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사람들의 현실을 담고 그들이 그 속에서 삶의 참맛을 느낄 수 있게 만든 19개의 집 건축 이야기다. <조선일보>에 2012년 1월부터 지금까지 커다란 호응 속에 연재되고 있는 ‘집이 변한다’ 시리즈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기반으로 한 책이며, 신문 지면의 한계상 미처 못다한 이야기까지 모두 그러모았다.
책은 주택 설계 자체를 소개하거나 건축가의 ‘고매하신 예술로서의 건축’을 이야기하는 책이 아니다. 집을 짓기로 한 건축주, 집을 짓는 건축가, 그로 인해 지어진 집, ‘이 세 주춧돌 위에 쌓아올린 이야기집’으로, 일상이 펼쳐지는 현실의 집을 다루고 있다. 건축주가 직접 지은 1채의 집 외에 모두 국내 내로라하는 대표 건축가들이 지은 이 집들은 단순히 화려하고 예쁜 집을 고집하기보다는 그 집에 살 사람의 생활을 충분히 반영하고 실현했다.
‘집은 사는(買) 것인가, 사는(住) 곳인가.’ 이것은 이 책의 시작을 알리고 결론을 말한다. 이 책은 주택을 꿈꾸는 개인들에게는 집에 대한 자신의 소망을 실현할 수 있는 용기와 안목을 선사할 것이며, 사회에게는 더 이상 집이 사람과 삶이 빠진 개체여서는 안 된다는 강한 메시지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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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 조선일보 북스 2012년 9월 01일자
이제, 집은 사는(買) 것이 아니라 사는(住) 곳이다.
국내 최고의 건축가들과 평범한 사람들이 만들어낸, 고정관념을 깨는 새로운 집의 탄생
조선일보 화제의 연재 <집이 변한다>, 책으로 출간
2011년 땅콩집 열풍이 시작되면서 집짓기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집의 가장 큰 개념은 재산 증식 수단이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불안정한 부동산 정책으로 인한 하우스푸어의 급증, 터무니없이 치솟는 전세가, 숨막힐 듯한 아파트 생활에 지친 많은 사람들은 집에 대한 생각을 바꾸기 시작했고 마침내 자신만의 개성 있는 집,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집이 아닌 자신에게 맞는 집을 소망하게 되었다.
이번에 출간된 『삶을 닮은 집, 삶을 담은 집』은 평범한 사람들의 현실을 담고 그들이 그 속에서 삶의 참맛을 느낄 수 있게 만든 19개의 집 건축 이야기다. <조선일보>에 2012년 1월부터 지금까지 커다란 호응 속에 연재되고 있는 ‘집이 변한다’ 시리즈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기반으로 한 이 책은 신문 지면의 한계상 미처 못다한 이야기까지 모두 그러모았다.
이 책은 주택 설계 자체를 소개하거나 건축가의 ‘고매하신 예술로서의 건축’을 이야기하는 책이 아니다. 집을 짓기로 한 건축주, 집을 짓는 건축가, 그로 인해 지어진 집, ‘이 세 주춧돌 위에 쌓아올린 이야기집’으로, 일상이 펼쳐지는 현실의 집을 다루고 있다. 건축주가 직접 지은 1채의 집 외에 모두 국내 내로라하는 대표 건축가들이 지은 이 집들은 단순히 화려하고 예쁜 집을 고집하기보다는 그 집에 살 사람의 생활을 충분히 반영하고 실현했다.
‘집은 사는(買) 것인가, 사는(住) 곳인가.’ 이것은 이 책의 시작을 알리고 결론을 말한다. 이 책은 주택을 꿈꾸는 개인들에게는 집에 대한 자신의 소망을 실현할 수 있는 용기와 안목을 선사할 것이며, 사회에게는 더 이상 집이 사람과 삶이 빠진 개체여서는 안 된다는 강한 메시지를 전한다.
땅모양에 맞춰 지은 오각형집·삼각형집, ‘지방주택은 촌스럽다’라는 편견을 깨는 집,
3천만 원으로 직접 지은 집, 에너지가 덜 드는 집, 골드미스가 사는 집
맞벌이 부부와 부모님·자녀가 함께 사는 집, 은퇴한 노년부부가 사는 집…
이 책에는 많은 다양한 가족과 삶, 그리고 그들의 삶이 담긴 집이 등장한다. 땅의 크기나 모양에 구애받지 않고 거기에 맞춰서 지은 오각형집과 삼각형집, ‘지방주택은 촌스럽다’라는 편견을 깨는 집, 3천만 원으로 건축가의 도움 없이 일반인이 지어올린 컨테이너집, 에너지 비용을 아낄 수 있도록 효율적으로 지은 패시브하우스, 맞벌이 부부와 부모님?자녀가 서로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며 함께 살 수 있게 만든 집 등 평범한 우리네 일상과 현실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집이 있는가 하면, 기분 좋은 불편함이 스며 있는 집, 도시의 건축실험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집, 새로운 교육과 새로운 거주를 동시에 실험하는 집 등과 같이 집에 대한 사회적 고정관념을 깨고 집에 대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집들도 등장한다. 하지만 이 모든 집들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과 ‘삶’이다.
주택이라고 하면 단순히 아파트의 반대 개념이자 전원주택으로 여겨지는 요즘, 이 책은 ‘집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내가 원하는 실현 가능한 공간을 이루어낼 수 있는지에 대한 신선한 자극과 볼거리를 제공할 것이다.
나는 어떤 집을 지을까?
명화를 보듯, 좋은 집을 보며 ‘내게 좋은’ 집을 보는 안목을 키운다
책 속에는 100여 장에 가까운 사진들과 집의 구조를 좀더 생생히 알 수 있는 도면들이 실려 있다. 집 곳곳의 크고작은 부분들을 담은 사진들과 도면은 그 집이 갖고 있는 콘셉트와 용도를 명확히 보여준다. 서문에서 저자들이 밝히고 있는 것과 같이 좋은 명화를 보며 예술과 그림에 대한 안목을 키우듯, 실용적 용도와 그 자체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잘 지어진 집의 모습들은 많은 사람들이 집에 대한 안목을 한껏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다. 저자들은 건축주의 말을 다음과 같이 인용하면서 이 책의 의의를 밝히고 있다.
“취재 중에 만난 건축가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건축주에게 “어떤 집을 원하느냐”고 물으면 선뜻 돌아오는 대답이 “멋진 집”이랍니다. 그런데 “어떤 멋진 집을 원하느냐”고 되물으면 건축주의 말문이 막힌답니다. 자신이 원하는 집에 대한 구체적인 상이 없다는 거지요. 어떤 건축가는 “매일 군복 입던 군인에게 사복을 입으라 하면 당황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하더군요. 군복같이 천편일률적인 아파트에 살던 사람들이 자신의 개성을 그대로 드러내는 사복 같은 단독주택을 지으려 하니 도무지 감이 안 잡힌다는 겁니다. 이 책이 독자 여러분에게 가상의 주택 맛보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 책의 내용
‘삼대를 위한 집’이 다른 집 사이에서 통통 튀는 이유는 ‘속이 훤히 보이는 집’이란 점이다. 도로를 마주한 1층 거실의 양옆이 통유리로 되어 있어 밖에서 안이 다 보인다. 행인들이 도로에서 통유리를 통해 거실에 있는 이 집 식구들을 훤히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도로 반대편으로 나 있는 유리창을 통해 집 반대편 도로까지 볼 수 있다. 어항처럼 거실이 투명한 집인 셈이다.
다행히 부모님도 ‘열린 집’을 환영하셨단다. 사실 이 결정에는 몸이 불편하신 아버님을 향한 부부의 효심도 작용했다. 젊은 시절 군인이셨던 아버님은 몇 해 전부터 파킨슨병을 앓으시면서 바깥출입을 잘 안 하시고 집에만 계신다. 꼿꼿하고 자존심 센 당신께서는 불편한 자신의 모습을 다른 사람에게 보이기 싫어 외출을 꺼리시는 거였다. ‘밖이 훤히 보이면서, 집 안에 앉아서도 밖의 삶과 소통할 수 있는 집’은 자꾸 안으로 움츠러 들어가는 아버님을 밖으로 인도하기 위한 자식들의 마음이다. 도둑 걱정 없느냐는 질문에 부부는 의외의 답을 해왔다.
“도둑 걱정이요? 지나가는 행인들이 우리집에 도둑이 들어가는 걸 밖에서 보고 그냥 두겠어요? 하하. 미국에서는 집이 서로의 집을 감시하는 ‘빅아이(big eye)’라는 말이 있어요. 밤에는 집 안의 불빛이 거리를 밝혀주고, 낮에는 거리의 다른 집이 우리집을 보호해준다는 거죠. 이렇게 속이 훤한 집은 감시받기도, 감시하기도 좋은 구조이지요.”
- <삼대三代가 함께 사는 집_맞벌이 부부와 부모님, 아이들 삼대의 라이프스타일에 꼭 맞는 맞춤형집 ‘삼대헌’>
예비 건축주가 서울.경기도 등 수도권에 거주한다는 것은 사실 아주 커다란 이점이다. 대부분의 개성 있는 주택들이 대체로 수도권 지역에 집중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충청도, 멀리는 경상도, 전라도만 넘어가면 집짓기는 완전히 다른 의미가 된다. 아파트 생활에 익숙한 수도권 사람들이 누구보다 더 개성 넘치는 집을 짓고, 땅의 논리에 익숙한 지방 사람들은 오히려 몰개성적인 ‘집장사’ 집을 짓는 아이러니는 도대체 왜 생기는 걸까? 그 정답은 정보의 불평등에 있었다.
도대체 어떻게 집을 지어야 하는지, ‘건축가’라는 직업군을 가진 이를 어떻게 접촉해야 하는지 전혀 정보가 없는 것이다. 정확히 얘기하면 건축가에게 설계를 의뢰해 집을 짓는다는 개념 자체가 없는 곳이 지방이다. 건축가에게 집을 의뢰하는 것은 서울에 사는 상류층 사람들의 이야기인 줄 안다. 설계비에 대한 인식도 낮다. 게다가 집에 대한 심미안은 많이 볼수록 느는 건데, 지방에는 이런 주택들이 없다 보니 자연스레 남들처럼 동네 집장사 집처럼 짓는다.
- <‘지방주택은 촌스럽다’라는 편견을 깨다_극적으로 모던하면서도 자연친화적인 ‘광주주택’>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것도 중요해요. 자꾸 다른 사람 말에 신경을 쓰면 정작 나하고는 안 어울리는 집이 만들어질 수 있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빨리 지으려고 하지 않는 게 좋아요. 전원주택을 생각하기 시작하면 빨리 집을 짓고 전원생활을 하고 싶어지죠. 빨리 완성하려면 전문적인 시공자를 거쳐야 하고, 그러면 아무래도 비용이 올라가요. 이번 주에 가서 담을 쌓고, 다음 주에 또 가서 도배하고…… 그 과정 하나하나에 다 나름대로의 재미가 있어요. 왜 집을 짓는지 용도를 분명하게 하는 것도 중요해요. 내가 은퇴하고 늙을 때까지 지내면 되는 집인지, 자손들에까지 물려줄 집인지를 결정하는 것도 해당돼요. 그것에 따라 집의 재료도 달라지겠죠. 이 집처럼 넉넉히 30년 정도만 사용하면 되는 집은 컨테이너로도 지을 수 있는 거고, 그보다 오래 가길 원한다면 내구성이 더 좋은 다른 재료를 쓰는 게 좋겠죠.
- <내 집을, 내가 짓다_일반인이 3천만 원으로 직접 지은 ‘컨테이너 전원주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