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대로 부제를 붙여본다면, '생명을 이해하고 사랑하게 하는 작은 이야기'라고 붙이고 싶다. 이현주, 원경선, 임재해, 이상대, 권오길, 서정홍 선생이 쓴 글에 섬세한 임종길의 삽화가 만났다. 막연하고 어려운 '생명'과 '자연'을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따뜻하게 풀어낸 이야기는 어른이 읽어도 충분히 감동적이다.
'콩알 하나에 무엇이 들었을까?' 노스님이 던지는 화두같은 질문에 대한 답이 첫번째 이야기에 들어있다. 그리고 그 화두는 이어지는 이야기 속에서 계속 반복된다. 자연에 대한 의문은 부메랑처럼 자신에게 돌아온다. 콩알과 나, 그리고 자연이 연결된 것임을 깨닫게 되는 순간, 생명이 무엇인지 독자는 깨닫게 된다. 말로 설명하기는 힘든, '경이'가 느껴지는 순간이 짧은 다섯 편의 이야기에 골고루 들어 있다.
콩알에 대한 생각은 절로 내 자신으로 옮겨간다. 나는 누구인가, 왜 이곳에 있는가, 그리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라는 의문이 독자를 찾아온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유아나 초등 저학년보다는 자신을 벗어나 사회로 눈을 돌리는 초등 중학년 이상의 어린이에게 값진 깨달음을 줄 것이다. 콩알, 한 줌의 흙, 똥, 물, 각시붕어. 도시에 사는 아이라면 잘 모르고 지나친 작은 것들이 숨기고 있는 것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콩알 하나에 무엇이 들었을까? / 이현주
흙이 엄마야 / 원경선
똥이 되는 밥, 밥이 되는 똥 / 임재해
개복숭아 주인은 누구일까? / 이상대
각시붕어랑 조개랑 / 권오길
논 이야기 / 서정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