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도 슈사쿠의 장편소설. 임진왜란 당시 조선을 침략한 왜군의 두 선봉장 '가토 기요마사(가등청정)'와 고니시 '유키나가(소서행장)'의 뿌리 깊은 라이벌 관계를 파헤친다. 이 작품에서 철저한 사무라이인 가토는 한반도를 점령하기 위해 서두르는 반면, 상인 출신이자 가톨릭 신자인 고니시는 어떻게 해서든 살육을 피하고 무모한 전쟁을 끝내려 하는 것으로 그려진다.
실제로 고니시 유키나가는 일부러 왜군의 정보를 조선 측에 제공하는 한편, 국서를 조작하면서까지 종전 협상을 주도하기도 한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측근 가신이 되어 승승장구하면서도 성장 배경과 성격, 행동마저 전혀 다른 두 사람이었기에 그들의 숙명적인 대결은 운명이었는지 모른다.
이 작품은 두 주인공이 펼치는 숙명적인 대결 관계는 물론, 도요토미 히데요시 사후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주도한 통일 전쟁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두 경쟁자의 심리와 처세술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또한 그들의 숙명적인 대결 관계가 시공을 뛰어넘어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인간상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일본 역사소설이다.
수상 :1980년 노마문예상, 1979년 요미우리 문학상, 1966년 다니자키 준이치로상, 1955년 아쿠타가와상 최근작 :<나의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 ,<사무라이> … 총 156종 (모두보기) 소개 :일본의 대표적인 현대 소설가. 가톨릭 신자인 이모의 집에서 성장하였으며, 열한 살 때 세례를 받았다. 1949년 게이오 대학 불문학과를 졸업한 후 현대 가톨릭 문학을 공부하기 위해 일본 정부가 수여하는 장학금으로 프랑스 리옹 대학에서 프랑스 문학을 공부했다. 결핵으로 인해 2년 반 만에 귀국한 뒤, 본격적인 작가 활동을 시작하였다. 1955년에 발표한 《하얀 사람》(白ぃ人)으로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했고, 《바다와 독약》으로 신쵸샤 문학상과 마이니치 출판 문화상을 수상하고 일본의 대표적 문학가로서 입지를 굳혔다.
엔도는 프랑스 유학에서 돌아온 후, 유럽의 [신의 세계]를 경험한 [나]가 결국 동양의 [신들의 세계]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는 자전적 소설 《아덴까지》를 발표했는데, 그 6개월 뒤에 《백색인白い人》을 발표하였고, 또 6개월 뒤에 《황색인黃色い人》을 발표했다. 그리고 백색인으로 1955년 제33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다. 《아덴까지》의 작품 의식을 기반으로 한 《신의 아이(백색인) 신들의 아이(황색인)》 역시 엔도가 유럽과 동양의 종교문화의 차이로부터 겪은 방황, 갈등의 요소를 그대로 투영하고 있다. 1966년에 《침묵》(沈默)을 발표하여 다니자키 준이치로상을 수상했다. 1996년 타계하기 전까지 여러 차례 노벨문학상 후보에 올랐으며, 종교소설과 통속소설의 차이를 무너뜨린 20세기 문학의 거장이자 일본의 국민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침묵》, 《예수의 생애》,《내가 버린 여자》, 《깊은 강》, 《사해 부근에서》, 《바다와 독약》, 《그리스도의 탄생》 등 다수가 있으며 1996년 9월 29일 서거. 東京 府中市 가톨릭 묘지에 잠들어 있다.
최근작 :<상징어와 떠나는 일본 역사문화 기행> ,<외국기자들 코리아를 누비다> ,<괴짜들, 역사를 쓰다> … 총 71종 (모두보기) 소개 :한국외국어대학 일본어과와 대학원에서 공부했다. 《교도통신》 기자, 《조선일보》 문화부 기자, 《국민일보》 도쿄특파원과 편집국 문화부장 및 일본문화연구소장을 역임했다. 『상징어와 떠나는 일본 역사문화기행』(엔북), 『일본상식문답』(기파랑), 『열 명의 일본인 한국에 빠지다』(마음산책) 등의 저서와 『조선왕실의궤의 비밀』(기파랑), 『천황을 알면 일본이 보인다』(다락원) 등의 번역서가 있다.
조선 침략의 선봉장 ‘고니시 유키나가’와 ‘가토 기요마사’의 숙명적인 대결,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숙적>은 임진왜란 당시 조선을 침략한 왜군의 두 선봉장 ‘가토 기요마사(가등청정)’와 고니시 ‘유키나가(소서행장)’의 뿌리 깊은 라이벌 관계를 파헤친다. 이 작품에서 철저한 사무라이인 가토는 한반도를 점령하기 위해 서두르는 반면, 상인 출신이자 가톨릭 신자인 고니시는 어떻게 해서든 살육을 피하고 무모한 전쟁을 끝내려 하는 것으로 그려진다. 실제로 고니시 유키나가는 일부러 왜군의 정보를 조선 측에 제공하는 한편, 국서를 조작하면서까지 종전 협상을 주도하기도 한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측근 가신이 되어 승승장구하면서도 성장 배경과 성격, 행동마저 전혀 다른 두 사람이었기에 그들의 숙명적인 대결은 운명이었는지 모른다. 이 작품은 두 주인공이 펼치는 숙명적인 대결 관계는 물론, 도요토미 히데요시 사후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주도한 통일 전쟁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두 경쟁자의 심리와 처세술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또한 그들의 숙명적인 대결 관계가 시공을 뛰어넘어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인간상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일본 역사소설이다.
<대망 大望>의 감동을 잇는 두 무장의 숙명적인 대결,
그리고 임진왜란을 엿볼 수 있는 일본 대하 역사소설
<대망大望>의 두 영웅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치열한 암투, 그리고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가신이자 숙명의 라이벌, 임진왜란의 두 선봉장 ‘고시니 유키나가’와 ‘가토 기요마사’의 운명적인 대결이 드라마틱하게 펼쳐진다. 과연 두 사람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대망大望’으로 연결되는 일본 전국 시대의 이야기, 그리고 숙명의 대결
이 책에는 <대망大望>의 메인 스토리에 들어가기 전, 도요토미 히데요시 정권에서 벌어지는 차세대 무장들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그려진다. 오다 노부나가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기억하는 대망의 독자들은 그때의 감동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가신으로 전국 시대 통일 전쟁을 수행하고, 조선 침략 전쟁의 선봉장으로 참전했던 임진왜란,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주도한 일본 통일 전쟁의 분수령인 세키가하라 전투에 이르기까지 치열한 삶을 살았던 두 사무라이의 운명적인 대결은 라이벌 관계의 전형을 보여준다. 출신은 물론 성격과 행동이 전혀 달랐던 두 주인공의 파란만장한 인생의 드라마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인간관계의 처세술과 인간 경영의 법칙을 알려 준다.
일본인 무장의 시각에서 바라본 임진왜란, 그리고 일본의 국민작가 엔도 슈사쿠
국내에서 <침묵>의 작가로 유명한 엔도 슈사쿠는 생전에 해마다 노벨문학상 후보에 오를 정도로 문학성을 인정받았던 일본의 국민작가다. 그는 이 작품에서 전형적인 사무라이인 가토 기요마사와 상인 출신의 고니시 유키나가의 극단적인 대립을 통해 두 무장의 숙명적인 대결을 그리는 한편, 그들이 선봉장으로 출전했던 임진왜란에 대해서도 사료를 바탕으로 비교적 객관적인 시각에서 접근하고 있다. 우리나라 독자들에게는 한국 역사에 너무나 큰 흔적을 남겼던 임진왜란의 두 주인공을 통해서 그들에게 조선은 어떤 나라였으며, 임진왜란은 어떤 전쟁이었는지를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임진왜란’, 우리가 몰랐던 놀랍고 흥미로운 사실들!
일본군 선봉장 가토 기요마사는 조선을 점령하기 위해 파죽지세로 진격하는 한편 닥치는 대로 학살을 자행한다. 오로지 도요토미의 지시에 따라 조선을 정복하고 명나라로 진격하겠다는 생각에 가득 차 있다. 그러나 같은 선봉장으로 출전했지만 상인 출신에 가톨릭 신자인 고니시 유키나가는 처음부터 전쟁에는 관심이 없었다. 도요토미의 명령을 어기면서 조선 측에 정보를 흘리는 한편, 국서와 사신까지 조작하며 명나라와 협상을 벌이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인다. 심지어 가토 기요마사가 해상권을 장악한 조선의 이순신 장군을 암살하기 위해 자객을 보내자 ‘이순신 장군이 있어야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믿은 고니시 유키나가는 그 자객을 살해하도록 자신의 부하에게 명령을 내렸다고도 한다. 과연 고시니 유키나가는 자신의 영달을 추구한 기회주의자인가, 전쟁을 증오한 평화주의자인가…….
한편 이 책에서는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독살당한 것으로 그려진다. 그것도 자신의 최측근인 고니시 유키나가에 의해서 말이다. 이 작품에서도 그렇지만 임진왜란을 다룬 일본의 다른 글에서도 고니시 집안이 국제 무역에 종사했고, 특히 약종상(藥種商)으로 이름이 높았다는 점을 독살의 근거로 제시한다. 실제로 조선 침략을 반대했던 고니시 유키나가는 동남아에서 특이한 독약을 구했고, 그것을 사용해서 임진왜란을 강행하는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암살했다는 것이다. 이 작품에서는 그것이 독향(毒香)이고, 그 향을 맡은 도요토미가 서서히 죽어간 것으로 묘사된다. 주변에서 아무도 암살을 눈치를 채지 못하도록…….
* 편집 후기
이 책을 편집하게 된 것은 학창 시절 국사 시간에 임진왜란을 배울 때면 빠짐없이 등장하는 인물이었던 가등청정(가토 기요마사)과 소서행장(고니시 유키나가)에 대한 호기심이 계기가 되었고, 이 두 사람이 숙적(라이벌) 관계였다는 것은 이 소설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소설을 편집할 수 있는 기회가 적었던 내게 색다른 재미를 줄 것으로 기대하기에 충분했고, 실제로 그 기대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느낌이다.) 또한 일본의 국민작가로 알려진 엔도 슈사쿠의 작품인 만큼 두 주인공의 심리 묘사와 함께 역사적 사실을 문학적으로 표현하는 데 손색이 없었다고 본다. 그런데 이 작품의 편집을 마무리할 즈음 뜻하지 않은 뉴스를 접하게 되었다. 일본 정부에서 중학교 사회과 학습 지도 요령 해설서에 독도가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내용을 넣기로 했다는 소식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이 작품의 절반 이상이 임진왜란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패자의 후손으로서 우리의 역사를 받아들여야 하는 나에게 이 작품의 문학적 감성과는 별개로 최근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은 역사적 사실 인식에 대한 심리적 감수성에 불을 지르고 말았다. 나만 그런 것일까, 아니면 다른 이들도 그럴까? 이 책을 읽게 될 독자들의 느낌과 나의 느낌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지에 대한 소박한 궁금증에서 편집 후기를 적어 보기로 한다.
역사는 반복되는 것인가?
1597년, 고니시 유키나가의 선봉군이 부산에 상륙한 후 이틀 만에 부산성과 동래성 함락, 30일 만에 한양 함락, 60일 만에 함경도까지 점령한 일본군은 조명 연합군의 공세로 수세에 몰리게 되자 평양성 인근에서 명나라의 심유경과 왜군의 고니시 유키나가는 강화 협상을 벌이게 된다. 그 당시 협상 내용은 대동강을 경계로 북쪽은 명나라가, 남쪽은 일본이 분할 점령한다는 것이었다. 물론 그렇게 되지는 않았지만……. 그 후 300여 년이 흐른 1905년, 일본은 을사조약으로 대한제국을 강점함으로써 그들의 목적을 달성했고, 중국까지 점령했다. 2차 대전에서 일본이 패망한 이후 해방을 맞이한 것도 잠시, 신탁통치에 의해 우리나라는 38선을 경계로 분단국가가 되고 말았다. 임진왜란 당시 대동강을 경계로 남북으로 분할되려고 했던 것처럼 말이다. 지나친 확대 해석인지 몰라도 역사는 반복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한일합방으로부터 100여 년이 흐른 지금, 일본은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우리 영토를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들의 침략은 오늘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약육강식의 법칙은 불변의 진리, 그리고 승리는 준비하는 자의 몫
임진왜란이 일어날 당시 일본은 전국시대를 거치며 군사적으로 완벽하게 준비된 상태였으며, 철포라는 조총으로 무장한 최정예 부대였다. 또한 이 책에도 나오는 것처럼 조선 침략을 위해 10년 가까이 준비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905년 일본이 우리나라를 강제 합병할 당시 그들은 메이지 유신을 통해 근대화에 성공하고, 군국주의에 의해 군사력을 극대화함으로써 중국 대륙으로 진출하는 한편, 대동아공영의 기치 아래 2차 대전의 주역으로 정복 전쟁에 뛰어들었다. 비록 2차 대전에서 패전국으로 전락했지만, 우리나라가 6.25 전쟁으로 혼란을 겪는 동안 경제 발전을 바탕으로 오늘날 세계 제 2의 강대국으로 발돋움했다. 결국 일본이라는 나라는 군사력이 아니면 경제력으로라도 세계 정복을 이루어 낸 것에 다름 아니다. 일본뿐만 아니라 오늘날 강대국으로 성장한 대부분의 국가는 철저하게 미래를 준비함으로써 약육강식의 법칙이 지배하는 인류 역사에서 그들의 지위를 확고히 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늘날까지 주변 강대국에 둘러싸여 그들의 말 한 마디에 일희일비하는 우리나라는 미래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가?
<숙적>을 통해 문학적 재미와 역사적 교훈을 함께 얻을 수 있기를 바라면서
남의 나라 역사소설 한 권에 과민한 반응을 보였는지도 모른다. 두 사내의 라이벌 관계를 그린 역사소설에 불과할지라도 그 작품이 갖는 문학적 가치 위에 역사적 교훈을 함께 얻을 수 있다면 그것 또한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다고 본다. 숱한 외세의 침략을 겪으면서도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한 채 미래를 준비하지 못한 우리 역사가 오늘날까지 반복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현재 우리들 각자는 물론 지도자를 포함해서 위정자들이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해 볼 때가 아닌지 생각해 본다.
풍전등화의 위기에서 이순신 장군과 같은 불세출의 영웅이 나와 조선을 구한 것처럼, 불세출의 지도자가 나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혀 주리라 기대하면서 이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