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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롯데월드타워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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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남자였다. 직장에서 일하고, 일과가 끝나면 사람들과 술 한잔 걸치고, 주말이면 피곤하다는 이유로 소파와 한 몸을 이룬 채 TV 리모컨만 이리저리 돌리고……. 그랬던 그가 어느 날 TV를 끄고 거실 소파를 떠나, 식탁을 지나쳐 부엌으로 향했다. 대체 무슨 이유로?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부처님이 제자 1250명과 함께 있다가 밥때가 되자 제자들을 이끌고 발우를 든 채 성으로 들어가 밥을 얻었다. 그러곤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와 밥을 먹었다. 옷과 발우를 거둔 후 발을 씻고 자리에 앉으니……." 바로 <금강경> 때문이었다. 1250명의 행렬이 성내를 천천히 돌며 공양을 받는 모습, 다시 거처로 돌아와 밥을 먹고, 그릇을 깨끗이 씻은 뒤 옷매무새를 가다듬은 연후에야 정좌하는 그 모습……. 남자는 "다이아몬드처럼 빛나는 진리가 펼쳐지기 시작하는 곳이 밥 먹고 설거지하는 일상"이라는 <금강경>의 메시지에 감동하고 감탄했다. 그는 바로 다음 날부터 부엌에 들어가 한 손에 식재료, 한 손에 칼을 들고 거룩하고도 숭고한 마음으로 음식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것이 일상이 되었고, 부엌은 남자에게 신비한 공간이 되었다. 그리고 그는 알아차렸다. 부엌이 주는 위로와 안락을. : 사랑을 받아 본 사람이 제대로 사랑할 줄 안다고 한다.
단순한 음식 이야기가 아니었다. 지극한 모성으로 아들에게 정성 음식을 만들어 주는 어머니의 마음 본받아, 아내와 자녀들에게 영양가 있는 아침을 차려 주고 출근하는 아빠의 속 깊은 사랑. 읽으며 가슴이 따뜻해지고, 지금은 먹을 수 없는 엄마의 밥상이 그리워지고 영혼이 위로되는 책이었다. 나에게는.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서울신문 2019년 6월 20일자 '책꽂이' - 조선일보 2019년 6월 22일자 '한줄읽기' - 동아일보 2019년 6월 22일자 '새로 나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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