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통한 소녀 사스키아의 학교생활과 친구 관계를 통해 외모나 우정, 사랑과 같은 요즘 아이들의 고민과 현실을 투영해 보여준다. 스스로를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법, 그것은 어른들이 우리 아이들에게 알려주어야 할 가장 우선적이고 중요한 일이다. 스스로를 사랑하는 아이들은 어떤 고통이 다가와도 쉽게 무너지지 않기 때문이다. 사스키아와 같은, 이 시대를 힘겹게 버티며 하루하루 성장해 가고 있는 모든 청소년들을 위한 성장 소설이다.
나는 내 방 안에 은밀한 저장고도 마련해 두었다. 바로 책장 안쪽의 빈 공간이었다. 그곳에 둔 음식들은 워낙 빠른 속도로 사라졌기 때문에 개미가 꼬일 염려도 없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먹는 것에 대한 나의 집착은 점점 커져만 갔다. 아니, 나 자신이 점점 커져만 갔다. 나는 이것이 단지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 지속되지는 않으리라 생각했다. 마치 장기 흡연자처럼 나는 매일 결심했다. 내일부터는 그만 먹어야지. 하지만 늘 다짐으로 끝나곤 했는데….
“자연이 나를 동글게 만든 거였다. 달처럼 동글게!”
청소년들의 고민과 현실을 담아내다!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학교에서 하루의 거의 모든 시간을 보낸다. 학교와 학교에서 함께 지내는 친구들이란 청소년들에게는 거의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는 세계인 것이다. 자연히 외모나 우정, 사랑은 아주 오래 전부터, 그리고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청소년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이다. 공부는 청소년들에게 가장 큰 스트레스 요인이지만, 청소년들이 정말로 고민하는 건 성적표의 등수나 점수보다는 친해지고 싶은 친구와의 대화, 친한 친구와의 다툼, 나를 괴롭히는 아이들과의 관계다.
《달처럼 동그란 내 얼굴》은 청소년들이 본능적이고 감각적으로 느끼는 자신들의 중요한 문제에 천착한다. 이 책의 의 저자인 미레유 디스데로는 도서관에서 사서로 일하며 삶 속에서의 투쟁을 지극히 현실적으로 다루는 작품들로 프랑스에서 주목 받고 있다. 《달처럼 동그란 내 얼굴》 역시 사스키아의 학교생활과 친구들과의 관계를 통해 요즘 아이들의 현실을 투영해 보여주고 있다. 예쁘지 않은 외모 때문에 괴롭힘을 당하고, 친한 친구와 밤새 나누는 별거 아닌 이야기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짝사랑하는 이성과의 연애를 꿈꾸는, 사스키아는 보통 청소년의 모습으로 우리 아이들의 고민과 현실을 담아낸다.
통통한 소녀 사스키아의 파란만장 학교생활
중학생 사스키아는 남들보다 조금 통통한 소녀다. 먹는 것은 언젠가부터 사스키아에게 일종의 강박이 되었고, 뭔가를 먹고 있다는 것을 들키지 않기 위해 숨어서 음식을 먹기도 했다. 하지만 아무리 몰래 음식을 먹어도 곧 외모에서 진실이 드러났다. 살이 찐 것이다. 중학교 2학년 첫 수업에서 반장이 사스키아의 이름을 ‘베녜(도넛과 비슷한 튀긴 빵)’라고 부르면서 사스키아의 청춘은 망가지기 시작했다. 청소년 세계에서 통통하다는 것은 중대한 결함이자 비난받아 마땅하며 변명의 여지도 없는 일이었다. 이날부터 사스키아는 손쉬운 공격 대상으로 인식되었고, 점점 움츠러들었다.
가장 친한 친구 클레르의 도움으로 아이들의 괴롭힘에서 벗어나는가 싶더니 고등학생이 되었을 땐 사스키아에 대한 조롱으로 가득 찬 웹 사이트까지 만들어지고 만다. 이 사건으로 사스키아는 친구 클레르와 다투고, 짝사랑하던 남자아이가 다가왔을 때도 접힌 살에 그의 손가락이 닿는 것이 싫어 밀쳐내고 만다. 가장 친한 친구와 좋아하는 남자아이 모두를 잃을 위기에 처한 사스키아는 아무도 없는 자신만의 아지트로 가출을 감행한다. 사스키아는 과연 이 위기를 극복하고 소중한 친구들과 다시 사이좋게 지낼 수 있을까?
하루하루 성장하는 아이들을 위해,
‘나는 달라졌고 이제 막 활주로에서 이륙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사스키아는 스스로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모두 친구들 덕분이었다. 친구들은 사스키아의 고민이었고 고통이었고 동시에 고민과 고통의 탈출구였다. 이제는 본인을 향한 따가운 시선과 마주할 준비가 된 것이다.
스스로를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법, 그것은 어른들이 우리 아이들에게 알려주어야 할 가장 우선적이고 중요한 일이다. 스스로를 사랑하는 아이들은 어떤 고통이 다가와도 쉽게 무너지지 않기 때문이다. 사스키아에게도 마음의 성장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고 당당해지는 동력이 되었다. 더 이상 자신을 뚱뚱한 애벌레 취급하는 이들이 두렵지 않게 된 사스키아가 마지막에 하는 말은 어쩌면 이 시대를 힘겹게 버티며 하루하루 성장해 가고 있는 모든 청소년들이 하는 말이지 않을까.
‘나는 달라졌고, 이제 막 활주로에서 이륙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