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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정 작가의 음악 동화. 엄마의 권유로 음악 학원을 다니던 솔이는 몇 번이나 도망을 친다. 그건 수학이나 영어 학원을 다니라는 말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결국 마지막이란 단서를 달고, 학교 오케스트라반에 들어간다. 그리고 한 선생님을 만난다. 토벤 선생님. 베토벤을 닮은 까닭이다. 그는 이전에 만났던 선생님들과는 다르다.

솔이에게도 조금씩 신기한 일들이 일어난다. 뽕짝을 즐겨 부르는 할머니, 비 내리는 날의 빗방울 소리, 엄마의 잔소리, 길거리에서 마주한 콧노래…. 그리고 오케스트라반 아이들끼리의 경쟁과 화합 속에도 음악이 있음을 발견한 것이다. 어느덧 솔이는 지루하고 재미없기만 하던 음악에서 새로운 것들을 보게 된다.

하지만 솔이와 몇몇 친구들은 기초 실력이 부족한지 노력에 비해 좀처럼 실력은 늘지 않고, 힘겹고 불안하기만 하다. 결국 오케스트라반 선배들과 다툼까지 벌이게 되는데…. 솔이는 오케스트라반에서 무사히 발표회 연습을 끝낼 수 있을까?

1. 도망치다 꼼짝없이 잡히다
2. 운명처럼 만나다
3. 뽕짝 부인과 토벤 선생님
4. 악기들이 수다를 떨다
5. 사랑의 세레나데
6. 천재들은 밥맛이야!
7. 베토벤을 위하여
8. 마술처럼 빠져들다
9. 노래에 이야기를 싣고……
10. 음악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11. 뽕짝 오케스트라

수상 :2004년 창비 좋은어린이책
최근작 :<누가 그랬을까?>,<난중일기>,<처음 만나는 이별> … 총 126종 (모두보기)
소개 :글만 쓴 지 20년이 지났는데도 나는 매번 나의 재능과 노력을 의심합니다. 그러나 기어이 이야기를 다 짓고 나면, 힘든 작업은 까마득히 잊고 뭔가 답을 찾은 듯, 다시 새 이야기를 상상하고 있는 나를 발견합니다. 그간 지은 책으로 《금두껍의 첫 수업》, <명탐정 두덕씨> 시리즈, 《큰일 났다》, 《폴짝이》, 《기상천외한 의사 당통》 등이 있습니다.
최근작 :<또 만나요, 달평 씨>,<도망쳐요, 달평 씨>,<어서 와요, 달평 씨> … 총 172종 (모두보기)
소개 :나이가 들수록 잠자리처럼 사뿐하게 날아다니고 싶어요. 예쁜 것들은 맘속에 저장하고 말이에요. 지금까지 쓰고 그린 그림책 《어서 와요, 달평 씨》, 《도망쳐요, 달평 씨》, 《또 만나요, 달평 씨》, 《언니는 돼지야》, 《안녕, 외톨이》, 《나무가 사라진 날》, 그리고 《가을이네 장 담그기》, <또 잘못 뽑은 반장> 시리즈 등이 있습니다.

김기정 (지은이)의 말
우리의 초등학교 시절, 음악 시간은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니었습니다. 꿀밤을 피하려면 리코더나 캐스터네츠를 빌리러 다녀야 했고 당번들은 다른 교실에 가서 풍금이라 부르던, 무거운 건반 악기를 들고 와야 했기 때문입니다.
쿵짝쿵짝! 다행히도 선생님께서는 손가락을 마술사처럼 움직여 멋진 음악을 우리 앞에 부려 내셨지요. 얼마나 신기하던지, 나는 수업이 끝난 빈 교실에 몰래 남아 건반을 몇 번인가 눌러 보기까지 했습니다. 겨우 계이름 몇 개를 두드리는 게 고작이었으나, 그 소리들만큼은 아직도 기억 속에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그렇지만 음악엔 재주가 없어 건반은 참 어려운 일이었고, 리코더와 하모니카로 몇 소절 부는 게 다였습니다.
우리의 아이들은 운이 좋은 것일까요?
“너희들은 행복한 줄 알아라!” 입버릇처럼 하는 말입니다. 어느 정도는 ‘우리는 못 그랬지만 우리 아이만큼은 악기 하나쯤은 제대로 다룰 수 있으면 좋겠다.’란 부모의 바람이 깃들어 있기 때문일 터입니다. 그만큼 음악은 우리 부모님들에겐 머나먼 은하수를 닮은 로망이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초등학교 방과 후 수업이 배경입니다.
8년 전 어느 날, 아이 학교에 오케스트라반이 생긴다는 소문이 돌았고 부랴부랴 아들의 지원서를 넣었습니다. 연주회장에서나 보던 오케스트라가 초등학교에 생기다니요. 그 자체만으로도 아이들보다 우리 부모들이 더 흥분했던 것 같습니다. 역시나 고물고물한 녀석들은 학기 초에 바이올린을 흔들며 폼을 잡았고, 제 몸집보다 큰 첼로를 끌었고, 클라리넷으로 흥흥거렸습니다. 소리는 끽끽, 삑삑이라서 과연 어떻게 될까, 몰래 녀석들의 일과를 살피곤 했습니다. 그런데 학년말이 되었을 때, 녀석들은 놀라운 모습으로 바뀌어 있더군요.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의 서곡을 연주해 내는 겁니다. 굉장한 연주는 아니었지만 큰일을 해낸 듯한 아이들 얼굴을 보면서 우리도 같이 감동을 했습니다. 나는 그 연주회를 보면서, ‘오늘 이 오케스트라반 이야기를 써 주어야지.’ 속으로 약속을 했습니다. 안타깝게도 그 약속은 벌써 수년이 흘러 버렸더군요.
그러고 보니 그 시절 오케스트라반 아이들은 어느덧 어엿한 대학생이 되었습니다. 길거리를 걷다 마주치기라도 하면 움찔하며 ‘이렇게 컸나?’ 하고 휘둥그레집니다.
대학생이 된 큰아들 녀석과 가끔이지만 이런저런 예술 이야기를 하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어쩌다 오케스트라반 이야기를 하면 녀석은 뭐가 좋은지 해죽입니다.
음악과 문학과 미술, 그 본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느낍니다. 한편으론 우리의 삶 역시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는 것도요. 그냥 편하게 음악을 즐기면 되는 걸. 이야기를 듣듯, 코코아를 홀짝이며 빵 조각을 씹듯이, 음악도 그러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삶은 그렇게 쌓여 간다는 걸, 당연한 진리 하나가 예술 속에서 더 선명하게 보이는 까닭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