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세로그림책 시리즈 1권.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 수상 작가 토미 웅거러가 안데르센의 동화 <성냥팔이 소녀>를 새롭게 고쳐 펴낸 그림책이다. 평화와 공존, 나눔의 메시지를 작품 속에 강하게 형상화해 왔던 토미 웅거러는 안데르센의 <성냥팔이 소녀>이야기에도 극적인 반전을 주면서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잘 드러내고 있다.
토미 웅거러는 쓰레기통을 뒤져 쥐떼와 음식을 나눠 먹고 버려진 차에서 잠을 자야 하는 고아 알뤼메트와 이런 알뤼메트에 무심한 사회의 모습을 대비해서 보여준다. 앙상한 알뤼메트에 비하여 사회 부유층은 뒤룩뒤룩 살쪘고, 고아 따위는 아랑곳없다는 듯 저마다 제 자식과 제 배를 채우느라 물건을 잔뜩 사들이는 이기적인 모습이다.
어쩌면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의 차가운 대치로 끝날 것 같은 이야기는 토미 웅거러 특유의 유머와 익살로 엉뚱하지만 따뜻하게 흘러간다. 알뤼메트에게는 소원이 이루어지는 기적을 만들어 주고, 알뤼메트를 모질게 내쫒았던 제과점 주인 부부는 잘못을 빌고 알뤼메트의 구호 활동을 솔선수범해서 돕는다.
알뤼메트의 기도를 듣고 하늘에서 마구 떨어지는 물건들이 본문 여러 쪽에 걸쳐서 그려졌는데, 알뤼메트 같은 처지에 놓인 아이들이라면 무엇을 소원했을지 생각에 생각을 거듭한 작가의 섬세한 배려가 느껴진다. 작가는 책을 통해 궁극적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우연한 기적이 아니라 한 사람의 작은 실천이라고 이야기한다.
전쟁/평화 이야기 6위 (브랜드 지수 3,750점), 환경 이야기 6위 (브랜드 지수 22,860점), 사회/역사/철학 9위 (브랜드 지수 61,77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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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박물관을 바꿨어요!> 제 의견을 제대로 말하고, 세상을 바꾸는 일은 어느 날 갑자기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 책은 어른에게 걸핏하면 “딴 생각 말고 공부나 열심히 해!”라고 핀잔이나 들었을 아이들이 민주사회의 시민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것이 무엇인지 기초부터 명쾌하게 보여준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체험학습을 갔다가 비를 만나 차디찬 맨 바닥에 앉아 밥을 먹어야 했던 초등학교 아이들이 ‘박물관에서 도시락 편하게 먹기’ 프로젝트를 벌이고, 마침내 박물관이 작은 쉼터를 마련하도록 이끌어 내기까지의 실화를 담았다. 국영수에 몰입한 지금, 사회 변혁에 절실한 것은 시민의식의 조기교육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