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표적인 케인스주의자인 저자가 케인스의 저서 <고용, 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을 꼼꼼하게 읽고 분석하며 케인스 이론의 핵심을 친절하게 정리하고, 곳곳의 오류를 바로잡았다. 여기에 장기 불황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독자적인 이론을 더해 케인스의 경제학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려는 시도를 하였다.
총 5장으로, 1장에서는 <고용, 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이 나오게 된 배경과 케인스 경제학의 기본구조에 대해 살펴본다. 2장에서는 임금이 노동의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는 지점에서 정해지기 때문에 취업 의사가 있는 사람은 모두 고용된다는 완전고용밖에 생각하지 않는 신고전파를 비판하면서, 수요가 부족하여 비자발적 실업이 발생하는 메키니즘을 고찰한 케인스의 논의를 살펴본다.
3장은 수요 부족을 일으킬 때 결정적인 원인이 되는 이자의 다면성과 화폐의 본질을 밝힌다. 4장에서는 수요의 변동에 따르는 고용이나 생산, 물가나 임금 등 경제 전체의 움직임에 대해 케인스는 어떻게 생각했으며 어떤 정책을 내놓았는지 검토한다. 마지막 5장에서는 2장에서 4장까지 전개한 케인스 이론의 독창성과 문제점을 정리하고, 현대의 동학적 거시경제학의 틀을 이용하여 불황의 경제학을 재구축한다.
최근작 :<불황의 메커니즘> 소개 :도쿄 공업대학교를 졸업하고 도쿄 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무사시 대학교, 도쿄 공업대학교를 거쳐, 현재 오사카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국제경제학과 산업조직론에 정통한 케인스주의자로, 불황의 대응책으로 금융정책보다 재정정책을 강조한다. 지금은 경기변동과 국제경제에 나타나는 성장과 생산 패턴을 분석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저서로는 <화폐, 이자와 경기침체>, <금융>, <경기와 경제정책>, <국제 거시경제학>, <경기와 국제금융>, <오해투성이의 구조개혁>, <국제 독과점 체제하의 무역과 산업정책>(공저) 등이... 도쿄 공업대학교를 졸업하고 도쿄 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무사시 대학교, 도쿄 공업대학교를 거쳐, 현재 오사카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국제경제학과 산업조직론에 정통한 케인스주의자로, 불황의 대응책으로 금융정책보다 재정정책을 강조한다. 지금은 경기변동과 국제경제에 나타나는 성장과 생산 패턴을 분석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저서로는 <화폐, 이자와 경기침체>, <금융>, <경기와 경제정책>, <국제 거시경제학>, <경기와 국제금융>, <오해투성이의 구조개혁>, <국제 독과점 체제하의 무역과 산업정책>(공저) 등이 있다.
최근작 :<나비를 잡는 아버지 「현덕」> ,<학마을 사람들 「이범선」> ,<만세전 「염상섭」> … 총 105종 (모두보기) 소개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국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일본 홋카이도대학 객원연구원을 지냈으며, 인하대 한국학연구소와 한양대 비교역사연구소에서 전임연구원을 역임했다. 서울대, 강원대, 인하대, 서울시립대 등 여러 대학과 이화여대 통역번역대학원에서 강의했다. 동서문학상 평론부문 신인상을 수상한 후 문학평론가로도 활동했고, 현재는 한겨레교육문화센터에서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 《국어 실력이 밥 먹여준다》(공저)가 있으며, 옮긴 책으로 《마르크스 그 가능성의 중심》, 《우리 안의 과거》, 《청년이여, 마르크스를 읽자》, ...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국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일본 홋카이도대학 객원연구원을 지냈으며, 인하대 한국학연구소와 한양대 비교역사연구소에서 전임연구원을 역임했다. 서울대, 강원대, 인하대, 서울시립대 등 여러 대학과 이화여대 통역번역대학원에서 강의했다. 동서문학상 평론부문 신인상을 수상한 후 문학평론가로도 활동했고, 현재는 한겨레교육문화센터에서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 《국어 실력이 밥 먹여준다》(공저)가 있으며, 옮긴 책으로 《마르크스 그 가능성의 중심》, 《우리 안의 과거》, 《청년이여, 마르크스를 읽자》, 《어떤 글이 살아남는가》, 《가난뱅이의 역습》, 《왜 지금 한나 아렌트를 읽어야 하는가?》, 《한나 아렌트 『인간의 조건』을 읽는 시간》, 《기다린다는 것》, 《대논쟁! 철학 배틀》, 《반지성주의를 말하다》, 《곤란한 성숙》, 《고용 신분 사회》, 《죽도록 일하는 사회》, 《기억하는 몸》, 《생태학적 사고법》, 《가족의 역사를 씁니다》 외 다수가 있다.
최근작 :<양극화 시대의 한국 경제> ,<위기 이후 한국자본주의> … 총 3종 (모두보기) 소개 :국회도서관의 금융담당 연구관을 거쳐 현재 진주산업대학교 산업경제학과 교수를 맡고 있다. 마르크스, 케인스, 베블렌 등 당대의 주류적 전통에 맞서 독창적인 이론을 제시하려 한 이단적 경제학자들에게 관심을 두고 있으며, 최근에는 국민경제의 동반 성장과 복지 확대에 기여할 경제정책과 새로운 대안적 금융의 가능성 등으로 관심 분야를 확장 중이다. 저서로는 공저인 <빅셀 이후의 거시경제 논쟁>(2007), <위기 이후의 한국 자본주의>(2004) 등이 있다.
오노 요시야스 (지은이)의 말
케인스주의가 화폐의 저주 때문에 꼼짝 못하고 있을 때, 시장주의를 주장하는 신고전파 경제학이 틈입해오면 케인스의 의도가 애매모호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그래서 일본의 장기 불황 시기처럼 돈을 뿌릴까, 아니면 검약을 할까 하는 협소한 정책 논쟁을 되풀이하게 된다. 화폐의 저주에서 풀려나 화폐와 실물의 움직임이 명확하게 구별되어야 비로소 장기 불황에 대한 진정한 정책을 생각해낼 수 있고 현재의 세계적 금융위기에도 대처할 수 있다. 이 책은 이 점을 분명히 밝힘으로써 케인스 본래의 의도를 전개하는 이론적 틀을 제시하고자 했다. ('한국어판에 부치는 글' 중에서)
케인스 경제학을 알기 쉽게 해설한 경제 교양서
케인스의 『고용, 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은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과 더불어 경제학의 3대 고전으로 손꼽히는 명저이다. 그러나 이 책은 난해할 뿐만 아니라 일부 논리적인 결함도 가지고 있어, 후학들에 의해 오해를 받기도 하고 심지어 왜곡되기도 하였다. 일본의 대표적 케인스주의자인 저자가 『고용, 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을 꼼꼼히 읽으며 알기 쉽게 해설한 이 책은 케인스 이론의 핵심을 친절하게 정리하였으며, 논리적 오류도 바로잡았다.
또한, 케인스가 해명하지 못한 부분도 ‘소비의 이자율’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통해 설득력 있게 규명하여 케인스 경제학을 더욱 정교하게 발전시키려는 야심찬 시도를 하였다. 일본이 겪은 장기 불황 시기의 시행착오가 곳곳에 드러난 이 책은 케인스주의를 바탕으로 한 정책적 제언에 보다 깊이 있는 논의의 단초를 제공할 것이며, 한국 경제가 불황을 극복하는 해법을 얻는 데 커다란 영감을 줄 것이다. 독자들에게는 글로벌 경제 위기로 인하여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는 케인스 경제학의 진면목을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불황의 경제학자 케인스의 화려한 부활
자본주의는 1930년대 주가 폭락, 빈부 격차, 대량 실업 등이 뒤엉킨 대공황을 맞아 중대한 위기에 놓인다. 이때 케인스가 등장하여,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여 적극적 재정정책을 펼쳐 경제를 조절하고 시장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수정자본주의의 근거를 제시했다.
케인스는 정부의 적극적 개입에 의한 유효수요 확보와 사회통합이라는 처방전을 제시함으로써 대공황과 사회주의의 위협에 흔들리던 자본주의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결국 그는 시장주의와 자유방임주의를 옹호하던 닉슨 대통령마저 “이제 우리 모두는 케인스주의자”라고 선언했을 만큼,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진 경제학자로 추앙받았다.
그러나 1970년대를 기점으로 상황이 바뀌었다. 확장적 재정정책은 만성적인 재정적자와 비효율적인 관료주의의 주범으로 몰리고, 통화정책의 독자적인 경기조절 능력 또한 변동환율제로의 이행 속에서 크게 약화되었다. 나아가 자유·경쟁·효율 등의 이름으로 규제완화·민영화·감세·작은 정부·금융을 강조하는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가 새로운 ‘시대정신’이 되면서, 케인스주의는 마침내 종언을 고하고 말았다.
그러나 작년에 일어난 미국발 금융 위기는 케인스를 복권시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리먼브라더스,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등 세계 최대의 투자 은행들이 일시에 무너지고 금융시장이 사실상 작동을 멈춤에 따라 정부의 대대적인 개입과 함께 천문학적 숫자의 막대한 공적 자금이 금융권에 긴급 투입되면서 신자유주의는 갑작스럽게 막을 내리고 말았다. 이러한 대공황 이후 최대의 경제 위기를 맞아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 위기의 재발을 막으려면 어떠한 제도와 정책이 필요한지 그 해법을 케인스에게서 찾으려는 움직임이 최근 크게 늘어나고 있다.
장기 불황을 경험한 일본의 경제학자, 케인스 경제학의 옥석을 가려내다
케인스는 자신의 새로운 이론에 ‘일반이론’이라고 이름 붙일 정도로 자신감에 차 있었지만, 그의 이론은 난해할 뿐만 아니라 일부 논리적인 결함도 보였다. 따라서 그의 이론은 후학들에 의해 오해를 받기도 하고 심지어 왜곡되기도 하였다. 일본의 대표적인 케인스주의자인 저자는『고용, 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을 꼼꼼하게 읽고 분석하며 케인스 이론의 핵심을 친절하게 정리하였으며, 곳곳의 오류들도 바로잡고 있다. 여기에 장기 불황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독자적인 이론을 더하여 ‘케인스의 경제학’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려는 야심찬 시도를 하였다. 이 책을 통해 일반 독자들도 케인스 이론의 진면목을 쉽게 접할 수 있을 것이며, 불황으로부터 한국 경제를 구출하는 해법을 얻는 데 큰 영감을 얻을 것이다.
제1장에서는 『고용, 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이 나오게 된 배경과 케인스 경제학의 기본 구조에 대해 살펴본다. 불황을 시장의 조정 기능의 결여와 효율성의 문제로 보는 고전학파의 공급불황의 모순을 지적하고, 불황의 원인은 공급의 요소는 변하지 않았는데 사람들의 구매 의욕이 떨어져 물건이 팔리지 않고, 고용이 줄어 물가가 낮아져도 수요가 회복되지 않는 수요 부족에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제2장에서는 임금이 노동의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는 지점에서 정해지기 때문에 취업 의사가 있는 사람은 모두 고용된다는 완전고용밖에 생각하지 않는 신고전파를 비판하면서, 수요가 부족하여 비자발적 실업이 발생하는 메커니즘을 고찰한 케인스의 논의를 살펴본다.
제3장에서는 수요 부족을 일으킬 때 결정적인 원인이 되는 이자의 다면성과 화폐의 본질을 밝힌다. 케인스는 이자가 저축에 대한 보수가 아니라 유동성을 포기한 데 대한 보수라고 생각한다. 또한 이자율은 유동성선호와 중앙은행의 정책에 따라 결정되는 유동성 공급의 균형에 의해 결정되는데, 이자율이 충분히 낮아 유동성 공급이 늘어나더라도 이자율이 더 이상 낮아질 수 없는 유동성 함정이 존재한다고 본다. 또 케인스는 수요 부족의 원인을 화폐에 대한 집착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화폐에 대한 수요가 생산물이나 유가증권에 대한 수요를 압도해 금리가 상승하고 소비와 투자가 줄어 결국 실업과 불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제4장에서는 수요의 변동에 따르는 고용이나 생산, 물가나 임금 등 경제 전체의 움직임에 대해 케인스는 어떻게 생각했으며 어떤 정책을 내놓았는지 검토한다. 케인스는 실업은 생산물시장의 수요 부족과 화폐시장에서의 수요 과잉의 산물이기 때문에, 생산물시장과 화폐시장의 긴밀한 상호작용을 통해서 해결해야 한다고 설명하였다.
제5장에서는 제2장에서 제4장까지 전개한 케인스 이론의 독창성과 문제점을 정리하고, 현대의 동학적 거시경제학의 틀을 이용하여 불황의 경제학을 재구축하고 있다. 저자가 새롭게 제시한 개념인 ‘소비의 이자율’을 설명한다.
* 이 책에서 주목할 내용들
화폐에 대한 집착이 수요 부족을 낳고, 수요 부족이 불황을 낳는다
화폐란 본래 노동이나 재화, 서비스의 가치를 교환하기 위해 생겨난 것으로, 그것들을 거래하기 위한 중개 역할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화폐는 그 편리함 때문에 어느덧 인간 욕망의 중심을 차지하면서 거품경제나 불황을 낳는 원인이 되어버렸다.
케인스는 화폐에 대한 욕망에 사로잡힌 인간이 진정한 가치를 가진 재화나 서비스, 그것을 생산하는 노동에 대해서는 잊어버리고, 오로지 화폐의 축적을 위해서 질주하는 메커니즘이 불행의 씨앗이라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구매력이 재화나 서비스로 향하지 않으므로 수요가 부족해져 실업이 늘어나고 불황이 생기게 된다.
케인스가 금융정책보다 재정지출을 강조한 이유도, 화폐에 대한 집착에 빠져버린 경제를 활성화시키려면 화폐를 조작하는 것으로는 효과를 거둘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는 재화나 서비스를 구매하고 노동자를 고용하여 구매력이 직접 실물로 향하게 하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다.
케인스는 분배를 통해 효율을 추구하였다
흔히 케인스 경제학을 수요의 부족으로 불황이 일어났을 때 생산의 효율을 희생시키더라도 분배를 중시하는 정책으로 받아들여 왔다. 그러나 케인스가 주장하는 재정지출이나 공공정책은 수요 확대를 통해 실업자를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 있다는 점에서 효율을 개선시키는 정책이므로, 케인스 정책이 분배를 중시해 효율을 희생시킨다고 비판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불황기에는 실업자를 구제하는 것이야말로 효율화이고, 생산성 상승이 아니라 수요 창출을 통해 효율을 개선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케인스의 정책이 흔히 단기 처방전이라고 받아들여지지만 불황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는 우선 수요 창출을 위해 정부의 적극 재정이 필요하다는 것이지 장기 경제를 무시한 것은 아니다.
일본의 1990년대와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는 주가 하락과 임금 감소 등으로 급격히 소비가 위축되었다는 점에서 서로 잇닿아 있다. 이처럼 수요가 부족하여 실업자가 양산되고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정부가 적극적 재정정책을 펼쳐 경제를 조절하고 시장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케인스의 처방은 여전히 유효하다.
불황과 싸우다 장렬히 전사한 유바리 시의 교훈
‘유바리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로 우리에게 알려진 홋카이도의 유바리 시는, 과거 석탄 산업으로 번영을 누리다 탄광의 폐쇄로 지역 경제가 쇠퇴하자 관광 도시로의 부활을 꿈꾸며 관광시설 건설에 과잉 투자하는 바람에 360억 엔이 넘는 빚을 지고 2006년 6월 파산했다. 이것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불황 시기에 장래를 생각하지 않고 돈을 빌려 사업을 확장한 것이 화근이었다고 비난하면서 재정 낭비를 경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저자는 유바리 시를 불황과의 전쟁에서 장렬히 패한 전사에 비유하면서 유바리 시가 파산할 수밖에 없었던 원인을 분석하며 정부나 지자체의 세심하고 효율적인 재정정책 없이 불황을 타개할 수는 없다고 단언한다.(151, 152쪽)
장기 불황기의 일본에서는 정부의 세출을 줄이는 것이 경제 회복의 지름길이라는 믿음이 유포되면서 문화, 의료 관련 예산이 삭감되고 공공 부문의 지출도 크게 축소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수많은 박물관이나 미술관이 폐쇄의 위기에 놓였다.
케인스는 쾌적한 주거환경, 인류 대대로 전승되어 오는 예술 작품, 문화 활동 등을 인간이라면 누구나 누려야 할 보편적인 권리이자 삶의 목적이라고 생각했다. 케인스의 입장에서 보자면, 정부의 예산 절감 움직임은 이러한 권리에 대한 중대한 침해이고, 민간의 수요 부족으로 얼어붙은 경제를 더욱 위축시킨다는 점에서 최악의 선택인 셈이다.
케인스 경제학의 빈곳을 메우다 - ‘소비의 이자율’
5장에서 저자는 소득에만 의존해 소득이 늘어나지 않으면 소비도 증가하지 않는다는 소비함수에 근거하여 실업과 불황의 가능성을 증명하려 한 케인스의 전략을 문제 삼는다. 즉, 케인스는 물가가 내려가도 소비가 늘지 않고 계속해서 줄어드는 상황을 설득력 있게 설명하지 못했다. 저자는 이를 규명하기 위해 시간선호에 근거한 ‘소비의 이자율’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한다. ‘현재의 소비를 자제하여 장래로 돌리는 데 따른 비용’을 의미하는 이 개념과 유동성 프리미엄의 비교를 통해 미래가 불확실하고 물가하락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는 사람들이 생산물에 대한 소비보다는 화폐를 더 선호하게 된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규명하였다. 나아가 그 과정에서 현대 일본의 불황 구조를 설명하면서 올바른 정책의 방향을 제시한다.
일자리 나누기로는 불황을 극복할 수 없다
저자는 이 책 곳곳에서 『고용, 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에서 언급하고 있는 1930년대 영국의 모습이 1990년대 일본의 모습과 너무도 비슷하다는 데 놀라움을 드러낸다.
『고용, 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이 출간되기 전 영국에서는 경기 악화와 이에 따른 실업 문제의 해결을 위해 임금 삭감과 더불어 노동시간을 단축하자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비록 일자리가 부족하더라도 노동자들이 이를 나누면 실업자의 숫자가 줄어들고, 기존에 고용되었던 사람들의 경우에도 남는 시간에 여가를 즐길 수 있으므로 나쁠 것은 없다는 것이었다.
이와 유사하게 일본에서도 장기 불황의 늪에 빠져 있던 당시 ‘일자리 나누기(Work sharing)’가 사태 해결의 묘책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불황과 실업의 진정한 원인이 생산물의 공급능력 부족이 아니라 수요 부족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낭비 배제와 구조조정을 명분으로 취업 기회를 감소시킨 상태에서 남은 일자리를 나누어 가지라고 하는 것은 국민경제 전체의 소득 증대와 수요 증대로 이어지기는커녕 상황을 오히려 더 악화시킨다.(149쪽)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불황의 해법으로 일자리 나누기가 사회적으로 공감을 얻고 있지만, 일자리 나누기 때문에 임금이 동결?삭감되고 이로 인해 가계의 소비가 더욱 위축된다면 수요를 늘려 경기를 활성화하여 불황을 극복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는 힘들 것이다.
녹색 뉴딜, 무늬만 케인스주의?
미국발 금융 위기와 국내의 금융 불안 등 안팎으로 어려움에 놓인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문제의 핵심 역시 케인스가 말하는 수요 부족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정책이 필요하며 미래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해 가계와 기업의 얼어붙은 소비심리와 투자심리를 반전시키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191쪽)
정부에서는 이를 위해 녹색 뉴딜이라는 슬로건 아래 4대 강 정비사업을 추진하며 고용을 창출하고 침체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자 애쓰고 있다. 대규모 토목사업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해 경기를 부양시키겠다고 하지만, 공사가 끝나면 사라질 일용직 일자리로 지속적인 청장년층의 고용 창출은 불가능하다. 또한 이런 사업의 이익이 대기업이나 기존의 부유층에게만 돌아가 신자유주의의 폐해인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키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그렇다면 슬로건은 케인스주의를 표방하고 있지만 내용물은 여전히 신자유주의적인 정책이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귀중한 자원이 보다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교육, 예술, 문화, 환경 등 보다 다양한 공공 부문에 대한 ‘경제적 상상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