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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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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서'(혹은 요리책)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어떤 정형화된 책을 연상케 한다. 화려하게 장식된 음식 사진, 필요한 재료, 양, 대체할 수 있는 재료, 차례대로 나열된 조리법. 이는 더 이상 요리'책'이 아닌 유튜브 등을 통해 요리하는 방법을 익히는 이들에게도 익숙한 형식이며, 하다못해 컵라면 겉면에도 이러한 형식의 조리법이 적혀 있다.
그렇지만 각각 중세 독일과 18세기 프랑스에서 출간된 <좋은 음식에 관한 책>과 <공화국 요리사>는 우리를 당혹스럽게 만든다. 현재 통용되는 요리서 형식에 익숙해진 우리로서는 재료도, 양도, 조리법도 제대로 명시되지 않은 두 책을 과연 ‘요리서’로 볼 수 있는지부터 의구심을 갖게 된다. 모든 것이 부정확하기 때문에 책에 나온 설명만으로는 음식을 따라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리서를 (문자 그대로) '요리에 관한 책'이라 해석한다면 우리가 이 두 책에서 읽을 수 있는 것은 상당히 많아진다. 누가 썼는지, 누가 읽을 책인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난이도가 어느 정도인지 등에 따라 요리서는 실용서가 될 수도, 전문서가 될 수도, 이론서가 될 수도, 역사서가 될 수도 있다. 이런 맥락에서 따져봤을 때,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좋은 음식에 관한 책>과 <공화국 요리사>는 요리서이자 당시 음식문화를 읽을 수 있는 역사적 사료이며, 요리서에 관한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한겨레 신문 2019년 10월 25일 출판 새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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