 삶과 예술에 대한 글을 쓰는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1959년 경북 칠곡에 서 태어났으며, 경북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1990년 영남일보에 논설위원으로 입사한 후 문화부 기자·부장, 논설위원 등을 거쳐 문화 전문 기자로 2023년 2월에 퇴직했다. 문화부에 오래 근무하며 불교와 선비 문화를 중심으로 많은 연재 기사를 썼다.
『절집의 미학』, 『현판기행』, 『요리책 쓰 는 선비, 술 빚는 사대부』, 『조선의 선비들, 인문학을 말하다』, 『조선 선비들의 행복 콘서트』, 『마음이 한가해지는 미술 산책』 등 우리의 문화 예술과 동양 사상을 알리는 책을 꾸준히 출간했으며, 『한국의 혼, 누정』, 『불맥 한국의 선사들』을 공동 저술했다.
김봉규 (지은이)의 말
조선시대 선비와 기생은 당대 최고의 지식인들이고 문학가이자 예술가들이라 할 수 있다.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이들이 남긴 흥미로운 사랑 이야기, 그리고 그 사랑이 남긴 주옥같은 시들은 시대를 초월해 현대인들에게도 큰 감동과 재미, 멋을 던져준다.
:: 조선의 선비들, 사랑에 빠지다? ::
“조선의 선비들이 사랑에 빠졌다고?”
조선의 대표적 문장가로 ‘3당시인(三唐詩人)’ 중 한 사람인 최경창의 멋진 작품들은 그와 사랑을 나눈 홍랑이 없었더라면 지금 우리가 볼 수도 없을 것이다. 당대의 대표적 시인이었던 유희경과 이매창의 사랑은 우리에게 각별한 멋과 감동을 선사하는 수많은 절창(絶唱)을 낳게 했다. 배전과 강담운의 사랑도 마찬가지다.사람이 살아가는 데 정신적 교감은 매우 중요하다. 남녀 간에 있어서도 육체적 교감 못지않게 정신적 교감은 소중하다. 특히 지식인이나 예술가들에게 정신적 교감은 육체적 교감보다 더 절실하다. 남자든 여자든 마찬가지다. 육체적 교감은 자식을 낳고, 정신적 교감은 멋진 작품을 낳는다. 시인은 시를, 화가는 미술작품을, 음악가는 음악작품을 낳는다.
우리나라의 지식인들 중에도 길이 회자되고 있는 사랑 이야기를 남긴 주인공들이 많다. 널리 알려진 대학자 서경덕과 기생 황진이의 사연을 비롯해 잘 알려지지 않은 이이와 유지, 이황과 두향, 최경창과 홍랑, 유희경과 이매창, 정철과 진옥, 임제와 한우, 최치원과 쌍녀분 이야기 등 다채로운 선비들 사랑 이야기가 역사와 야사 속에 전하고 있다. 그 이야기가 이 책에 들어있다.
:: 감동적이고 흥미로운 사랑 이야기와 그 사랑이 탄생시킨 주옥같은 작품들 ::
‘아! 기생이란 다만 뜬 사내들의 다정한 것이나 사랑하는 것인데, 누가 도의(道義)를 사모하는 기생이 있는 줄 알겠는가. 게다가 잠자리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을 보고도 부끄럽게 여기지 않고 도리어 감복하니 더욱 더 보기 어려운 일이로다.’
율곡 이이가 자신과 각별한 정을 주고받았던 기생 유지(柳枝)에 대해 쓴 글(柳枝詞) 중 일부다. 이이는 황해도 관찰사로 부임한 후 해주에서 자신의 시중을 들게 된, 자신보다 나이가 27세 아래인 동기(童妓) 유지를 처음 만나 어여삐 여기게 된다. 관찰사 시절 이후에도 여러 차례 만나게 되고, 첫 만남 후 9년의 세월이 흐른 뒤에 이이가 남긴 이 글에서 ‘내생이 있다는 말이 빈말이 아니라면, 죽어서는 신선이 사는 나라에서 너를 다시 만나리’라고 표현할 정도로 두 사람은 지극한 정을 나누는 관계로 발전했다. 유지와 나눈 율곡의 순수한 사랑은 당시 사회에서 다른 사람들이 알게 되면 여러 가지 구설수에 오를 것이 분명한, 유지에 대해 진솔한 감정을 드러낸 글도 남기게 했다.
조선 선비와 관련된 역사적 사실과 야사 등을 취재해 정리한 이들의 사랑 이야기에는 감동적이면서도 흥미로운 사연이 담겨있다. 그리고 이들의 절절한 사랑은 주옥같은 작품들을 탄생시켜 이 시대 우리들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데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들의 감동적인 사연과 멋진 작품은 각박한 현실을 살고 있는 현대인들의 가슴을 단비처럼 흠뻑 적셔 줄 것이다. 40여명의 사랑 이야기를 정리하면서 그들의 이야기와 관련된 유적 등을 찾아 촬영한 관련 사진도 싣고 있다. 부록으로 선비와 기생에 대한 설명도 곁들여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