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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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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성문학상, 내일의 한국작가상을 수상한 시인 유병록의 첫 산문집. 201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하며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한 시인은 등단 당시 "시선의 깊이, 선명하게 떠오르는 이미지, 서둘지 않고 차분하게 진행되는 묘사력이 탁월"하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 책은 그가 어린 아들을 먼저 떠나보내고 감당하기 어려운 큰 슬픔 속에서 한 글자, 한 글자 안간힘을 내어 써 내려간 치유의 기록이다. 참척의 고통을 겪은 젊은 시인이 "죽음의 힘"으로 살아가겠다는 다짐이 못내 눈물겹다.
: 참혹과 고통을 마주하며 사람은 어떤 말을 내어놓을 수 있을까. 만약 그 사람이 시간과 기억을 수없이 더듬는 일로 삶을 살아가는 시인이라면. 만약 그 사람이 작은 마음의 결들을 하나하나 살피고 되짚는 일을 즐기는 좋은 사람이라면. 그는 어떤 말을 처음 뱉을까. 아니 끝내 어떤 말을 꺼낼까. 아니 어떤 말이 되지 못하는 말들을 중얼거릴까. 이 책에 그 말들이 있다. 사람으로 태어나 발음하지 않아도 좋았을, 하지만 사람만 온전히 할 수 있는, 있는 힘을 다해 살고, 있는 힘을 다해 슬퍼하는, 말들. : 이 책은 수많은 생면부지의 타인을 고통의 공감자로서 불러 모은다. 그가 이렇게 관대하게 자기 곁을 내보일 수 있는 이유는 아마도 그가 부끄러울 것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일상을 헝클어뜨린 거대한 슬픔에 맞서 그가 엉터리없이 살았다 하더라도 이는 전혀 부끄럽게 여겨지지 않는다. 유병록의 지난 세월은 고스란히 그의 아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기록이다. 이 책은 그의 가지런한 슬픔의 종합이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서울신문 2019년 11월 8일자 '책꽂이' - 한국일보 2019년 11월 7일자 '새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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