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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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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우리는 스스로를 지우며 먹고사는 일에 매달린다. 자기만족과 자기계발이라는 포장을 내세우지만, 사실 남들과 똑같이 살기 위한 발버둥이다. 그것을 깨닫기까지 우리는 긴 시간을 소비하거나 혹은 영영 모른 채 오늘을 버리고 만다. 아직 오지 않은 내일에 오늘의 희망을 배팅하는 것이다.
삶을 고스란히 살기 위해 매일의 이사를 마다하지 않는 연인의 이야기를 담았다. 두 평 남짓한 밴으로 모든 짐을 옮기고 살아가는 이 연인도 한때는 일상을 잊고 살았다. 매일 표정을 감추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만 안고 있던 이들에게는 마음을 꿰맬 시간이 없었다. 그렇게 일상 대부분의 것을 포기해도 결국 돌아오는 건 월급 절반의 월세였다. 하지만 가난한 주머니보다 더 부족한 건 나를 돌보는 시간이었다. 결국 번아웃 증후군이라는 진단명을 받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고장 난 마음을 수리하고 방향을 찾아야만 했다.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 아주 작고 생각보다 더 불편한 집, 밴으로 옮긴다는 건 큰 결심이었다. 하지만 매일 이사하는 번거로움 속에서 처음으로, 온전히 그들을 위한 질문을 갖게 되었다. 편안하고 안락한 집을 지키기 위해, 오지 않을 미래를 위해 지금을 버릴 때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프롤로그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문화일보 2019년 8월 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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