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그림책 시리즈. 짧은 순간에 찾아오는 기쁨, 일상의 작은 행복을 담은 그림책이다. 하룻밤 캠핑 이야기에는 두 주인공이 나온다. 어설프지만 듬직한 고릴라와 뾰족뾰족 신경질적으로 보이지만 친구를 배려하는 고슴도치. 둘의 대화가 감칠맛 나게 이야기를 끌고 간다. 둘은 내내 티격태격한다. 덜렁거리는 고릴라는 길도 잘 못 찾고, 텐트도 잘 못 치고, 혼자 저녁 짓는 것도 벅차한다. 캠핑을 안 가겠다던 고슴도치는 그런 고릴라를 따라다니면서 잔소리를 한다. 그렇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고릴라가 원하는 것을 해 준다.
이야기는 참으로 소박하다. 엄청난 일이 벌어지지도 않고, 고릴라와 고슴도치가 유달리 사이가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다. 문제로 삼을 만한 것이 없다. 마치 특별한 일 없는 일상이 책 속에 담긴 것 같다. 심심한데 좋고, 별일 없어서 좋다. 특별한 일 없어도, 아주 가끔 예쁜 하늘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다'를 말할 수 있는 마음. 따뜻한 마음이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