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 휘트먼은 19세기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시인이자 미국의 민주주의 정신을 가장 잘 대변하는 시인으로, 20세기 미국 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는 단 한 권의 시집 <풀잎Leaves of Grass>을 남겼으며, 이 시집을 평생 쓰고 고치고 증보했다. <풀잎> 초판에 대해 비평가 해럴드 블룸은 "미국의 세속 경전들 가운데 가장 중심에 자리하는 작품"이라고 극찬했으며, 랠프 월도 에머슨은 "미국이 배출한 가장 놀라운 작품"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읻다 시인선에서 선보이는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휘트먼이 남긴 시와 산문 가운데 바다와 연관된 작품을 모아 소개하는 선집이다. 미국 뉴욕주의 롱아일랜드에서 자란 휘트먼은 어린 시절부터 해변과 바다를 몹시 사랑했다. 그는 해변을 거닐고 바다를 바라보며 '물'에 대한 책을 쓰고자 마음먹기도 했다.
비록 한 권의 책으로 남기지는 못했지만 휘트먼은 바다를 노래하는 작품을 여러 편 남겼다. 그는 <풀잎>을 열두 개의 큰 '덩어리cluster'로 구분하면서 다섯 번째 덩어리인 '해류Sea-Drift'에 바다와 해변에 대한 시들만을 따로 모아놓았다.
이번 선집은 <풀잎>의 '해류' 편에 실린 모든 시와 그 밖에 바다와 해변을 소재로 한 시들, 그리고 휘트먼의 산문집 <표본적인 날들Specimen Days & Collect>에서 바다와 해변과 관련된 산문 세 편을 뽑아 엮었다. 2013년 <문학동네> 신인상으로 등단해 시인이자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는 황유원 시인이 <밤의 해변에서 혼자> 번역을 맡아, 오랜 시간을 들여 섬세한 감각으로 휘트먼의 시어를 우리말로 옮겼다.
최근작 :<풀잎 (모노 에디션)>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매일, 시 한 잔> … 총 979종 (모두보기) 소개 :미국의 정신을 잘 대변해 주는, 미국이 낳은 가장 위대한 시인으로 인정받는 월트 휘트먼은 1819년 5월 31일 미국 롱아일랜드의 헌팅턴타운 근교의 웨스트힐스에서 농부이자 목수였던 아버지와 퀘이커 교도였던 어머니 사이에서 아홉 명의 자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휘트먼은 가난한 가정 형편 때문에 5∼6년 정도의 교육밖에 받지 못하고, 11세의 나이에 학교를 그만두었다. 그는 법률 사무소, 병원, 인쇄소, 신문사 등에서 잡일을 하면서 영국 낭만주의 소설과 시, 고전문학, 성경 등에 심취했다. 그러다가 17세가 되던 1836년에 교사가 되었으며, 그 후 롱아일랜드에 있는 학교에서 5년간 가르치는 일을 하다가 그만두었다. 그 후, 저널리즘에 몸을 담아 뉴욕에서 활약했는데, 1838년에는 주간지 <롱아일랜더>를 창간했으며, 1842년에는 신문사 <뉴욕 오로라>의 편집인이 되었다. 이해에 그는 에머슨이 뉴욕에서 행한 “자연과 시인의 능력”이라는 제목의 강연을 듣고 감명을 받아, 에머슨이 예언해 준 “미국의 시인”이 되고자 결심했다. 그리고 1842년 봄에 갑자기 편집 일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뉴욕 오로라>를 그만둔 후, <이브닝 태틀러>, <롱아일랜드 스타>, <브루클린 데일리 이글>과 같은 여러 신문사에서 기자, 자유 기고가, 편집인 등으로 10여 년간 활동하다가, 마침내 시인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1848년에 휘트먼은 뉴올리언스에서 발행되는 <뉴올리언스 크레센트>의 편집을 맡아 달라는 제의를 받고 뉴올리언스로 떠난다. 이때 그는 여행을 통해 그는 미국의 광대함과 다양함에 대해 인지하게 되었으며, 이때 경험한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폭 넓은 비전은 그의 시에 스며들어 그를 미국의 위대한 시인으로 발돋움하도록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휘트먼은 뉴욕으로 돌아온 후 신문사 <브루클린 프리맨>의 편집 일을 맡았다. 그가 36세 되던 1855년 7월 4일에 첫 시집인 ≪풀잎≫을 자비로 출간했다.
또한 휘트먼은 1862년에 남북전쟁에 참전했다 부상당한 동생 조지를 병문안하기 위해 워싱턴에 갔다가 그곳에 있는 군 병원에서, 부상당한 군인들을 돌보는 간호사로 근무하기도 했다. 1865년에 출간된 시집 ≪북소리와 1875년에 출간된 ≪전쟁 회고록≫은 이때의 경험을 담은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1882년에는 그의 인생 초기의 생활, 남북전쟁 당시 간호사로서의 경험, 노년기의 일상생활, 그의 문학관 등을 담은 산문집인 ≪표본적인 나날들≫을 출간했다. 그리고 출판 및 판매 금지를 당한 덕에 오히려 사상 최고의 판매 부수를 기록한 ≪풀잎≫ 제6판과 ≪표본적인 나날들≫의 판매 수입으로, 그는 1884년에 뉴저지 캠던의 미클 가에 2층짜리 건물을 구입해 이 집에서 1892년 3월 26일 죽을 때까지 살았다.
휘트먼의 신념과 비전을 통해 나온 시가 미국 시에 끼친 영향은 가히 혁명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당대에는 주로 친구들로부터 인정을 받았을 뿐, 독자들로부터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그러다가 20세기 중엽에 접어들면서 미국 최대의 시인으로 각광을 받게 되었고, 그의 시집 ≪풀잎≫은 세계문학의 걸작으로 인정을 받게 되었다.
최근작 :<하얀 사슴 연못> ,<하얀 사슴 연못> ,<초자연적 3D 프린팅> … 총 65종 (모두보기) 소개 :서강대학교 종교학과와 철학과를 졸업했고, 동국대학교 대학원 인도철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13년 《문학동네》 신인상으로 등단해 시인이자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으로 《하얀 사슴 연못》, 《초자연적 3D 프린팅》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모비딕》, 《바닷가에서》, 《밤의 해변에서 혼자》, 《유리, 아이러니 그리고 신》 등이 있다. 김수영문학상, 현대문학상, 김현문학패 등을 수상했다.
월트 휘트먼 200주년 기념 《풀잎》 임종판 선집
해변에서 바다로, 바다에서 우주로
흘러가는 드넓은 바다의 시
세계의 모든 항구로 가는 선원이 되는,
한 척의 배 자체, (실로 태양과 허공을 향해 펼친 나의 이 돛을 보라)
넘치도록 풍부한 단어, 넘치는 기쁨으로 돛을 한껏 부풀려 재빨리
나아가는 한 척의 배가 되는 기쁨.
_〈기쁨의 노래〉 중에서
실재와 이상을 뒤섞는 광대한 해변에서 탄생한 휘트먼의 시
바다와 해변에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과 황홀감이 있다! 바다와 해변의 단순함, 심지어 텅 비어 있음에 대해 얼마나 깊이 생각해보게 되는지! 바다와 해변의 여러 방향들과 방향 없음에 의해 깨어나는 우리 내면의 그것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_<해변에서 보낸 어느 겨울날> 중에서
월트 휘트먼은 19세기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시인이자 미국의 민주주의 정신을 가장 잘 대변하는 시인으로, 20세기 미국 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는 단 한 권의 시집 《풀잎Leaves of Grass》을 남겼으며, 이 시집을 평생 쓰고 고치고 증보했다. 《풀잎》 초판에 대해 비평가 해럴드 블룸은 “미국의 세속 경전들 가운데 가장 중심에 자리하는 작품”이라고 극찬했으며, 랠프 월도 에머슨은 “미국이 배출한 가장 놀라운 작품”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읻다 시인선에서 선보이는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휘트먼이 남긴 시와 산문 가운데 바다와 연관된 작품을 모아 소개하는 선집이다. 미국 뉴욕주의 롱아일랜드에서 자란 휘트먼은 어린 시절부터 해변과 바다를 몹시 사랑했다. 그는 해변을 거닐고 바다를 바라보며 ‘물’에 대한 책을 쓰고자 마음먹기도 했다. 비록 한 권의 책으로 남기지는 못했지만 휘트먼은 바다를 노래하는 작품을 여러 편 남겼다. 그는 《풀잎》을 열두 개의 큰 ‘덩어리cluster’로 구분하면서 다섯 번째 덩어리인 ‘해류Sea-Drift’에 바다와 해변에 대한 시들만을 따로 모아놓았다. 이번 선집은 《풀잎》의 ‘해류’ 편에 실린 모든 시와 그 밖에 바다와 해변을 소재로 한 시들, 그리고 휘트먼의 산문집 《표본적인 날들Specimen Days & Collect》에서 바다와 해변과 관련된 산문 세 편을 뽑아 엮었다. 2013년 《문학동네》 신인상으로 등단해 시인이자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는 황유원 시인이 《밤의 해변에서 혼자》 번역을 맡아, 오랜 시간을 들여 섬세한 감각으로 휘트먼의 시어를 우리말로 옮겼다.
사색의 공간, 생명의 공간, 위안의 공간이었던 휘트먼의 바다
이 지구상에, 혹은 다른 별에 존재해왔거나, 존재할지도 모를, 모든 주체적 존재들을,
모든 산 것들과 죽은 것들, 모든 과거, 현재, 미래를,
이 거대한 유사성은 서로 이어지게 하고, 언제나 이어지게 해왔으며,
앞으로도 영원히 이어지게 하여 그것들을 꼭 끌어안은 채 빽빽이 에워싸주리라.
_<밤의 해변에서 혼자> 중에서
휘트먼이 남긴 바다와 해변에 관한 시들을 보면, 그에게 바다와 해변은 하나의 근원적 공간이었음을 알 수 있다. 한 인간으로서, 사색하는 한 주체로서, 시인으로서 자각하는(부름 받는) 공간이자 무한한 상상력과 세계(우주까지 뻗어가는)에 대한 갈망이 발원하는 공간이었다. 휘트먼은 산문 <해변에서의 공상>에서 이와 같이 적고 있다. “내가 글을 쓰는 데 있어 어떤 특별한 서정시적, 서사시적, 문학적 시도 대신에 해변이 보이지 않는 영향력을 끼치게 되었고, 지배적인 기준과 척도가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황유원 시인은 휘트먼에게 있어 해변과 바다의 의미에 대해 “고정적인 존재로서의 육지와 유동적인 존재로서의 바다가 만나는 장소라는 해변의 상징성은 그 자체로 휘트먼 시 세계의 정신이 되었고, 반복되면서도 끊임없이 변화하는 파도의 힘과 리듬은 그대로 그의 문체가 되었다. 해변과 바다는 휘트먼이 어떤 시를 쓰든 늘 그 기저를 이루는 결정적인 두 요소가 된 셈이다.”라고 말한다.
또한 휘트먼에게 해변은 위안의 공간이기도 했다. 휘트먼은 “앞선 파도는 바싹 뒤따르는 파도를 위로”하고 “뒤따르는 또 다른 파도를 껴안고 토닥여, 모두가 친밀”하다고 노래한다. 또한 해변을 ‘잔물결이 밀려와 끊임없이 씻겨주는 곳’으로 보기도 한다. 산문 <해변에서 보낸 어느 겨울날>에서 그는 말한다. “펼쳐지는 파도와 회백색 해변, 소금, 단조롭고 무의미한 풍경 - 예술, 책, 대화, 우아함이 완전히 부재한 풍경. 그 풍경은 심지어 이 겨울날에도 이루 말할 수 없이 위안을 주고 - 엄숙하지만 무척이나 은은한, 매우 영적인 풍경이다 - 내가 지금껏 읽고 보고 들어온 모든 시와 그림과 음악보다 더욱 미묘한, 지각할 수 없는 감정적 깊이를 만들어낸다.”
휘트먼은 《풀잎》에서 개인과 집단, 인간의 육체, 초월적 우주에 대한 예찬을 이어가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 수록한 ‘해류’ 편에 이르러 깊은 상실감과 절망에 빠진다. 하지만 종국에 그는 이러한 절망감을 묵묵히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인다. 그는 ‘새’가 되고 때로는 ‘배’가 되어 먼 바다로 나아가며,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서는 우주가 하나의 흐름 속에 맞물려 흘러가는 경지에 도취한다. 2부에 실린 〈인도로 가는 항로〉와 〈조용히 인내하는 거미 한 마리>를 거치면서 바다는 우주로 확장되고, 이는 휘트먼의 시 세계에서 바다의 이미지가 얼마나 무한하고 감각적으로 변모하는지를 보여준다.
《풀잎》이 휘트먼 시 세계의 한 완성을 보여준다면,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휘트먼의 영혼의 목소리를 한층 가까이 들려주는, 내밀하고도 아름다운 고백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