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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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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해외) 입양의 한국적 기원을 고찰한 책이다. 한국은 한국전쟁의 후과를 수습해야 했고, 경제발전을 국가의 최우선적 아젠다로 삼았다. 이 과정에서 60년 동안 혼혈 아동, 극빈 가정 아동, 미혼모 아동들이 희생되었다. 한국은 미국의 욕구에 부응하여 고아입양특례법을 제정했고, '고아 만들기'와 '대리 입양'의 길을 열었다.
미국은 난민구호법과 이민국적법에 기초해서 한국 아동의 입국을 허용했는데, 엄밀한 의미에서 입양아동 자격으로 입국한 것은 아니었다. 미국은 한국 아동 입양을 통해 '기독교적 미국주의'를 실현하고 '뉴프런티어 시대'의 인종/가족 담론 새 지평을 열어낼 수 있었다. 책은 총 3부로 나뉜다. 1부에서는 한국 입양의 초기 역사를 풀어내면서 어떻게 미국인과 한국인이 실천적이고 창의적으로 주어진 조건을 조정해나갔는지를 보여준다. 2부에서는 체계적인 한국 아동 입양이 이념적으로나 실질적으로 어떻게 시작되고 발전했는지를 보여준다. 3부에서는 1960년대 후반부터 한국 아동이 어떻게 해외 입양이 되었는지를 5장 미국과 6장 한국의 관점에서 각각 살펴본다.
: 우리나라는 국외 입양을 시작한 나라이자, 최장기간 유지해 온 국가다. 65년 전 국외 입양을 시작한 이래 아동출생 인구 대비 "최다 아동 송출 국가"의 지위를 한 번도 내려놓은 적이 없다. 지난해 출생률이 0.98로 세계 최저 수준인데도 아직 타국의 시민에게 자국 아동의 양육을 부탁하고 있다. 하루빨리 멈춰야 한다. 아리사 오는 이 책에서 '왜 우리 아이들이 한국을 떠나지 않을 수 없었는지'에 대한 답을 명쾌하게 알려 준다. 정교한 학문 작업의 결과이다. 입양 담론에 참여하고 있는 분은 물론 일반 독자에게도 일독을 권하고 싶다. : 우리나라 해외 입양의 숨겨진 역사의 민낯을 드러내어 주는 책이다. 이 책은 더 많은 아동을 송출해서 이득을 보려는 한국의 욕망과 더 많은 아동을 수령하는 일을 통해 의미를 누리려는 미국의 욕망이 만나 벌이는 은밀한 거래의 장에서 "아동 최선의 이익"이 어떻게 유린되어 왔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국가가 국민에 대한 의무를 다 하지 못했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우리는 이제야 알아채고 있다. 너무 늦은 알아챔으로 고통 받고 있는 해외 입양인, 그 중에서도 추방된 입양인들을 목도한다. 알아챘지만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해외 입양인들의 고통에 대하여 국가는 언제까지 침묵 할 것인가. : 십여 년 전, '진실과 화해를 위한 해외입양인 모임'에서 활동했던 해외입양인 두 분을 처음 만났던 때가 떠오른다. 두툼한 파일 뭉치를 들고 찾아와 30년도 지난 불법 입양 사례들에 대하여 입양기관과 가족을 상대로 법적 책임을 묻고 싶다고 했다. 그 만남을 계기로 우리나라의 입양법을 아동이익 최우선에 맞게 바꾸는 길에 동참하게 되었다. 미래를 바꾸기 위해서는 지난 길을 되돌아보는 일은 필수이다. 그러한 점에서 이 책의 출판이 기쁘다. 우리나라에서 해외 입양이 어떠한 맥락과 배경에서 이루어졌는지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은 독자들과 함께 아동이익 최우선의 원칙에 대하여 치열하게 고민하고 아동복지제도를 함께 바꾸어 나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서울신문 2019년 6월 7일자 - 한국일보 2019년 6월 6일자 - 한겨레 신문 2019년 6월 7일자 - 중앙일보 2019년 6월 3일자 - 국민일보 2019년 6월 8일자 '책과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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