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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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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글쓰기의 대가, 실천적 지식인으로 널리 알려진 ‘조지 오웰’과, 그런 그와 가장 어울리지 않을 법한 ‘장미’. 이 책은 실로 익숙한 두 단어의 낯선 조합을 통해 20세기 영미 문학의 독보적인 작가 오웰의 가장 새로운 초상을 그려낸다.
솔닛은 우리의 편견과 달리 오웰이 장미와 정원 가꾸기를 사랑했다는 점을 출발점 삼아, 오웰이 풍자, 전체주의 비판, 권력과 억압에 대한 저항 등 사회의 부정성을 고발하는 것 못지않게 지상의 아름다움과 즐거움, 기쁨을 추구하는 작가였음을 밝혀낸다. 그렇게 솔닛을 통해 오웰은 사랑과 보살핌과 희망을 치열하게 놓지 않은 한 인간으로 하루하루 위기가 고조되어가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앞에 다시 나타나게 된다. 이 책은 조지 오웰에 관한 또 한 권의 평전이 아니라, 조지 오웰이 심은 장미에서 뻗어나가는 일련의 탐구이자, 우리 시대에 요구되는 저항 행위로서 기쁨과 희망을 말하는 탁월한 에세이다. 오웰의 글쓰기에서부터 ‘빵과 장미’로 표상되는 여성 참정권 운동, 화석연료와 기후위기, 스탈린주의의 폭압적 지배와 제국주의의 노예 착취, 현대 콜롬비아의 장미 산업에 이르기까지, 솔닛은 이번에도 자신만의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하여 서로 다른 주제들이 예기치 않게 맞부딪고 유려하게 연결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 : 특유의 글쓰기는 이번에도 어김없는데 “구체적인 대상들과 쓸모없는 정보 조각들에서 즐거움을 얻”는 오웰과 만나며 더 많은 샛길로 돌아간다. 험난한 독서 여정은 전에 없던 풍경을 보여준다. 모든 권위에 반기를 드는 오웰에 가려져 있던 ‘장미 옹호자’ 오웰의 얼굴을. 정치적 글쓰기를 예술로 만들겠다는 오웰의 다짐이 솔닛을 통해 구현된 책이다. : 우크라이나전쟁을 비롯하여 수많은 악조건 속에서 저마다 고군분투하고 있는 우리 인류를 위해, 리베카 솔닛은 정원을 사랑한 작가 조지 오웰의 아름다운 문장들과 ‘장미가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정원’이라는 눈부신 해결책을 제시한다. 가혹한 생존의 전장에서 분투하고 있는 우리 모두를 위해, 리베카 솔닛은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을 지키기 위한 정원 가꾸기라는 향기로운 투쟁의 비결을 제안한다. 우리 모두가 정원사의 기쁨과 슬픔을 이해한다면, 온갖 전쟁으로 부서지고 메말라가는 이 세상을 마침내 구원할 수 있을 것이다. 세상 모든 정원이 살아 있는 한, 우리는 끝내 괜찮을 것이다. : 리베카 솔닛은 조지 오웰과 장미라는 두 대상을 거점으로 마치 거미처럼 넓고 탄력적인 자료와 해석의 포집망을 짓는다. 1936년 오웰이 심은 6펜스짜리 장미 묘목에서 출발하여 빵과 장미로 표상되는 여성의 참정권 운동, 영국의 석탄 산업과 고생대 지질학, 화석연료와 기후위기, 식민지 시대의 노예 착취와 오늘날 콜롬비아 장미 농장의 노동조합처럼 광범위한 주제들이 조밀하게 집결한다. 이로써 우리는 아름다움은 윤리의 문제에서 결코 자율적이지 않으며, 양자를 함께 지키려는 싸움은 우리 공동의 생에 필수임을 새로 인식한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한겨레 신문 2022년 12월 2일자 '책&생각' - 문화일보 2022년 12월 2일자 - 동아일보 2022년 12월 3일자 '새로 나왔어요' - 중앙SUNDAY 2022년 12월 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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