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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서면동보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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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자이자 ‘북경 노동자의 집’ 활동가인 려도(뤼투)의 두 번째 신노동자 연구서. 전작 『중국 신노동자의 형성』에서 도시에 정착하지 못하지만 농촌으로 돌아갈 수도 없는 신세대 농민공의 고뇌를 다양한 사례로 분석하고 이 집단을 ‘신노동자’로 칭해 그 성격과 현황을 다룬 데 이어, 이 책 『중국 신노동자의 미래』에서는 이들의 노동 현장, 생활 방식, 여가 문화를 망라한 ‘삶 이야기’로 더욱 자세한 실상을 드러낸다. 저자는 이 책에 등장하는 노동자들을 수년에 걸쳐 인터뷰하고 생애를 샅샅이 추적하여 노동자의 삶에 깃든 문화와 정신이 그들이 처한 현실, 나아가 미래와 어떤 관련을 맺는지 밝힌다.
3억 명에 달하는 중국의 신노동자 집단은 세상에 휩쓸려 묵묵히 품팔이로 살아갈 것인가, 아니면 저항하고 연대하여 사회를 바꿀 것인가. 저자는 신노동자의 일과 삶의 선택, 그들이 공장에서 밤낮으로 일해야만 하는 환경, 그리고 이 현실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의 고민으로부터 개별 노동자를 넘어 집단과 사회 현실, 문화가 변화하려면 노동자 계급으로 거듭나 운명을 개척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끈다. : 중국은 일대일로와 중국몽을 통해 제국주의의 폭력적 세계 지배와는 다른 문명 세상을 이끌고자 한다. 그렇다면 그 중국은 누가 만드는가. 려도는 《중국 신노동자의 형성》에서 3억 명에 달하는 중국 농민공을 신노동자로 이름하며, 이들의 자각과 굴기야말로 중국이 진정한 세계 사회를 이끌 동력임을 가늠했다. 그리고 이제 《중국 신노동자의 미래》를 통해 그들이 문화 주체로서 새로운 정치 사회 주역으로 나서는 진정한 중국 특색의 문화 정치의 장면을 펼쳐 보인다. : 책 속 주인공들이 농민공이라 불리기를 거부하고 새로이 만들어 내는 신노동자 주체성은 지금 이 순간에도 형성 중이다. 이 책은 그들이 겪는 절망과 무기력과 열망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에 의해 만들어졌음을 드러내고, 그 구조를 각자 다르게 겪어 내는 수많은 결을 보여준다. 이들은 서로 괴롭히기도 하고, 같이 모여 노래를 만들기도 한다. 결코 단일하지 않은 감정과 행동 속에서 다양한 ‘문화적 전투’를 통해 그들은 각자, 그러나 함께 운명에 저항하며 ‘기나긴 혁명’을 수행 중이다. 이 저항과 주체성은 중국이 만들어 나가는 사회주의의 향방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 책은 중국 신노동자에 ‘대해’ 쓴 책이 아니라, 신노동자의 바로 그 형성 과정에 동참하는 책이다. : 려도는 생산 라인의 고된 노동에 비틀거렸고, 아무도 이름을 묻지 않을 때 모멸감을 느꼈다. 통증을 함께 앓았기에 그녀는 노동자의 무감각한 얼굴에서 능동성을 읽어 낼 수 있었다. 이 책은 통각을 잃어버려야 견딜 수 있는 삶에 대해, 이 삶을 관통하는 문화와 저항에 대해 이야기한다. 시진핑 시대 중국은 아Q가 득실한 동굴처럼 보이나 려도가 있고, 촛불 이후의 한국은 광장에 민주가 차고 넘치나 려도가 없다. 그녀의 치열함 덕택에 우리 사회가 해방의 언어들과 너무 일찍 결별했음을 깨달았다. : 전통적인 향토 사회로부터 이탈한 중국 품팔이 집단은 세계 노동 운동 역사상 전례 없는 고도의 조직화 단계에 신속히 진입했다. 이는 전지구화한 자본이 잉여노동을 착취하고, 공장 지역의 집단 거주지로 노동자를 밀집시킴으로써 가능했다. 이로써 일찍이 마르크스가 부르주아는 자신의 무덤을 파는 일꾼들을 만들어 낸다고 한 것처럼, 중국판 ‘자기 무덤 파는 사람’의 대하드라마가 서막을 열었다. : 현재 북경 교외의 ‘피촌’이라는 시끌벅적한 마을에서 코뮌 공동체가 천천히 성장하고 있다. 이 공동체의 중요한 면은 일종의 종합적이고 자주적인 새로운 집단 노동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100년 전 강유위(캉유웨이)라는 학자가 “유토피아는 결코 공상이 아니며, 현실의 일부분”이라고 말했다. 이 책에 나오는 피촌 이야기를 읽고 나는 이 말이 진실임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한겨레 신문 2018년 8월 16일자 - 동아일보 2018년 8월 18일자 '새로 나왔어요' - 경향신문 2018년 8월 19일자 '새책' - 한국일보 2018년 8월 16일자 '새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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