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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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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4월 30일. 오상진 아나운서는 김소영 아나운서와 많은 사람들의 축복 속에서 화촉에 불을 밝혔다. 그로부터 정확하게 1년. 오상진 아나운서는 그간 바쁜 일정 속에서도 성실하게 써온 일기를 모아 <당신과 함께라면 말이야>를 출간한다. 아나운서와 배우에 이어 '작가'로도 데뷔하는 셈이다.
<당신과 함께라면 말이야>는 실제로, 2017년 4월 30일 그러니까 두 사람이 결혼식을 마치고 떠난 신혼여행에서부터 시작되어 2018년 4월 30일 그러니까 바야흐로 첫번째 결혼기념일을 맞이하여 끝나고 있다. 이 두 사람의 신혼 생활은 2017년 가을, 예능 프로그램으로 제작되어 짧게나마 전파를 타기도 했다. 거기에 나아가 실제 살아가는 모습이나 두 사람의 마음속 깊숙한 곳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가 되는 이번 출간이 더욱 더 이목을 끈다. 여기에는, 두 사람의 '따로 또 같이' 살아가는 일상이 모두 담겨 있다. 너무나 다른 양가의 분위기와 그에 적응해나가려는 노력, 각자 자신의 일에 바쁜 생활, 집에서 나누는 소소한 대화, 살면서 맞닥뜨리는 크고 작은 갈등과 또 그것을 해결해나가는 두 사람의 태도 차이 등 꾸미지 않은 날것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고스란히 들어 있다. 거기에 두 사람을 관통해온 안팎의 여러 사건들을 겪으며 서로가 서로에게 어떻게 의지가 되고 힘이 되어주었는지, 그로 인해 더욱 단단해질 수 있었던 사랑과 신뢰의 마음을 짐작해보고도 남게 한다. 2017년 4월 30일 우리가 결혼을 했습니다
: 과거보단 현재에 충실한 편인 그에 비해, 늘 기억을 더듬고 의미를 부여하는 건 내 쪽이었다. 그런 그가 결혼 후 1년 동안 몰래 일기를 썼다니. 매일 우리가 무엇을 했고, 누가 밥 당번이었으며,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언제 슬퍼하고, 때론 다투며, 고민했는지를 수백 쪽의 글로 남겼다. 기억보다 훨씬 생생하게 우리의 시간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가볍게 넘기다가 웃음이 나기도 하고, 어느새 눈물이 맺히기도 한다.
살다보면 우리들이 꼭 이 책 같기만 할 수 있을까. 시간이 쌓여가며 우리의 사랑은 다른 모양이 되기도 할 테고, 때론 반성도 하겠지. 짧게나마 결혼생활을 겪어보니 가장 어려운 것은, 있는 그대로의 상대를 받아들이는 일이었다. 글을 읽으며 나는 각오를 다진다. 당신이 앞으로 보여주는 모습을 모조리 이해하려 애쓸 것이며, 끝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선 그저 사랑하겠다고. 나와는 다른 당신이기에 이토록 긴 연서를 나에게 보낼 수 있었을 테니. 그 믿을 수 없는 사랑에 감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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