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부턴가 영화음악으로 '스코어' 대신 '컴필레이션' 을 만드는 것이 하나의 관례처럼 되어버렸다. 영화를 보아야만 만날 수 있는 배경음악 대신 인기 가수들의 곡들을 하나 가득 담으면, 그들의 팬층도 흡수할 수 있고, 영화의 느낌도 (비록 보지 않더라도) 잘 살려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헐리웃 블록버스터들을 중심으로 이런 경우가 많은데, 이 덕에 우리는 일부 스타 작곡가들의 곡을 제외하고는 좀처럼 영화 내의 음악들을 만나보기가 어려워졌다.
하지만 '노래' 로 상황이나 감정을 표현하는 부분이 다른 장르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로맨틱 코미디는, 이와는 조금 경우가 다르다. 이런 경우는 주로 '잘 고르는' 것이 앨범의 성패를 좌우하는 주요 요인이 된다.
2003년 연말에 개봉,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영화 [Love Actually] 의 사운드트랙은, 위의 조건에 100% 부합하는, 잘 선곡된 멋진 컴필레이션' 이다.
가장 주목해야 하는 곡은 'Christmas Is All Around'. 92년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의 주제곡으로 쓰여 많은 인기를 얻었던 웻 웻 웻의 원곡을 리메이크한 이 곡은 원곡의 부드러움을 중독성 강한 거침으로 바꾸어 색다른 매력을 전한다. 이 외에도 비치 보이스, 에바 캐시디 부터 걸스 어라우드, 노라 존스, 텍사스 등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는 곡들의 배치는 조금도 지루할 틈 없이 청자를 이끌고 간다. 더불어 이 많은 곡들이 영화 내 여기저기에 살짝 자리하고 있었다는 점이 놀랍기만 하다.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순간순간 스쳐갔던 곡들을 온전하게 만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일테고, 보지 않았더라도 따뜻하고 기분좋은 느낌을 만끽할 수 있도록 선곡된 음반. 하트 모양의 앨범 자켓 프린팅 또한 너무 예쁘다.
1-1. Jump
1-2. Too Lost In You
1-3. The Trouble With Love Is
1-4. Her With Me
1-5. Christmas Is All Around - Billy Mack
1-6. Turn Me On
1-7. Songbird - Eva Cassidy
1-8. Sweetest Goodbye
1-9. I'll See It Through
1-10. Both Sides Now
1-11. White Christmas
1-12. Take Me As I Am
1-13.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 - Olivia Ol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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