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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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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원 고료 제1회 국민일보 문학상을 수상한 뒤 출간한 두 번째 장편소설이자, 소설가 김형경을 문단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로 자리매김하게 한 베스트셀러 <세월>이 20여 년 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출간됐다.
출간 당시 실화와 문학의 경계에 대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지만, <세월>은 무엇보다 여성작가가 쓴 성장소설이라는 점, 하나의 물방울이 상류에서 하류로 나아가 마침내 드넓은 바다와 만나는 상황 사이에 한 인간의 꿈을 향한 여정을 밀도 있게 배치시킨 보기 드문 자전소설이라는 데 그 의미가 크다. <세월>은 열두 살부터 서른셋까지 한 여성이 한 인간으로 온전히 거듭나기까지 성장을 응시하는 뜨거운 고백이다. <세월>의 배경은 크게 3부로 나눌 수 있는데, 무엇보다 김형경 작가가 글 속에서 그 아이, 그 여학생, 그 여자라고 칭하며 그 시절들을 고스란히 복원해 자신의 키운 십 할의 세월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구체적으로 탐정을 꿈꾸지만 부모에게서 떨어져 민달팽이처럼 하숙집을 전전하는 그 아이, 고향인 강릉 바다를 보며 바다가 되리라 책갈피처럼 펼쳐진 바닷가를 서성이는 그 여학생, 잿빛 바다와 전쟁 같은 양극의 사랑에 가로막힌 스무 살의 그 여자, 기억에 반짝이는 꿈의 비늘을 긷기 위해 우물보다 깊은 마음속에 웅크린 서른까지, 작가가 30여 년 동안 안으로만 삭이고 있던 봉인된 시간의 안쪽을 송두리째 뒤집어 보이는 것이다. : 자신의 쓰라린 성장기와 고통의 젊은 시절을 회고한 자전소설이 주는 충격. : 작가의 문학적 성년식에 해당하는 영혼의 이력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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