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우리의 최근 역사를 어떻게 하면 좀 더 재미있는 강의로 엮을 수 있을까 고민하던 역사학자와 인문학적 깊이가 담긴 만화를 꿈꾸던 젊은 만화가의 우연한 만남에서 시작되었다. 만화가와 역사학자라는, 언뜻 서로 어울리기 힘들 것 같아 보이던 두 사람은 '인물'이라는 뜻밖의 공통분모를 발견하고 의기투합했다. "역사 또한 사람 얘기"이기 때문이다.
책은 6가지 테마로 구성되어 있다. '절대권력의 맞수 되기'에는 이승만의 라이벌이었던 김구, 신익희, 조봉암, 조병옥을, '절대권력의 2인자 되기'에는 한국 현대사 '넘버 2'의 양대산맥인 이기붕과 김종필을, '절대권력의 조력자 되기'에는 좌익에게 무거운 형벌을 내렸던 해방기의 법조인들을 살펴본다.
또 '북으로 간 사람들'에는 월북한 박헌영, 홍명희, 문익환, 임수경을, '전향의 세 가지 스펙트럼'에는 자신의 과거에 등을 돌린 양한모, 류근일, 김문수를, '변혁의 불씨들'에는 민주화를 이끈 김주열, 전태일, 박종철을 배치하는 등 각 테마에 어울리는 22명의 현대사 인물들을 다루고 있다.
책은 테마별로 그림체를 바꿔가며 캐리커처에 '해석'의 깊이를 더하려고 한 그림작가의 그림 솜씨와 글작가의 맛깔스러운 글솜씨와 유머감각을 적절하게 버무려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했다. 한국컨텐츠 진흥원의 우수만화 기획부문 선정작이다.
캐리커처만 봤을 때 이 책에 실린 그림들은 대상에 대한 사실적 접근에서 벗어나, 그 인물의 시대적 역할이나 삶의 '스토리'를 담고 있다. 이 스토리는 '사실'을 넘어 새로운 조합과 배치를 통해 역사를 '재구성'한다. 그리고 이 재구성된역사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었으나 주목하지 않았던 또 다른 '진실'을 드러낸다.
고지훈 (지은이)의 말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바로 과거에 살았던 인간들의 '망딸리떼'이다. 이것은 나 자신이 바로 '거기에' 정확히 그 '시간'에 존재하지 않고서는 이해할 수 없다. 아마도 100년쯤 후의 역사가들은 지금 우리들의 망딸리떼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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