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의 확산이 가져온 민주주의의 위기를 진단하고 그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독일의 정론주간지「디 차이트」가 기획하고, 프랜시스 후쿠야마, 울리히 벡, 데이비드 헬드, 지그문트 바우만, 알랭 뚤렌느, 피에르 부르디외, 귄터 그라스 등이 참여한 민주주의 분석서이다.
사회주의의 붕괴와 세계화의 진전으로 민주주의적 사회질서가 확산될 것으로 기대되었으나 오히려 민주주의의 위기로 나아가고 있는 현실을 진단하고 민주주의의 복원을 위한 대안을 찾아보기 위해 사회학계의 석학들에게 민주주의의 현황, 진단, 대안을 제시토록 하고 있다.
이데올로기의 종언을 주장했던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기획의도와는 다르게 이 책에 실린 글에서 냉전체제의 붕괴 이후의 사회에 대한 낙관적 확신을 수정하고, 세계화가 가져다 준 사회변화의 불안정성을 인정하고 있다. 그는 자유주의적 개인주의가 확산됨으로써 나타나는 공동체성의 파괴는 자유민주주의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지그문트 바우만, 울리히 벡은 공적 공간의 사사화, 공공성의 형해화는 정치의 무력화와 퇴행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렇게 형성된 정치부재 상황 하에서 새로운 무정부적 급진주의가 그 빈 공간을 채워가고 있기 때문에 민주주의는 위기에 처해 있다고 주장한다.
알랭 뚜렌느, 클라우스 오페와 데이비드 헬드는 정치부재의 현실이 초래한 민주주의의 위기는 신뢰의 회복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그 대안을 제시한다. 현재의 민주주의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치'로의 귀환을 통해 경제에 대한 정치의 통제를 다시 확보해야 한다는 논지이다.
1999년에 있었던 귄터 그라스와 피에르 부르디외의 대담에서는 이성비판으로 무장한 포스트모던주의 집단이 유포하고 있는 운명주의에 반대하면서, 세계사회의 자기교정과 경제의 문명화를 주장한다. 경제의 전면화와 민주주의 고갈에 대항한 정치의 저항을 주장하고 있다.
서문 | 베르너 A. 페르거, 토마스 아스호이어
프랜시스 후쿠야마 | 개인인가 공동체인가
지그문트 바우만 | 최선의 민주주의
울리히 벡 | 탈민족국가 사회와 그 적들
알랭 뚜렌느 | 시민사회에 대한 찬사
클라우스 오페 | 신뢰하지 않는다면
장 마리 구에헨노 | 새로운 권력문제
아비샤이 마가리트 | 정의로운 세계사회는 가능한가?
데이비드 헬드 | 정치로의 귀환
대담 : 권터그라스, 피에르 부르디외 | 자본주의를 길들이자!
옮긴이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