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연애의 끝에서 떠난 236일간의 여행. 그 여행의 흔적을 감각적인 글과 사진으로 담아낸 트래블 에세이. 시처럼, 영화처럼 그리움이 켜지는 여행의 시간들이 무뎌진 감성을 일깨운다. 여행은 사랑한 날과 사랑한 것에 대한 예의이자 상처 치유의 과정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 속 상처까지도 여행을 통해 조금씩 아물어 간다. 그래서 연애와 여행을 시작하는 사람들, 혹은 오래된 여행과 연애의 끝자락에 서 있는 이들에게도, 다시 꿈꿀 수 있는 희망을 한 손 가득 쥐어준다.
최근작 :<여행, 그리움을 켜다> ,<서툰.여행.> … 총 2종 (모두보기) 소개 :무엇 하나 잘 버리지 못합니다.
사랑한 날과 사랑한 것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귀 밑에 바람만 돌아도 여행을 떠납니다.
엉덩이가 가볍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몇 년째 영화를 만들겠다고 시나리오를 쓰고 있습니다.
아직 철이 덜 들었나 봅니다.
술렁거리는 날이 참 많습니다.
당연하지요.
뜨거운 심장이 뛰고 있기 때문입니다.
2009년 <서툰 여행>을 펴냈습니다.
지독한 사랑이 끝났다.
사랑한 만큼 아프다면, 눈물보다 여행이 필요한 때.
아픈 연애의 끝에서 새로운 여행이 시작된다.
누구나, 평생 잊을 수 없는 사랑을 한다. 그러나 그 사랑이 모두 이루어지지는 않는 법. 모두가 마법 같은 해피엔딩을 꿈꾸지만, 현실은 때때로 믿기지 않을 만큼 새드엔딩을 연출한다. 그럴 때, 그런 연애의 끝에서 당신은 어떻게 하나. 마냥 쭈그리고 앉아 우나? 찌질한 미련을 붙잡고 떠난 사랑의 곁을 맴도나? 누구나 한번쯤은 겪게 되는 실연의 순간에 가장 현명한 처방은 아마도 여행일 것이다.
“당신 삶에서는 아직 그 사람이 주연배우인데/ 그 사람 삶에서 갑자기 당신이 조연이 되었다면/ 조연이면 그나마 다행인데 자꾸 악역이 될 것 같다면/ 서둘러 여행을 떠나야 한다. // 행인1이나 행인3이 될 때까지는/ 당신만의 여행을 해야 한다”
-「여행을 떠나야 할 때 2」중에서
저자가 사랑을 잃고, 몸부림치듯 낯선 곳으로 여행을 떠났던 236일 간의 여행. 그 여행의 기록은 우리에게 잊는 법이 아니라 다시 사랑하는 법을 깨우쳐 준다. 사랑으로 인한 상처를 여행으로 치유하는 법을 알려준다. 떠난 사람을 미워하거나 원망할 필요도 없다. 사랑했던 기억을 지우려고 애쓸 필요도 없다. 그저 아파하고, 흔들리고, 그리워하는 채로 산티아고 800km 길을 묵묵히 걷다보면, 스쳐간 모든 사랑과 인연이 어느 새 고스란히 삶의 밑거름으로 다져진다. ‘내 마음에 닿았던 게 무엇이었을까?’ 생각하고 또 생각하다 보면, 인간 내면을 찬찬히 들여다보는 안목과 깊이도 생긴다. 여행이 주는 힘이다. 마음에 난 상처에, 여행만큼 값진 치료제는 없으니까.
떨림과 기대로 시작한 여행과 연애,
그 끝에는 다시,
또 다른 여행과 연애가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가슴에 물파스를 두껍게 바른 것처럼 화해져서, 가만히 가슴을 쓰다듬으며 그 자리에 서 있었어요.
처음 당신에게 쪽지를 건네던 날, 내 손에 닿았던 당신 손의 감촉이 화끈화끈 떠올랐어요.
다른 사람의 마음이 내 마음에 닿아서 내 것이 되던 순간, 그 마법 같은 순간이 또 언제든 찾아오겠죠?”
「닿다」중에서
당신과 함께 나누어 썼던 치약을 하루 종일 부질없이 찾아 헤매고, 당신의 생일날 당신 없는 당신의 생일파티를 하고, 당신에게 반했던 내 마음을 다시 만나고 싶어 타임머신이라도 만들고 싶어하는, 그런 사랑. 그 길고 깊은 사랑이 끝났어도, 아픈 가슴을 안고도, 우리는 다시 사랑을 꿈꾼다. 발에 맞지 않는 신발을 신고 산티아고 길을 걷느라 발이 모두 망가지고 비틀어졌어도, 쉽사리 신발을 바꾸지 못하고, 걷기를 멈추지도 못한다. 왜냐하면 여행이 끝나는 순간, 새로운 여행이 시작되니까. 아무리 힘든 여행이었어도, 그 여행의 끝에서 다시 새로운 여행을 꿈꾸기 때문에. 그게 사는 거니까.
이 책은 새로운 여행과 연애를 시작하는 이들에게도 혹은 오래된 여행과 연애의 끝에 서 있는 사람에게도 희망과 위안을 동시에 안겨주는 선물이 될 것이다.
시처럼, 영화처럼 그리움이 켜지는 시간
감각적인 글과 사진이 들려주는 사랑 후(後)의 이야기
진솔한 속내가 담긴 글이야 말로 읽는 이를 감동시킬, 이 책의 가장 날카로운 매력이 될 것이다. 영화를 전공한 사람답게, 작가의 사진 속에는 스토리가 흐른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무심한 듯 울림 있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저자의 오랜 친구 릭샤 왈락, 작은 소녀 모나, 지금도 어딘가로 여행을 떠나고 있을 덕환 씨... 길이 진정 아름다운 이유는 사람 때문이라는 그의 고백은 사진 속에, 글 속에 자연스레 녹아 있다.
“누구가 가슴에 꽃 하나 있어요.// 피우지 못한 꽃이든지/ 피우고 싶은 꽃이든지/....../시들어도 심어두고 싶은 꽃 하나 있어요.”
이루지 못한 사랑이라도 쉽게 버리지 못하고, 다 시들도록 가슴 속에 그대로 심어두는 사람. 그렇게 순하고 그리움 많은 사람들이 우리 주위에는 아직 많다. 각박하고 메마른 현실 속에서도 아직 남아 있다. 그들에게 그리움은 자신을 지탱하는 ‘뼈’인 것이다. 그들은 자신을 지탱하는 그리움을 켜기 위해 오늘도 여행을 떠나 길 위에 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