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니스트 김서령이 한국 현대사를 온몸으로 헤쳐온 여덞 여자의 인생 역정을 다룬 책. 피난길에 아머지와 오빠를 찾아 산에 올랐다가 빨치산이 된 여자, 50년 넘게 남편과 생이별을 해야 했던 종가의 며느리등 파란만장의 인생을 겪어야 했던 이야기들이 애절하게 펼쳐진다.
하지만 하나같이 그들이 종내는 자신의 삶을 긍정한다는 것은 유념할만하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세상에 내던져졌지만 두 팔로 똑바로 서서 수난은 세월을 헤쳐나왔고, 이것은 전쟁과 분단, 가난과 독재라는 질곡많은 한국사와 슬며시 겹쳐진다. 말과 말의 행간을 채워넣는 지은이의 문장도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
머리말 : 꽃으로 문질러 쓴 애달픈 인생 이야기
내가 살아남아 1미터 농어 잡을 줄 짐작이나 했겠나 - 지리산 빨치산 할머니 고계연
왜 살아도 살아도 끝이 안나노 - 반세기 넘게 홀로 가문을 지켜온 종부 김후웅
내 자궁은 뺏겼지만 천하를 얻었소 - 일본군위안부 김수해 할머니
죽음의 강 황하를 건너온 소녀 - 중국 팔로군 출신 기공 연구가 윤금선
지상에 없는 남자, 그만을 향한 50년 - 한 달의 인연을 영원으로 간직한 최옥분 할머니
종휭주민 욕으로 안기부를 제압하다 - 문화판의 걸출한 욕쟁이 할머니 박의순
난 기생이다, 황진이다, 혁명적 예술가다 - 황진이보다 더 치열했던 춤꾼 이선옥
명성황후의 한을 풀다 - 명성황후의 화신이 된 여자 이영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