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의 미학과 예술의 본질을 좇아간 여행. 이 책을 쓴 박선영은 유행을 선도하는 여러 대중매체에서 예술과 관련한 글을 꾸준히 기고해온 알아주는 문화소비자다. 그녀의 미적 취향과 감각을 보여주는 인스타그램은, 현재 팔로워가 1만 6천 명으로 소위 인플루언서이기도 하다. 그녀가 올리는 피드를 보면, 자신의 아파트에서 의자나 조명을 보여주기도 하고, 디자이너의 옷을 입는 모델이 되기도 하며, 때로는 미술 전시를 기획하기도 한다.
그녀의 인스타그램이 특별한 것은 요즘 핫한 문화 트렌드를 그대로 따라가지 않는 데 있다. 어디서 본 듯한 의자와 테이블, 장식장이라도, 그녀가 포착한 시각에서는 색다른 매력을 지닌 사물로 다가온다. 아마도 디자인의 오리지널리티를 찾아내는 그녀만의 섬세한 감성이 더해지기 때문일 것이다. 그중에서도 그녀의 감성이 가닿는 지점은 디자인의 개념이 확립된 20세기 초반의 모더니즘이다. 저자가 빈번하게 독일을 여행하는 이유도 이와 다르지 않다.
2015년부터 저자는 수년 동안 독일을 자주 여행했다. 한 번 가면 석 달 정도 머무는 긴 여정이었다. 베를린을 베이스캠프 삼아 한 달가량 지내고, 남독일의 뮌헨으로 내려가 호숫가에서 유유히 쉬다가, 다시 서쪽으로 올라가 쾰른, 뒤셀도르프, 뮌스터에 이르는 여행을 이어 갔다. 미스 반데어로에의 건축, 바우하우스의 기숙사 숙소, 영국의 조각가 토니 크랙이 조성한 조각공원, 독일 현대미술의 거장 게오르크 바젤리츠가 한때 은거했던 데르네부르크 성 등을 직접 보기 위해서였다.
2022년에도 독일로 긴 여행을 감행했다. 여전히 만나야 할 사람, 보아야 할 공간, 꿈같은 하룻밤을 보내고 싶은 비밀스러운 숙소가 기다리고 있었다. 이 책에는 저자가 그동안 독일을 여행하며 예술적 영감을 얻은 공간, 사람, 사물 그리고 날카롭게 미적 취향을 가다듬은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왜 독일인가? 어쩌면 그녀는 독일을 좋아하는 이유를 스스로 깨닫기 위해 독일 여행을 떠나는 것일지도 모른다. 자신의 미감 속에 자리 잡은 예술의 본질에 한 걸음 더 다가서기 위해서….
최근작 :<독일 미감> 소개 :아트, 디자인, 건축, 가구 등 매혹적인 모든 것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글을 쓰고 있는 칼럼니스트. 특히 20세기 초반의 모더니즘에 기반한 취향과 스타일을 찾아가는 여행을 즐긴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미술 이론을 공부하고, 『하퍼스 바자』 『보그』 『노블레스』 등 예술과 패션, 디자인의 트렌드를 선도하는 여러 대중매체에 꾸준히 글을 기고해왔다. 이우환, 알랭 드 보통, 쥘리에트 비노슈, 소피 칼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 작가, 디자이너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티스트와 관객 사이에 사적이고 내밀한 만남을 연결하는 플랫폼 ‘식... 아트, 디자인, 건축, 가구 등 매혹적인 모든 것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글을 쓰고 있는 칼럼니스트. 특히 20세기 초반의 모더니즘에 기반한 취향과 스타일을 찾아가는 여행을 즐긴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미술 이론을 공부하고, 『하퍼스 바자』 『보그』 『노블레스』 등 예술과 패션, 디자인의 트렌드를 선도하는 여러 대중매체에 꾸준히 글을 기고해왔다. 이우환, 알랭 드 보통, 쥘리에트 비노슈, 소피 칼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 작가, 디자이너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티스트와 관객 사이에 사적이고 내밀한 만남을 연결하는 플랫폼 ‘식스 체어스’를 운영하고 있다. 천경우의 《15 Books, 15 Encounters》, 오리히트의 《From Paper To Light》 전시를 기획했으며, 패션 브랜드 AMOMENTO의 베를린 팝업 전시 기획에 참여했다. 집을 일정 기간 동안 흥미로운 스토어로 변형시킨 《아파트먼트 스토어》와 개인의 소장품을 팝업 스토어 형태로 전시·판매한 《한때 폴의 소유였던 것들》을 코디네이팅하기도 했다. 그 밖에도 인스타그램을 통해 브랜드 AESOP, COS, Our Second Nature 등과 홍보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한 바 있다.
instagram @misuleye
모던의 미학과 예술의 본질을 좇아간 여행
그곳은 오롯이 독일이어야 했다!
왜 독일인가?
이 책을 쓴 박선영은 유행을 선도하는 여러 대중매체에서 예술과 관련한 글을 꾸준히 기고해온 알아주는 문화소비자다. 그녀의 미적 취향과 감각을 보여주는 인스타그램은, 현재 팔로워가 1만 6천 명으로 소위 인플루언서이기도 하다. 그녀가 올리는 피드를 보면, 자신의 아파트에서 의자나 조명을 보여주기도 하고, 디자이너의 옷을 입는 모델이 되기도 하며, 때로는 미술 전시를 기획하기도 한다.
그녀의 인스타그램이 특별한 것은 요즘 핫한 문화 트렌드를 그대로 따라가지 않는 데 있다. 어디서 본 듯한 의자와 테이블, 장식장이라도, 그녀가 포착한 시각에서는 색다른 매력을 지닌 사물로 다가온다. 아마도 디자인의 오리지널리티를 찾아내는 그녀만의 섬세한 감성이 더해지기 때문일 것이다. 그중에서도 그녀의 감성이 가닿는 지점은 디자인의 개념이 확립된 20세기 초반의 모더니즘이다. 저자가 빈번하게 독일을 여행하는 이유도 이와 다르지 않다.
2015년부터 저자는 수년 동안 독일을 자주 여행했다. 한 번 가면 석 달 정도 머무는 긴 여정이었다. 베를린을 베이스캠프 삼아 한 달가량 지내고, 남독일의 뮌헨으로 내려가 호숫가에서 유유히 쉬다가, 다시 서쪽으로 올라가 쾰른, 뒤셀도르프, 뮌스터에 이르는 여행을 이어 갔다. 미스 반데어로에의 건축, 바우하우스의 기숙사 숙소, 영국의 조각가 토니 크랙이 조성한 조각공원, 독일 현대미술의 거장 게오르크 바젤리츠가 한때 은거했던 데르네부르크 성 등을 직접 보기 위해서였다.
독일에서 예술 활동을 하고 있는 한국인들도 자주 만나 인터뷰했다. 피아니스트 김선욱, 건축가 이은영, 사진작가 천경우, 화가 샌 정과 최선아, 그리고 조명을 만드는 그녀의 친구 샛별…. 그들과 나눈 이야기에는 일상적인 뉘앙스로는 표현되지 않는 특별함이 담겨 있다. 예술을 통해 한 나라를, 한 지역을 각별하게 체험하고 인식하는 여행! 그녀의 독일 여행은 늘 예술과 함께하는 ‘아트 여행’이었다.
2022년에도 독일로 긴 여행을 감행했다. 여전히 만나야 할 사람, 보아야 할 공간, 꿈같은 하룻밤을 보내고 싶은 비밀스러운 숙소가 기다리고 있었다. 이 책에는 저자가 그동안 독일을 여행하며 예술적 영감을 얻은 공간, 사람, 사물 그리고 날카롭게 미적 취향을 가다듬은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왜 독일인가? 어쩌면 그녀는 독일을 좋아하는 이유를 스스로 깨닫기 위해 독일 여행을 떠나는 것일지도 모른다. 자신의 미감 속에 자리 잡은 예술의 본질에 한 걸음 더 다가서기 위해서….
유럽을 여행하는 가장 예술적인 방법
한편 이 책은 유럽을 여행하는 특별한 방법을 알려주기도 한다. 예술과 디자인에 관심이 있다면 그녀의 여행법은 더욱 솔깃할 것이다. 저자는 빈티지한 가구나 조명에 애착을 갖고 있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사 모으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마음을 사로잡는 제품은 기필코 손에 넣고야 마는 집요함을 보일 때도 있다. 특히 램프가 그렇다. 이탈리아 디자이너 지노 사르파티의 No.566 램프를 쾰른에서 발견하고 가게 주인을 만나기 위해 하루 반나절을 기다리기도 했다. 그렇게 맺은 인연으로 가게 주인 마틴과는 오리지널 램프를 찾아내는 여정에서 친구가 된다. 디자인 가구 갤러리를 운영하는 울리히 피들러와의 인연도 마찬가지다. 20세기 초반의 디자인에 담겨 있는 유토피아적 의지를 사랑하며, 스스로 가구 탐정임을 자처하는 그와의 만남은 모던의 시대를 한껏 탐구하고 싶은 욕망을 부추긴다.
공간의 미학에 매료되는 저자에게 하룻밤 묵어가는 숙소는 더없이 중요하다. 1930년대 무성영화 시대의 여배우가 살던 집을 개조한 ‘펜션 풍크’는 아르누보 스타일의 진면목을 느끼기에 손색이 없다. 데사우 바우하우스의 기숙사를 스테이로 개조한 공간에는 가구와 램프, 침대, 패브릭 등 그 옛날 바우하우스 학생들이 사용하던 제품들이 그대로 남아 있어, 아련한 감흥을 전달한다. 편리성보다 미학에 방점을 둔 스테이 선택! 여행을 수필처럼 만드는 매력적인 방법이 아닐 수 없다.
가끔은 한 장의 사진이 자극제가 되어 예전에는 몰랐던 생소한 곳을 방문하기도 한다. 안드레아스 거스키의 사진에서 발견한 렘브루크라는 이름을 좇아 뒤스부르크의 뮤지엄을 찾아간 경우가 그렇다. 헤르만 로자 아틀리에를 발견하는 여정도 마찬가지다. 미술사 책에도 등장하지 않는 아티스트를 만나기 위해, 하나의 단서만 가지고 홀연히 떠나는 일은 순탄히 흘러가는 여행에서 때로 자극적인 ‘탐험’ 스토리를 만들어낸다.
“언제부턴가 여행의 예측 불가능성을 끌어안게 되었다. (…) 꿋꿋했던 방문 계획은 모두 무산되었지만, 대신에 나는 바트 고데스베르크라는 라인 강변의 호젓한 동네와 안락한 도피처로 제격인 드레젠이라는 느긋한 호텔에서 며칠을 부유하지 않았나. 나를 주저앉히지 않았다면, 내 세계에 들어오지 못했을 이름과 공간과 시간들….”
이처럼 독일 곳곳에는 혁신적인 디자인의 원형과 충돌적인 현대예술이 굳건히 뿌리를 내리고 있다. 겉으로는 무뚝뚝해 보이지만, 그들의 감성에는 19세기 낭만주의 시대의 미감이 잔잔히 깔려 있다. 여전히 괴테와 실러의 문학을 사랑하고 슈만과 브람스의 음악을 즐겨 듣는 이들. 아픈 역사를 간직한 만큼 예술에 수용적이고 진보적인 태도를 갖게 된 독일. 책을 읽고 나면 저자가 매번 독일로 여행하는 이유에 공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