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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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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청소년기에 소녀문화를 열정적으로 소비하며 자란 어른이 소녀문화를 다시 마주하게 되었을 때 양가적인 감정을 느끼게 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책이다. 평범한 소녀가 마법전사가 되어 악의 세력을 물리치고 세상을 구한다는 서사의 애니메이션은 소녀에게 용기와 자신감을 북돋아주는 것일까, 아니면 미니스커트를 입고 하이힐을 신은 모습을 통해 성역할을 세뇌하는 것일까?
성인의 입장에서 소녀문화를 단정 짓기는 쉽다. 그 과정에서 어떤 문화적 요소는 어린이에게 이롭다는 이유로 장려되는 반면, 어떤 것은 해롭다는 이유로 탈락한다. 그 모든 과정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성인의 판단이다. 하지만 소녀문화에는 단순히 여자 어린이들에게 권장할 만한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이라는 이분법적 프레임 그 이상의 복잡한 맥락이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소녀와 소녀문화를 어떻게 이해하고 바라볼 것인가? 이 책은 소녀문화에 대한 약 반세기 동안의 역사적·사회적·문화적 논의들을 톺아보며 ‘소녀란 누구인가’라는 질문의 답을 찾고 소녀문화의 여러 맥락들을 짚어나간다. 저자의 말: 발명된 소녀, 발견된 어린이 : 애니메이션 더빙은 성우들의 전문 영역이다. 우리말 대사와 캐릭터의 입 모양을 정확히 맞추는 더빙 테크닉뿐만 아니라,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분석하는 능력도 갖추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내가 맡은 캐릭터가 내뱉는 대사를 나 자신이 먼저 이해하고 수긍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더빙에 참여한 작품들이 여러 편 언급되어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순식간에 한 권을 다 읽었다. 그리고 확인받을 수 있었다. 그동안 미소녀 변신물을 더빙하며 느꼈던 정체를 알 수 없는 불편함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이었는지를. 이 땅의 소녀들이 더 자유롭게 느끼고, 원하는 걸 말하고, 거침없이 행동하길 응원한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한겨레 신문 2022년 4월 29일자 - 세계일보 2022년 5월 7일자 '새로 나온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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