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희 (미술평론가, Ph.D.) : 김대균 건축가를 볼 때마다 소심한 악동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의 머릿속에는 세상을 변화시킬 ‘트릭스터(trickster)의 재기발랄한 저항적 에너지가 꿈틀댄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를 만날 때마다 발상이 전환되는 유쾌한 모멘텀을 기대하게 된다. 이 책 역시 그만의 세심한 파격성과 예외적 신중함으로 집과 공간과 사람에 대한 근원적인 동시에 미래지향적인 서사를 들려준다. 집에 대한 김대균의 오랜 고민과 다층적인 사유는 찬찬히 공감을 일으켜, 피로하고 창백한 삶을 사는 현대인의 내면에 마법 같은 시적 풍경을 체화하게 만들 것만 같다. 나 역시 이 책을 탐사하면서, 마치 카를 융이 직접 지은 볼링겐 성탑처럼 나의 증후를 치유해 줄 마지막 ‘은신처’를 상상해본다. 이미 풍요로운 고독을 선물 받은 셈이다.
김지은 (드라마작가) : ‘현관의 마음’이라니! 이런 말을 짓는 건축가는 어떤 집을 지을까. 읽는 내내 설레며 깨닫게 된다. 그래, 이게 집이지. 집이란 이런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