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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샤이에 의해 설립되어 40년의 전통을 지닌 모스크바 체임버와 C. 오베리안은 러시아 정서 표현에 발군의 실력을 지닌 연주단체이다. 러시아 음악의 특징인 정열적인 감정과 풍부한 멜로디, 때로는 어두운 사운드와 멜랑콜리한 분위기를 만끽시켜주는 연주를 들려준다. 특히 쇼스타코비치 '녹턴'에서의 첼로의 구슬픈 멜로디와 게디케의 미니어처, 차이코프스키 멜로드라마, 무소르그스키 눈물 등에서 진하게 우러나오는 서정미가 일품이다.
'러시아적 선율'이란 무엇인가. '애조띤 아름다움'이라고 표현하면 어떨까. 적어도 이 음반으로만 판단한다면 말이다. 이 때의 '애조(哀調)'는, 그러나 오랫동안 참고 참으며 가슴속에 쌓아두었던, 마침내 견디지 못하고 조금씩 풀어놓는 절제와 인내의 애조이다. 그 내부는 한(限)과 고통으로 점철되어 있지만, 그 표면적인 드러냄은 달콤한 아름다움인..
이 음반은 처음부터 러시아 음악의 정조 중에서도 '슬픔'에 초점을 맞추기로 작정한 것처럼 보인다. 첫곡으로 실린 러시아 민요 '희미한 불빛', 그 뒤를 잇는 '명상 (차이코프스키)', 다시 '민요 (R.글리에레)', 그리고 안단테(A.스크라빈)'.. 차이코프스키의 '슬픈 세레나데'나 무소르그스키의 '눈물'같은 곡은 아예 제목부터 감상적인 정조를 한껏 드러낸다. 전체적으로 말랑말랑하고 귀익은 선율. 스산한 늦가을 저녁에 들으면 제법 잘 어울릴 듯한 느낌이다. 모스크바 체임버의 현은 가늘고 차분하며 고른 소리로 '러시아의 영혼'을 잘 표현하고 있다. '슬픈 세레나데'같은 데서 언뜻언뜻 드러나는 바이올리니스트 코레이 체프로섹의 감수성 있는 독주 솜씨도 인상적이다.
이 음반에서 한가지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델로스가 자랑하는 'VR 레코딩'. 시각이 아닌 청각에서도 '가상현실 (VR)' 기술이 가능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빼어난 음질을 들려준다는 사실만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소리의 포고가 깊이가 가히 입체적이라 할 만큼 훌륭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