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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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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레이먼드 챈들러 선집> 등을 번역한 전문 번역가이자 에세이스트, 서평가로도 활발히 활동 중인 박현주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 3년 전, 도로미에게 호감의 신호를 보냈던 제주도 양봉남. 두 번의 만남을 뒤로하고 서울로 올라온 도로미는 '다정한 분을 만나서 더 즐거웠던 제주'라고 적극적인 포스트를 올렸으나 어느 곳에서도 그를 찾을 수 없고…….
그가 보낸 신호가 호감인지 아닌지 내내 궁금했던 도로미를 필두로 그녀의 친구 박하담과 윤차경은 양봉남을 찾아 제주도로 떠나기로 의기투합한다. 이름하여 '서칭 포 허니맨 프로젝트'. 그렇게 도착한 제주에서 세 여자는 타인이 내게 품은 의외의 마음, 과거 일어났던 수상한 사건의 진실, 그리고 거대한 산업적 음모와 마주하게 된다. 1장 신호는 가끔 혼란스럽다
: 그 사람은 왜 다시 연락하지 않았을까. 그 유구한 미스터리를 해결하기 위해 세 여자가 제주로 향한다. 예보를 빗나간 태풍처럼 예상보다 복잡하게 얽혀 있는 미스터리가 점점 모습을 드러내면서 페이지를 넘기는 손과 단서를 조합해보는 머리가 동시에 바빠진다. 진실에 대한 궁금증으로 인물들과 같이 내달리다 보면 숨이 가빠오고 가슴이 뻐근해진다.
미스터리의 여정 가운데 세 여자는 각자의 로맨스에 대한 질문을 새로고침하고 그로 인해 기대와 불안, 냉소와 열정, 여러 감정의 파도를 타느라 조용히 분주하다. 박현주 작가는 우리가 로맨스라는 포장지 안에 욱여넣어둔 것들을 예리하고 통찰력 있는 문장들로 끄집어내서 바라보게 해준다. 세 여자가 익숙하게 접해온 로맨스의 서사에 취해 자신의 마음을 부풀리고 있었던 건 아닐까 의심하는 모습에서는 뜨끔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그럼에도 누군가의 어깨, 옆얼굴만 보고도 ‘손끝에서부터 간질거리는’ 기분을 느끼는 순간엔 그저 “망할 로맨스”라고 같이 중얼거릴 수밖에! 로맨스라 이름 붙여진 사건들의 뒷면에 대체 얼마나 많은 미스터리가 숨어 있을까. 박현주 작가가 밝은 눈으로 이 세계의 미스터리를 계속 추적해주길!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일을 해내고 끝내 타인의 선의를 믿고 싶어 하는, 이 예민하고 성실한, 성실하게 예민한 여자들을 그녀의 소설에서 또 만나고 싶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한겨레 신문 2019년 11월 15일자 - 한국일보 2019년 11월 14일자 '새책' - 경향신문 2019년 11월 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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