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브런치북 프로젝트 은상 수상작. 세 아이의 아빠인 필자가 아이들을 키우며 했던 말과 행동을 반성하고 성찰하며 일상에서의 민주주의에 대해 고민한 작업의 결과물이다. 가정, 학교, 사회에서 어른들이 '널 위해서야'라는 이유를 들며 아이들에게 무심코 했던 말들이 아이들을 진짜 시민으로 서지 못하게 하고 있음을 서술하였다.
일기 검사, 두발 및 복장 제한, 체벌과 벌점, 청소년 노동 차별, 청소년의 투표권 제한 등의 이슈를 소재로 삼았다. 학부모뿐만 아니라 교사, 일반 성인, 청소년 들이 함께 읽고 자신과 주변의 모습을 돌아보며, 더 나은 관계와 사회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문화일보 - 문화일보 2018년 10월 19일자
최근작 :<어떤, 인간> ,<하워드 진> ,<어떤, 문장> … 총 13종 (모두보기) 소개 :문득 지나치다 가볍게 들어와 허기를 채우는 동네식당 같은 글쓰기를 지향하는 프리랜서 작가.
불합리하고 부조리한 사회를 비판적 시선으로 바라보고, 글을 통해 한 개인이 더 자유롭게 살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사회에서 살 수 있는지를 모색하고 있다. 개인의 자유와 독립, 독립된 주체로 오롯이 서기 위한 사유와 성찰, 살면서 겪게 되는 다양한 감정과 인생의 아릿한 순간에 대한 포착을 글로 옮기는 작업을 해왔다. 『어린 시민』으로 제5회 브런치북 프로젝트 은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불온한 독서』, 『꼰대의 발견』, 『어린 시민』, 『어떤, 낱말』, 『어떤, 문장』, 『조지오웰』이 있다.
최근작 : … 총 7종 (모두보기) 소개 :일상을 관찰하고 기억에 남는 장면과 이야기를 그림으로 옮겨 그리고 있다. 그리기의 즐거움과 건강함이 전달되기를 바라면서 다양한 매체에 그림을 싣고 있다. 그린 책으로 『어린이 대학: 물리』, 『어쩌다 디자인』, 『다르면 다를수록』, 『여행하는 말들』 등이 있다.
무심코 던지는 어른들의 아픈 말
아침마다 아이를 깨우기 위해 전쟁을 벌이지 않는 집이 얼마나 있을까? 바쁜 부모가 “얼른 좀 일어나!”라고 말하는 것에 무슨 문제가 있을까? ‘잔소리’라고 여겨지는 부모의 말은 아이들을 생각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이게 다 널 위해서야.”라는 말에 다른 뜻이 있는 것일까? ‘학생’이라는 말이 ‘학교에 다니며 공부하는 사람’이라는 뜻인데, 그럼 본분은 당연히 공부 아닌가?
필자는 자신이 세 아이에게 별생각 없이 건넸던 이런 말들이 어마어마한 폭력으로 가닿고 있었음을 깨닫고, 어떻게 하면 바로잡을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한다. 더하여 학교와 사회에서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하는 말, 아이들이 어른들에게 하는 말에 숨겨진 억압의 기제를 읽어 내고, 일상에서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한다.
예로, 우리는 어른에게는 말대답을 하면 안 된다고 배웠다. 그런데 왜 말대답을 하면 안 되는 것일까? 필자는 민주주의는 다른 의견을 허용하는 체제라고 하며, 얼마든지 말로 누군가를 설득할 수 있고, 반대로 누군가에게 설득당할 수도 있다고 이야기한다. 자신 역시 말대답하는 아이를 나무랐지만 이제는 그 말을 입에 담지 않고, 그런 자신이 퇴근하기를 아이가 기다리는 것 같다는 소소한 기쁨까지 전한다.
어른들 말 잘 들으라는 말, 공부 못하면 저런 사람이 된다는 말, 능력을 결과로 증명하라는 말 등이 모두 틀렸다고 할 수는 없다. 그 안에 아이를 위한다는 진심이 조금이라도 담겨 있을 것이며, 본인들이 씁쓸한 현실을 경험해 보았기에 나오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필자는 어른들에게 묻는다. 그런 말들이 정말 괜찮은지. 필자는 어른들이 ‘교육과 보육’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을 억압하고 있으며, 이것이 지속되는 한 우리의 미래는 모두 공멸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어린 사람이 아니라 ‘어린 시민’입니다
아이들은 그동안 가정과 학교에서 앎과 삶이 분리된 교육을 받아 왔다. 또 우리 사회는 민주주의에 대해서 이론과 현실이 다르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 주고 있다. 이 패러다임을 바꿔야 할 때이다. 물론 쉽지 않다. 온 사회가 바뀌어야 가능한 일일 것이다. 어디서부터 꼬인 실타래를 풀어야 할지 막막한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필자는 상대방과 눈을 마주치고 대화하면 의외로 어떤 문제가 쉽게 풀린다고 하며, 풀리지 않을 것 같았던 아침잠 문제를 아이와 대화하며 싱겁게 해결해 나간 경험을 이야기한다. 부모의 말을 잘 들으라고 했던 자신의 말도 의심하기 시작하니, 부모라고 해서 항상 옳은 말을 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아이에 대한 사랑과 믿음이 아이를 해치고 있었다며 미안해한다.
필자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갈등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고 주장한다. 화목한 가정, 문제없는 학교와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절대적으로 따라야 할 불가침의 원칙이 되면 갈등은 생기지 않겠지만, 아이들의 내면에 생기는 갈등까지 없앨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니 갈등 가운데에서 각자 처한 입장을 이해하고 타협하며 균형을 찾아 서로 만족하는 결과를 도출해 나가자고 이야기한다.
아이들이 미성숙하다는 담론은 그것을 내세워 아이들을 통제하려는 목적에 불과하다. 여성도 참정권을 가지기까지 이와 같은 미성숙 담론에 시달렸다. 이제는 아동과 청소년 차례이다. 미래의 시민이라는 허울 좋은 명분에 기대, 현재의 권리를 박탈당하는 아동·청소년에게 시민의 권리를 돌려주어야 한다. 이렇게 아이들이 현재를 사는 ‘어린 시민’이라는 인식이 분명해지고, ‘어른 시민’과 ‘어린 시민’이 동등한 자리에서 이야기하게 될 때, ‘어린 시민’의 내일은 조금이나마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