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안 클래식의 대가가 슈베르트에서 말러에 이르는 오스트리아의 레퍼토리를 어떻게 연주할까 궁금하지만, 일단 그의 브루크너 연주를 들어보면 페도세예프가 왜 세계적 대가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는가를 실감할 수 있다.
그의 8번 연주는 기존연주의 해석의 틀을 과감히 벗어버리고, 그만의 시야에서 음악을 조망한다.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새로운 음향과 독특한 프레이징은 짜릿한 쾌감을 선사한다. 하지만 그 쾌감이 단지 감각적 차원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납득할 수 있는 전체의 조성에 기여한다. 그리고 그의 8번이야말로 진정 브루크너적이라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다. 페도세예프가 오늘날의 대가라는 것이 실감되는 대목이다.
1930년에 소련 국영 방송 산하 관현악단으로 창단된 러시아의 오케스트라는 과거 모스크바 방송 교향악단(Moscow Radio Symphony Orchestra) 명칭을 사용했으나 1993년 이후로 '모스크바 방송 차이코프스키 교향악단(Tchaikovsky Symphony Orchestra of Moscow)'으로 불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