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포클레스는 그리스에 전래된 오이디푸스 신화를 독특한 주제로 재구성한다. 태어나자마자 버려진 오이디푸스는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는 채 진실의 끝을 향해 질주한다. 그리고 살해자를 찾는 과정에서 바로 자신이 그가 찾는 살해자임을, 자신이 부모에게 버림받고 살아남아 (의도하지 않았지만)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은 자임을 깨닫게 된다. 이때 ‘선왕 라이오스를 죽인 자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오이디푸스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불러낸다.
이 비극은 잘 알려진 내용의 신화를,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는 긴박한 과정으로 구성함으로써 지혜의 주인공이 정작 자신에 대해서 무지하고, 드높은 지혜가 그 그림자를 얼마나 짙게 드리우고 있는지를 극명하게 드러낸다. 이 과정에서 그는 자신이 생각한 자기와 자신의 실제 모습이 정반대임을 깨닫는다. 그는 의도하지 않았지만 죄를 범했기에 책임을 지기 위해 스스로 눈을 찌르고 암흑에 휩싸인 채 방랑의 길을 떠난다.
옮긴이 서문 소포클레스가 빚어낸 인간의 지평__7
그리스 비극의 구성__10
일러두기__14
오이디푸스 왕 Oidipous Tyrannos__17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 Oidipous epi Kolonoi__107
해설 『오이디푸스 왕』을 읽는 몇 가지 방식__219