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종로점] 서가 단면도
|
전작 <과로 사회>로 주목받은 사회학자 김영선이 <누가 김부장을 죽였나>를 들고 돌아왔다. 주 52시간 근무 시대의 도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를 '장시간 노동'에 묶어 놓는 사회문화적 구조와 이러한 예속 상태의 해체 방안을 탐색하는 책이다. 특히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가'의 대안을 좀 더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데 집중했다.
'장시간 노동 근절' 선언 아래 주 52시간 근무가 시행됐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일과 삶이 실제로 균형을 맞추기까지 갈 길이 멀다는 목소리가 높다. <누가 김부장을 죽였나>에서 저자는 현대인의 '시간 빈곤'이 제도 개선만으로 해결되지 않으며, 개개인의 시간권리가 온전히 내 것으로 누려지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한다.
: ‘과로사’의 원조 격인 일본에서 과로사방지학회가 열렸다. 중국에서 온 학자가 공개 질의했다. “일본은 선진국인데도 왜 과로사 문제가 아직도 심각한가?” 한국에도 같은 질문을 던질 수 있다. 김영선 박사의 이 책은 이 질문에 대한 “완전하고도 검증 가능하며 비가역적인 답변”(CVIA)을 제시한다. : 이 책은 ‘일에 치인’ 우리 모두가 사회경제적으로 공모해 하나의 체제로 형성하고 공고화해온 우리 시대 장시간 노동을 탁월하게 그려낸 서사 보고서다. 체념과 함께 오랫동안 은폐되어 온 ‘시간기근 상처’의 풍경이 이처럼 호소력 있게 드러난 글은 흔치 않다. : 김영선 박사는 장시간 노동에 맞서는 우리의 자세가 ‘좀 더 견딜 만한 착취’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시간권리를 확보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소비주의와 거리 두기, 일에서 성과 장치를 걷어내기 등의 대안에서 이 책은 차별성을 갖는다. : ‘일과 생활의 균형’ ‘노동시간 단축’은 계속해서 화두다. 지금 딱 필요한 책이다. 노동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와 판례, 국내외 연구 서적과 사례가 총망라되어 있다. 소장할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야근과 휴일 노동에 지친 가족, 친구, 선후배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경향신문 2018년 7월 20일자 '책과 삶' - 국민일보 2018년 7월 23일자 '200자 읽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