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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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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내에 나가면 삼 분에 한 번씩 아는 사람을 만나게 되는 작은 항만군. 사계절이 뚜렷해 벚꽃과 녹음, 단풍과 설경이 아름다운 마을에서 돌봄 교사이자 복싱 선수로 살아가는 성주는 철저한 원칙주의자다. 아이들에게 예외 없이 공평한 애정을 쏟으려 노력하고, 체중 감량을 위해 칼같은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으로 일과를 채워 넣는 성주.
그러나 봄날의 새 학기, 돌봄반에 맹랑한 아이 애린과 그의 삼촌 도연이 찾아오면서, 직접 구운 빵과 구움 과자들로 마음을 전하면서 성주의 작은 세계는 변하기 시작한다. 조금 곤란하고 귀찮지만 반짝이는 변칙과 우연들로. 건강한 상상력, 명랑한 목소리로 전하는 따뜻하고도 산뜻한 이야기. 내가 너에게 가면 007쪽 ![]()
: 작가는 인물들을 슬픔에 잠기게 하는 대신 슬픔을 땀으로 배출시켜낸다. 그래서 책을 다 읽고 나면 섣부른 동정이나 아픔 대신 다정한 씩씩함이 마음의 빈 공간 하나를 채워준다. 이 다정한 씩씩함으로 우리는 과거에서 한발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 작가가 복싱 구 년 차라는 깨알같은 정보에 더해, 소설 속 설정과 캐릭터들이 누구로부터 어떤 연유로 비롯되었는지가 적힌 작가의 말까지 접하고 나면 소설 속 세계의 건강함이 결국은 소설을 쓴 작가의 건강함으로부터 온 것이겠다 싶다. 서로에게 어깨를 내어주는 동시에 상대에게 의지할 줄도 아는 이들이 만들어가는 산뜻한 소설. : 이 소설은 보살핌이 누군가를 향한 짝사랑처럼 가닿는 게 아니라 서로의 마음이 마주하는 사랑의 가치임을 증명해낸다. 세계를 견고하게 만들고 끝없이 성장해나갈 다양한 사랑의 모양을 보여줌으로써 말이다. 어른이 되어서도 필요한 말, “너의 든든한 아군이 되어주겠다”는 상냥한 의지처럼 이 소설은 다정하게 우리를 보살필 응원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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