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제주를 오가며 그리고 쓴, 김성라 작가의 자전적 만화 에세이. 4월, 서울의 삶이 너무 많거나 너무 바쁘거나 너무 화려해서 '내'가 완전히 지쳐버렸을 때쯤, 제주는 고사리 한철이 시작된다. 새벽 첫차가 동네 아낙들을 가득 태우고 중산간 지대로 향할 때, 4월의 일주일, '나'도 엄마의 바람길에 친구가 된다. 봄의 제주, 봄의 숲에 불어오는 알싸한 아침 바람. 온통 연둣빛 속에 자연의 보물처럼 쏙쏙 숨어 있는 고사리 꺾으러.
짧은 단편만화 속에 한 계절의 제주가 담겼다. 제주, 하면 생각나는 것들. 알싸한 바람과 숲, 주인 없는 억새밭, 너른 들판, 외국어만큼이나 낯선 토속 사투리, 첫밤의 느긋함과 마지막밤의 서운함, 설렘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공항의 풍경. 너무 많은 것을 보고 너무 빨리 걷느라 발 조꼬띠(발 가까이)의 것도 못 챙기고 있지는 않은지. 일 년에 한 번쯤 바람이 날 때, 바람이 나고 싶을 때, 든든한 친구가 되어 줄 책이다.
하늘이와 친구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제 마음에도 웃음과 씩씩함이 데구루루 찾아왔습니다. 그림과 글로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해, 그림책을 짓고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합니다. 그림책 『고사리 가방』 『귤 사람』 『여름의 루돌프』, 에세이 『쓸쓸했다가 귀여웠다가』를 짓고, 동화 『오늘부터 배프! 베프!』 『우리에게 펭귄이란』 등에 그림을 그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