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촌의 기억>으로 낭만과 슬픔의 시간여행을 선사한 작가 안채윤의 두 번째 소설. 소설은 일찌감치 삶의 무력감에 빠져 죽음을 시도한 18세 소년, 준경이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보다 '쿨하지' 않으면 어딘지 촌스럽다 여겨질 법한 지금의 트렌드 속에서 준경의 선택은 어쩐지 삶을 너무 가볍게 생각했다기보다 지나치게 진지하고 심각하게 생각했기에 나타난 결과 같다.
가족들이 입에도 담기 싫어하는 그 봄날의 사건을 시작으로 시간은 잘도 흘러 여름, 가을, 겨울로 넘어간다. 그리고 다시 봄, 여전히 죽음의 유혹을 떨치지 못한 준경의 삶에 커다란 변화가 나타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