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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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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급 시각장애인 남편과 1급 지체장애인 아내의 유럽여행기다. 걸을 수 없는 아내와 보이지 않는 남편이 서로의 눈과 다리가 되어 여행을 떠났다. 비장애인의 동행 없이 1급 장애인끼리 해외여행을 떠난다는 것. 이제까지 우리가 아는 한 이런 여행은 전무했다. 그것은 집 밖을 나서는 순간부터 단 한걸음도 쉽지 않은 과정의 연속이다.
비장애인용 보도로는 갈 수도 없고, 계단 하나만 있어도 절대 이동 불가이며, 택시도 고속버스도 전철도 비행기도, 타고 내리기조차 어느 하나 수월치 않다. 심지어 전동 휠체어의 배터리로 한 번에 이동할 수 있는 거리는 단 12km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떠났다. 모두의 만류를 뿌리치고, 걱정을 뒤로하고 위태롭지만 짜릿한 여행길에 올랐다. 그들도 남들처럼 여행할 자유가 있으니까. 프롤로그 : “사서 고생한다는 말도 있지만, 따지고 보면 여행만큼 우리를 힘들게 만드는 일도 없다. 낯선 곳일수록 여행은 우리를 미숙하고 나약한 존재로 만든다. 지금까지 살아온 안전한 공간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아무런 문제도 없을 텐데, 도대체 왜 사람들은 제 돈을 써가며 먼 곳까지 여행하는 것일까? 이 의문에 대한 훌륭한 답이 이 책에 실려 있다. 때로 유머러스하고 때로 위태롭고, 새삼 경이로운 이 독특한 유럽여행기는 모든 여행이란 용기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용기라고 멋있게 말했지만, 이 여행기에서 알 수 있다시피 그건 어마어마한 생고생의 시작이다. 그런데 이상한 일은 이 생고생이 그들을 자유롭게 만든다는 점이다. 이제 이 책에 나오는 두 사람은 세상 어디든 갈 수 있는 사람들이 됐다. 누군가는 이들의 자유에 용기를 얻어 첫 발걸음을 뗄 테니 이 자유는 우리 모두의 자유이기도 하다. 그렇게 이 세상은 조금씩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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